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5. 08:25

안지만의 완벽투와 트레비스의 도발, 승패를 갈랐다

양 팀 모두에게 절실했던 승리였지만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매우지 못한 기아는 삼성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중심 타자들이 절실했던 경기에서 선발 정인욱을 이어 던진 안지만의 호투는 기아에게는 절망과도 같았고,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트레비스의 도발은 기아보다는 삼성에게 도움이 되어버렸습니다.

삼성과 주말 3연전, 1승 2패에 그친 기아 그래도 희망은 여전하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했던 삼성과의 3연전은 삼성 벤치에서도 기아에게 스윕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삼서의 스윕으로 끝났고 1위 자리마저 내준 기아는 이후 이범호까지 부상으로 빠지며 최악의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리그 2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투혼은 칭찬받을 수 있지만 투혼만 내세워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지켜낼 수는 없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안지만의 완벽한 호투와 트레비스의 자멸이 승패를 갈랐다

한 차례 등판을 걸렀던 트레비스가 일요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었습니다. 10일 가까이 쉬면 선발 투수로서 정상적인 투구를 하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더욱 잘 던지고 패배하는 일이 반복되며 불만이 쌓여 있고 잔부상까지 있었던 트레비스에게도 오늘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기아에게는 1회가 두고두고 후회스럽습니다. 정인욱이 심하게 흔들렸던 1회 슬기롭게 경기를 이끌었다면 기아가 승리했을 가능성이 높았기에 오늘 경기의 몇 가지 승부처 중 하나는 1회였습니다. 시작과 함께 이용규가 9구째까지 가는 타격 끝에 안타를 치고 신종길마저 사구로 나가며 무사 1, 2루의 완벽한 기회를 맞은 기아는 3번 타자 김원섭에게 번트를 지시했습니다. 

병살에 대한 두려움과 2, 3루 상황에서 어제 홈런을 쳤던 나지완으로 이어지면 득점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에 최근의 기아 타선으로서는 타순과 상관없는 효과적인 작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김원섭이 어이없는 번트 실패로 아웃을 당하면서부터 기아의 안타까운 공격은 시작되었습니다.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주며 1사 만루의 상황이 된 기아. 문제는 안치홍의 성급한 공격이 위기에 빠진 정인욱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입니다. 투 볼로 몰리며 연속 사구로 밀어내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았지만 투 볼 이후 노려 친 공이 높은 볼이었다는 사실이 아쉬웠습니다. 다음 공 역시 제구가 안 된 공이었지만 무리하게 배트를 휘두른 안치홍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제구가 안 되어 계속 볼을 남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한 공격은 무리를 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상대 배터리를 압박하며 쉽게 대량 득점도 가능했던 상황은 안치홍의 성급한 공격과 뒤이어 나온 김주형의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마무리되며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안치홍에 이어 김주형마저 나쁜 볼에 쉽게 배트가 나가며 희생 플라이도 아닌 파울 플라이로 모두 아웃 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던 오늘 경기를 힘겹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어제 너무 타격감이 좋아서인지 너무 서둘러 공격을 했던 점이 1회 1사 만루의 기회를 놓치게 만들었습니다. 

