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김희걸과 심동섭의 환상투, 2안타로 엘지 잡은 기아의 마법같은 힘

by 스포토리 2011. 8. 10.
반응형
단 2안타만 치고도 엘지를 2-0으로 이긴 기아의 힘은 무엇일까요? 최악의 상황에서 하나가 된 기아 선수들의 노력이 승리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무실점 호투를 한 선발 김희걸과 구원한 심동섭의 역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안타 기아 5안타 엘지를 누르다




2안타를 치고 2-0으로 이겼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상대는 5안타를 치고 무실점으로 패했다는 사실도 재미있지요. 두 팀 모두 빈타에 허덕일 정도로 오늘 경기는 투수전으로 이어졌고 리즈와 김희걸의 대결과 임찬규와 심동섭의 매치 업은 흥미로웠습니다.


김희걸vs리즈, 심동섭vs임찬규, 흥미로운 투수 대결

2안타만 내준 리즈가 2실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경기 초반 잡히지 않은 제구력 때문이었습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종범마저 볼넷으로 내주며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리즈는 기아 벤치에서 3번 타자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며 오늘 경기에서 1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기아로서는 좀처럼 터지지 않는 공격력과 중심 타자들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확실한 득점 찬스를 잡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김원섭이 3번 타자이기는 하지만 불확실한 확률보다는 보내기 번트를 통해 2, 3루 기회를 통해 보다 높은 확률을 기대할 정도로 기아의 공격력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은 4번에 위치한 나지완이 삼진을 당하며 현실로 다가왔고 다행스럽게도 안치홍이 볼넷을 얻는 과정에서 폭투가 이어지며 이용규가 득점을 하는 상황은 천만다행이었습니다. 2사 1, 3루에서 김주형이 2루 플라이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득점을 얻지 못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안타 하나도 없이 볼넷 3개에 폭투 하나로 점수를 얻은 기아에게는 행운이었던 1회였습니다. 

기아만큼이나 엘지도 1회 좋은 기회를 얻었었습니다. 1번 이대형이 2루수 실책으로 살아나가고 이진영이 안타를 치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3번 정성훈이 병살을 치며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엘지로서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오늘 엘지가 얻은 가장 좋은 기회가 바로 1회였으니 말이지요.

엘지로서는 2회 선두 타자인 조인성이 안타를 치고 나간 상황이 무척 아쉬웠을 듯합니다. 1회 기회를 병살로 무산시킨 엘지로서는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선두 타자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서동욱이 작전이 걸린 상황에서 삼진을 당하고 2루로 뛰던 조인성마저 아웃을 당하며 병살과 마찬가지 상황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3회에도 1사 후 이진영이 안타를 치고 정성훈의 잘 맞은 타구가 전력 질주한 이용규에 의해 잡히는 과정은 아쉬움이었습니다. 어쩌면 이용규가 아니었다면 안타가 될 수도 있었던 타구였고 중견수를 가르는 2루타가 되었을 것이고 이는 곧 득점으로 연결될 수도 있었기에 엘지로서는 아쉽고 기아로서는 다행이었습니다.

2회 간단하게 삼자범퇴를 당했던 기아는 3회 1사 후 이종범이 리즈를 상대로 다시 볼넷을 얻어내며 마운드를 흔들었습니다. 김원섭에게 마저 볼넷을 내준 리즈는 4번 타자인 나지완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2점째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추가 득점도 가능한 상황에서 안치홍이 병살로 물러난 상황은 기아에게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초반 흔들리는 제구로 리즈를 적극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1, 3회 계속 있었지만 후속타 불발로 단 2득점하고 말았다는 점은 아쉽지요.

2실점을 한 리즈는 4회부터 강력한 볼 끝과 완벽한 제구를 찾으며 기아 타자들을 농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주형을 3구 삼진으로 잡고 차일목마저 삼진으로 처리한 리즈는 5회 안타 하나를 맞기는 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잡으며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습니다. 

7회 2사까지 잡은 상황에서 임찬규에게 마운드를 넘긴 리즈는 자신의 등판에 터지지 않는 타선으로 인해 다시 패배를 하고 말았습니다. 6과 2/3이닝 동안 117개의 투구로 2안타, 5사사구, 5삼진, 2실점으로 막으며 퀄리티 스타트를 했지만 시즌 11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볼넷이 집중적으로 나온 1회와 3회 이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리즈나 엘지에게는 불운 이었습니다. 

기아 역시 김희걸이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5이닝 동안 79개의 투구로 5안타, 2사사구, 2삼진, 무실점 호투로 2승을 연승으로 이어가며 선발 호투를 이어갔습니다. 선발 투수들의 부상으로 나온 기회를 멋지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는 김희걸로서는 조금씩 투구 이닝을 늘려 가면 완벽한 선발 투수로서 입지를 다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오늘 고무적이었던 것은 2년차 신인 심동섭의 역투였습니다. 김희걸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심동섭은 그동안 제기되었던 불안한 제구력은 사라지고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모두를 놀라게 해주었습니다. 4이닝 동안 49개의 투구로 무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7삼진이라는 완벽한 투구를 보이며 올 시즌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기아에게 귀중한 1승을 안겨주었습니다.  

