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9. 09:04

부상병동 기아, 부활의 찬가 부르기 위한 전제 조건들

클린업 트리오가 모두 부상으로 빠지고 2, 3 선발도 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 2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다른 팀들과는 달리, 99경기를 치른 기아로서는 야속한 비로 인해 쉬지도 못한 여파가 이렇게 부상 여파로 팀을 휘청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 비소식이 기아에게 큰 힘이 될까?



불행 중 다행이라고 이번 주 광주 지역에 비 예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기아가 경기를 하는 곳이면 오던 비도 멈추던 것과는 달리 이번 주 비는 지속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부상자가 많은 기아로서는 날씨에 의해 쉬는 날이 생기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양현종과 김희걸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로페즈와 트레비스 등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은 기아에게는 악재의 연속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고의 이닝이터로 전반기 기아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로페즈가 예상하지 못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트레비스 역시 잔부상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국내 투수들밖에는 없습니다.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민이 여름 더위에 지쳐 힘겨운 투구를 했던 지난 등판처럼 전반기 맹활약을 했던 선수들이 체력적인 한계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희망은 역설적이게도 문제가 많았던 양현종과 김희걸입니다. 언제나 가능성만큼은 그 어떤 투수와 비교해도 탁월했던 이 두 투수가 지난 경기 등판에서 희망을 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선발 라인업에 올려 졌었던 김희걸은 초반 부진으로 선발에서 밀려나며 시련은 계속되었습니다. 중간에서 자신의 정확한 보직을 맡지 못한 채 1, 2군을 오가는 생활은 그에게는 힘겨움의 연속이었을 듯합니다. 몇 번의 선발 기회가 그에게 주어지기도 했지만 벤치에서 원하는 만큼의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고 이렇게 되니 다시 보직 없이 떠도는 생활을 하던 그에게도 기회는 다시 왔습니다.

로페즈가 전력에서 이탈하자 기아 벤치는 다시 김희걸을 선택했고 비로소 자신의 진가를 지난 경기에서 보여주었습니다. 8월 4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올 시즌 첫 승과 함께 완벽한 투구로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그는 이번 주 엘지와의 경기에서 선발 잔류에 대한 확신을 받을 수 있을 듯합니다.

지난 두산 전에서 5이닝 58개의 투구로 3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던 그는 볼넷을 내주지 않고 효과적인 투구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아직 벤치의 신뢰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꼭 잡아야만 했던 경기였기에 필승 계투조로 짧게 끊어간 전략으로 자신의 진가를 다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을 경기였습니다.  

계투조 승부에는 필승의 의지와 함께 그동안 짧은 이닝만을 소화한 김희걸에 대한 배려도 함께 있었습니다. 갑자기 많은 투구를 하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 가장 좋은 모습을 간직한 채 다음 경기에 등판하는 것은 김희걸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라는 판단은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김희걸로서도 자신이 진정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이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조만간 트레비스의 등판은 가능하겠지만 로페즈의 투구는 언제가 될지 확실하지가 않기에 김희걸의 역투는 본인 뿐 아니라 벤치와 팬들 모두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김희걸과 함께 양현종의 부활 역시 기아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작년 시즌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양현종이 올 시즌 이렇게 무너질 줄은 본인도 예측하지 못했을 듯합니다. 다른 주무기를 익히느라 기존의 패스트 볼이 정상 컨트롤이 되지 않으며 불안정한 투구를 계속하던 그는 가장 힘겨운 순간 희망투를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경기는 패하고 말았지만 SK와의 경기에서 6이닝, 7안타, 5삼진, 2볼넷, 2실점을 하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초반 제구력 난조로 계속해서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이를 통해 4회 이후 효과적인 투구를 하며 과거 가장 좋았던 시절의 투구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은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경기를 패하며 2연패에 몰리기는 했지만 부진한 타선의 지원만 있었다면 승리 투수도 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승패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김희걸이 부활투를 던졌듯 양현종 역시 6회를 마치고 교체되는 시점 가장 완벽한 투구를 보이던 시점 교체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자신만의 투구 매커니즘를 찾았다는 점은 그동안 부진에 쌓였던 양현종에게는 희망가와 다름없습니다. 이번 주 등판에서 지난 SK전의 후반에 보여준 로케이션을 그대로 가져갈 수만 있다면 기아에게는 큰 힘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비록 외국인 투수들이 정상적인 몸이 아니어서 고민이기는 하지만 김희걸과 양현종이 부활한다면 그 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윤석민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면서 좋은 타이밍에 선발로 나설 수 있도록 배려하고, 서재응이 고참 선수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 나간다면 의외의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불펜 진들 역시 팀이 위기에 빠지면 스스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믿기에 기아에게 위기는 다시 한 번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올 것입니다.  


