경악할 수준이다. 김사니 코치는 모두의 예상에 반하지 않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처해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서남원 감독이 자신에게 폭언해 생긴 일이라 주장하고 나섰다. 전후 사정 필요 없이 극단까지 치닫는 상황에서 조송화의 무단이탈과 관련해 지적한 것을 두고 서 감독을 비난한 것이다.
서 감독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고 우린 열심히 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엉뚱한 기사들만 나왔다는 것이 침묵하고 있던 선수들의 의견이다. 기가 막힐 일이 아닐 수 없다. 4연패 중인 흥국생명을 이긴 것은 이 경기마저 망치면 자신들이 정말 위기에 빠진다는 두려움이 존재했을 것이다.
더욱 그렇게 밀어붙였던 김사니가 감독 데뷔를 하는데 자신들이 도와야 한다는 동료 의식도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고참들인 올림픽 3인방이 나서 지난 시즌부터 지금까지 태업이나, 선수들이 감독을 축출하는 등의 일들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지목된 대상이라는 확신만 심어준다.
경기를 앞두고 김사니 감독 대행이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서 감독을 비난하는 모습에 경악할 정도였다. 통상적으로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이런 식의 인터뷰 자체를 자제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럴 이유가 없다. 이미 감독은 쫓아냈고 자신들의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한 감독에게 김사니 감독 대행은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사퇴를 밝혔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섬뜩한 존재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한다.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3인방이 경기 후 내놓은 이야기는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있었던 기업은행의 문제는 모두 조작이고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은 그말이 정말 맞다는 확신으로 다가온다. 김사니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제국을 만들겠다는 확신을 가졌다는 의도로 다가온다. 기업은행은 그나마 팬들에게 인기 있는 이들의 말을 적극적으로 따랐다는 대중들의 생각이 맞다는 확신도 든다.
태업을 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태업을 했다는 것은 실력이 좋은데 그동안 의도적으로 실력을 숨기고 패배를 해왔다는 의미가 되니 말이다. 그들이 그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름값과 연봉에 비해 그들이 보여주는 실력은 그리 대단하지 않으니 말이다.
문제는 분위기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실력 이외의 노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많은 배구팬들은 그들이 흥국생명과 경기를 하는 것을 보며 이 부분을 지적했다. 서 감독 체제에서 보였던 것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물론 여러 요소들이 존재하기에 딱 이것이 문제라 지적할 수는 없다.
우선 흥국생명은 가장 불안정한 팀이다. 핵심 공격수였던 캣벨이 1라운드 중반 이후 무기력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김미연이 어린 선수들을 끌고 가는 형국에서 힘겨움이 느껴지는 상황들이다. 부상으로 빠진 김해란이 돌아와 조금씩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경험 부족이 만든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기업은행이 그나마 이긴 팀이 경험이 태부족인 신생팀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이라는 점에서 국가대표 3인방은 거품이라는 인식을 배구팬들은 가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살아왔고 그동안 해왔던 경기들 자체를 모두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름값과는 다르다.
그들이 지난 시즌에도 원했다는 김사니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첫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서 보다 바짝 경기에 집중했을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지난해까지는 자신들의 의도대로 흘러갔던 여론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자 더는 밀리는 안된다는 불안감도 존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악착같이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경기만은 이겨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그런 모습들이 오늘 경기에서 보인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고참 3인방의 경기 후 항변은 더욱 비겁하게 다가올 뿐이다.
모두 준비한 듯한 행동들은 그래서 배구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 김사니 감독 대행이 경기 전 인터뷰로 서남원 감독에게 인신공격을 하고, 경기가 끝난 후 고참 3인방이 나서 김 감독 대행을 두둔하며,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 주장하는 모습은 이들이 한패라는 확신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전에는 침묵만 지키던 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구단이 요구했거나, 이들이 한패로 움직이며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정리라 끝났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정말 이들이 배구밖에 모르고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면 이미 오래전에 달라진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까마귀가 날아오르니 배를 땄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전 감독의 주장도 거짓말이고, 서 감독도 문제였지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것이 고참 3인방의 목소리다. 이들의 주장은 더는 믿기 어려워졌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언급하는 문제를 존재하지 않는 거짓이라 이야기하는 자의 말을 믿기 어려우니 말이다.