장기적으로 기아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선수인 심동섭이 이렇게 효과적이고 위력적인 투구를 하기 시작한다는 점은 기아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미국이나 일본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윤석민과 불안한 외국인 투수를 대신해 언제라도 선발을 할 수 있는 투수가 나와 준다면 기아로서는 편안해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리즈를 구원해 등판한 임찬규 역시 세 타자를 맞아 삼진 1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올 시즌 가장 돋보이는 신인이 여전히 자신임을 증명했습니다. 기아나 엘지 팬들에게 흥미로웠던 것은 이대진이 이적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야구 인생 대부분을 보낸 무등 경기장에서 상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이대진을 향해 모든 관객들이 이름을 연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장면은 장관이기까지 했습니다.

전성기 시절 호랑이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백전노장이 기아의 유니폼이 아닌 엘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수로서 자신의 마지막을 불태우는 그에게 보내는 환호는 감격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쉬웠던 공격력, 돋보였던 집중력

타자들이 상대 투수를 상대로 경기 내내 2안타에 그쳤다는 것인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2득점을 하며 승리를 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오늘 기아의 타선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습니다. 이종범과 나지완을 제외하고는 안타를 치고 주자로 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공격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오늘 기아의 타선은 무기력했습니다.

리즈가 흔들리던 초반 몰아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한 방을 치지 못한 기아로서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리즈를 상대로 볼넷도 얻어내지 못하며 완벽하게 끌려가는 모습은 답답하기까지 했습니다. 리즈의 공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기아의 타선에서 중심 타자들이 모두 빠진 여파가 얼마나 큰지도 알 수 있게 만든 경기였습니다.

4번 타자 자리에 부담을 느끼는 나지완이 그나마 적시타를 때리며 타점을 올린 것이 다행이었지만 중심 타선이 강하게 상대 투수를 압박하지 못하자 기아의 타선은 그저 무기력함 그 자체였습니다. 안타 못지않게 볼넷을 얻어내는 것도 귀중하고 멋진 일이지만 중심 타선에서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을 터트릴 수 없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합니다.

지난 주 여섯 경기에서 2승 4패를 한 엘지는 주말 한화에게 2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빠져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리즈가 등판하는 경기는 이겨야만 했습니다. 더욱 기아는 클린업 트리오가 모두 빠진 상태이기에 전력 면에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했기에 엘지로서는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엘지 타선은 김희걸을 상대로 5안타, 2사사구를 얻으며 득점 찬스들을 만들어냈지만 병살로 인해 흐름이 끊기고 말았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초반 점수를 뽑지 못하고 중반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심동섭의 등판은 엘지에게는 저주스러웠을 듯합니다.

4이닝 동안 안타도 볼넷도 없이 삼진만 일곱 개나 당하며 무기력하게 심동섭에게 눌린 엘지의 타선은 최악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무기력했습니다. 양 팀 타자들이 문제가 있어서 인지 양 팀 투수들이 너무 잘 던졌었기 때문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경기는 완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고 실점이 없었던 기아가 어렵게 엘지를 잡으며 2연승을 거두었습니다.

엘지는 안팎으로 복잡한 상황에서 꼭 잡아야만 하는 경기를 잡지 못하고 3연패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엘지로서는 주키치가 등판하는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의외로 연패의 늪이 깊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였습니다. 빠르면 목요일 경기에나 등판이 가능한 주키치가 리즈처럼 최소 실점을 하며 역투를 해도 엘지 타선에서 오늘처럼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인다면 당연히 승리를 힘들 테니 말입니다.

최근 경기력이 많이 떨어진 엘지를 만났기에 가능한 승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아의 모습도 아쉬움 투성이입니다. 주전이 아닌 김희걸이 두 경기 연속 무실점 역투를 하며 승리를 얻었다는 사실은 기아에게는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신인 심동섭이 호투를 벌이며 자신의 투구에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는 사실 역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듯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무기력하게만 보이는 타선의 문제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경기에 지쳐서이기도 하겠지만, 흐름을 결정지을 결정적인 한 방을 칠 선수가 없다는 사실이 기아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로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엘지와의 경기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다고 해도 1위 삼성과 벌이는 주말 3연전은 다시 한 번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투수들이 자신의 모든 힘을 짜내며 역투를 하는 상황에서 타자들 역시 살아난다면 기아는 다시 한 번 연승을 올리며 1위 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경기가 없었던 삼성과는 두 경기차, 두산에 역전패를 한 SK와는 3경기 차이를 두고 있는 기아로서는 이번 주 삼성과의 맞대결은 무척이나 중요해졌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듯 최악의 상황에서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아가 삼성마저 잡기 위해서는 타선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좀 더 집중력 있는 공격으로 짜릿한 승리를 이끄는 기아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