홍재호 난세의 영웅으로 성장할까?

올 시즌 7경기에 출전해 10번 타석에 선 것이 전부인 홍재호가 난세의 영웅이라? 의외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신인 선수의 활약은 기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밖에 없기에 그의 활약은 기아 타격에 새로운 도약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지금까지 그가 때린 다섯 개의 안타(2010년 3개, 2011년 2개)가 모두 장타라는 사실에서도 그의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2루타 4개와 홈런 하나를 치고 있는 그는 미완의 대기이며 미래 기아의 중심 타자가 될 선수이기도 합니다. 

쟁쟁한 선배들로 인해 주전 라인업에 들어서기 힘든 상황이기는 하지만, 부상이 속출하며 그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3루 수비 요원인 그는 2루 수비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며 전천후 선수로 활약이 가능한 자원입니다. 

이범호가 홍재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그에 대한 칭찬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아직 최희섭이 돌아올 시점이 되지 않아 1루 수비를 김주형이 봐야 하는 상황에서 박기남이 3루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격수를 보고 있는 이현곤이 많이 지치며 조금씩 체력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박기남이 유격수 수비를 하고, 홍재호가 3루에 들어서는 모습도 자주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아직 경험이 미천한 홍재호로서는 실전에 많이 투입되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전을 통해 감각을 익히는 것만큼 성장하기 좋은 방법은 없으니 말입니다. 학창시절 뛰어난 실력을 보였었고 최근 1군에 올라와 프로 선수로서 첫 홈런도 터트리며 자신의 가치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 그로서는 선배들의 부상이 곧 기회로 다가올 수 있을 듯합니다. 

기아 1순위로 뽑은 기대주 김주형이 여전히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으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는 점도 홍재호에게는 아이러니하게도 호재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같은 3루수 자원으로서 어차피 홍재호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김주형을 넘어서야만 하기에 그들의 대결 구도 역시 서로의 실력이 향상되도록 유도할 듯합니다. 

홍재호 같은 신인 선수의 활약은 말 그대로 기적을 바라는 마음과 다름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난세에 영웅은 태어나고 이를 통해 스타가 되는 것 역시 야구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홍재호가 그런 난세의 영웅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팀의 위기에 빠지자 이종범의 맹활약은 연일 위기의 기아에게 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공수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노장의 투혼은 많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위기의 기아를 살리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부상으로 빠져있었던 이용규와 안치홍이 돌아오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위기에서 구원하는 모습 역시 이종범 같은 대선수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한 파이팅이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기아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 몰려 있다는 점입니다. 공격의 핵인 클린업 트리오가 모두 빠져있고 2, 3 선발마저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기아가 5할 승부를 하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부진했던 선수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고, 노장 이종범이 위기의 팀을 이끌어 나가고 있기에 가능한 모습입니다.

한동안 중심 타자 노릇을 해야 하는 나지완은 부담감을 버리고 부상 복귀 후 보여주었던 밀어치는 타격에 좀 더 치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고난 장사인 그가 힘찬 풀 스윙보다는 공을 맞추는 타격에 집중한다면 좋은 장타들이 나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부상은 실제 상황이고 이번 시즌 우승을 노렸던 기아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 역시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위기만 넘긴다면 포스트 시즌을 통해 우승을 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느 팀이나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비록 그 위기가 상상도 할 수 없는 다발적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황당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야구를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올 시즌이 마지막도 아니기에 위기 상황에서 숨겨진 보석들이 찾아지고 그 선수들의 활약을 보는 것도 팬으로서는 흥미로운 일입니다. 기아에서 음츠리고 잠자고 있었던 새끼 호랑이들이 이번 기회에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선보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기아가 살아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 호랑이들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을 잊지 말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면 의외의 성과들이 모여 포스트 시즌에서 강력한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Trackback 0 Comment 4
  1. 습습후후 2011.08.09 23:31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진짜 잘 쓰신다. 잘 읽고 갑니다.

  2. 자주오는 쓴소리 2011.08.10 01:19 address edit & del reply

    참 어려운 시기의 기아지만
    님의 말씀대로 기아가 건투를 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랫만에 긍정적인 기사에 기분이 좋습니다.

    • Favicon of https://sportory.tistory.com 스포토리 스포토리 2011.08.10 09:33 신고 address edit & del

      잘 할때는 더욱 잘 하라고 채찍을 할 수는 있지요. 그건 기아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짜 위기가 찾아오면 질책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응원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돌아와 완벽한 팀이 되면 다시 질책을 하겠지만 위기의 기아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금 시점은 팬들의 응원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