김사니가 감독 대행이 되니 곧바로 조송화는 배구를 그만두지 않고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게 무슨 의미겠는가? 그리고 김사니와 표승주는 직접 조송화와 통화를 했지만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는 식의 언급을 했다. 긴밀하게 소통하며 현재의 분위기를 자축하고 있다면 그건 배구팬들 모두를 조롱하는 짓일 것이다.
“김사니 코치에게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말한 적이 없다.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내 꼼꼼한 지도 스타일을 선수들이 인정하며 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갈등이 벌어졌을 때 선수와 내 의견을 각각 들은 구단 관계자가 내게 선수 편에서 생각해 달라고 요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사니 감독 대행의 인신공격에 대해 서남원 감독은 황당함으로 입장을 밝혔다. 악어의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은 피해자라 억울하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예의를 갖췄는데 그런 자신에게 인신공격을 하고 선수들 앞에서 험한 소리까지 했다며 서 감독을 인신공격하는 김사니 감독 대행의 모습은 추함으로 다가왔다.
서남원 전 감독은 분명하게 김사니 감독 대행과 정반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의 고참들이 나서 온갖 논란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고 억울하다는 모습은 김사니 감독 대행과 하나의 모습이다.
전직 감독이 노골적으로 이들의 문제를 언급했음에도 자신들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모습에서 배구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김연경으로 인해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 여자배구는 기업은행으로 인해 자칫 여자배구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질까 두렵게 다가올 정도다.
정도는 있겠지만 어느 구단이나 문제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기업은행 같지는 않다. 근본적인 개혁이 없다면 기업은행은 절대 변할 수 없다. 몇몇 선수들이 장악한 채 감독이 누가 오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단과 손잡고 몰아내기에 열중할 수밖에 없음은 그동안 그들이 보여준 전력이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기업은행은 10년 차인 올해까지 세 명의 감독이 거쳐갔다. 그들의 마지막이 모두 비슷하다는 것은 우연일까? 이들 감독 모두 인정받았던 인물들이지만, 기업은행만 가면 선수들과 문제가 생기고, 프런트가 감독들을 몰아내기에 혈안이 되는 것이 정말 우연인지 의문이 갈 뿐이다.
얼마나 그들의 행태에 분노했다면 전임 감독이 이런 상황에서 누가 기업은행에 가려하겠는가?라고 되묻는 대목에서 이들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게 한다. 쌍둥이 논란에 이어 기업은행 파동으로 인해 기껏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여자배구는 다시 나락 위기에 빠졌다.
기업은행의 경기는 보이콧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다른 팀들까지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썩은 것이 하나 있다고 전체를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팬들이 늘어난 만큼 그들이 그동안 해왔던 행동들이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그저 기업은행의 유명 선수라는 이유로 감춰졌던 문제가 이번 기회에 잘 드러났다. 이들도 선수생활을 마치면 언젠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욕망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도 모르는 자들이 지도자가 되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이들이 같은 날 전임 감독을 조롱하고 비방하며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들이 그동안 언급되어왔던 존재들이라는 확신을 주게 할 뿐이다. 조송화가 감독 내보냈으니 지난해처럼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이자, 이들은 조직적으로 전임 감독을 비난하고 있다. 충격적인 일들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이들로 인해 모든 배구팀과 선수들이 이들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두렵기까지 하다.
기업은행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선택할 의지도 없고, 그런 이유도 찾지 못하는 집단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로 인해 기업은행의 다른 선수들이고, 김연경으로 인해 큰 관심을 받은 여자배구가 쌍둥이에 이어 기업은행 사태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면 참 한심하고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누명을 씌우고 억울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모습에 더욱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변할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다. 누가 올 수나 있을지 모르지만 새로운 감독이 온다면 그 감독은 국대 3인방과 조송화, 김사니의 눈밖에 나면 바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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