1회 심하게 흔들리던 정인욱을 도운 기아 타자들로 인해 2회부터 다시 살아난 정인욱은 세 타자를 삼진 하나를 곁들여 가볍게 돌려 세우며 정상적인 투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1회 삼진 두 개를 포함해 가볍게 삼성 타자를 잡아냈던 트레비스는 2회 첫 타자인 4번 타자 최형우마저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왼손 투수를 위해 선발로 나선 강봉규가 안타를 치면서 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폭투가 이어지고 강봉규는 3루까지 내달려 1사 3루의 위기에서 채태인에게 볼넷을 내준 트레비스는 신명철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진갑용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 실점을 하고 말았습니다. 선취점을 준 기아는 3회 2사 후 김원섭의 1루 타구를 실책으로 살려주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어제 홈런을 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던 나지완이 정인욱을 상대로 시원한 역전 투런 홈런을 쳐내며 다시 한 번 어제 경기를 재현하는 듯했습니다. 타자들이 역전을 시켜주자 트레비스의 투구는 한결 좋아졌습니다. 홍재호의 적극적인 파울 플라이 등이 모아져 삼자범퇴로 가볍게 3회를 넘긴 4회, 다시 볼넷이 나오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선두 타자인 강봉규를 투수 앞 강습 안타로 내보내고 트레비스의 장기인 견제로 아웃 카운트를 잡으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채태인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고, 진갑용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배영섭의 빈자리를 잘 매우고 있는 정형식이 깔끔한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며 오늘 경기에 임하는 양팀 선수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기아 타자들이 4회 2사 후 부터 등판 한 안지만에게 완벽하게 막히는 상황에서 5회 트레비스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1사 후 2번 타자인 조동찬에게 역전 솔로 홈런을 맞고 2사 후 최형우에게 2루타, 강봉규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2-4까지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은 아쉬웠습니다. 여기에 다음 타자인 채태인과의 승부에서 사구를 내주며 언쟁을 벌이던 그들은 투수가 바뀌는 상황에서 다시 언쟁을 벌이며 벤치 크리어링을 가지기까지 했습니다. 

위협적인 몸 쪽 공을 던지고, 이어진 몸 쪽 공으로 사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트레비스의 도발은 결과적으로 삼성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윤석민이 보여주었던 매너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욱하는 성질을 버리지 못하고 언쟁을 벌이는 상황은 누가 봐도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6회 기아 타자들은 5, 6번이 안지만에게 연속 3구 삼진을 당하면서도 드러났습니다. 이와 달리, 삼성의 채태인은 결정적인 홈런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트레비스의 도발(상황에 따라 의도적인 도발은 승부욕을 자극해 경기를 뒤집는 경우도 가능함)은 기아가 아닌 삼성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1회에 이어 양 팀의 마지막 승부처는 7회였습니다. 홍재호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신명철의 그림 같은 호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주더니 이현곤의 안타로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믿었던 이용규가 평소에 잘 나오지도 않던 병살타를 치며 추격의 의지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기아가 허무하게 이닝을 마무리한 것과는 달리, 삼성은 1사 후 김희걸을 대신 해 올라온 심동섭을 상대로 강봉규의 안타와 채태인의 투런 홈런으로 오늘 경기를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2점 차이까지는 남은 이닝동안 역전도 가능했지만 4점 차이에서 2이닝은 삼성의 마운드를 생각해봤을 때 힘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심동섭은 8월 9일 엘지와의 경기에서 4이닝 동안 완벽한 투구를 보인 이후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제구력이 되지 않아 볼이 몰리자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가운데에 던진 공이 홈런으로 이어진 점은 아쉽기만 합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타선에서는 4안타를 친 강봉규와 중요한 순간 홈런을 쳤던 조동찬과 채태인이었습니다. 마운드에서는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에 등판해 기아 타선을 2와 2/3이닝 동안 1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안지만의 몫이었습니다.

전날 너무 잘 맞은 타격이 독이 되어버린 기아는 중심타선의 부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중요했던 삼성과의 대구 3연전에서 1승 2패를 거두는데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삼성과의 경기차는 3게임차로 늘어났고 3위인 SK와는 한 경기 반차로 좁혀지며 2위 수성도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 삼성과 SK의 맞대결 결과와 롯데와 광주에서 벌이는 숙명의 라이벌 전 결과에 따라 2위 자리에도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윤석민, 서재응, 트레비스라는 현 자원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동원하고도 1승밖에 올리지 못한 기아로서는 롯데와 넥센과 벌이는 이번 주 6연전이 무척이나 중요해졌습니다.

4위 수성을 노리는 롯데와 2위 수성을 노리는 기아의 맞대결. 1위 자리를 두고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하게 된 삼성과 SK의 맞대결 등 후반으로 갈수록 빅 매치가 될 수밖에 없는 경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할 기아가 언제 반등을 하며 순위 싸움에서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삼성과의 대구 3연전으로 인해 여전한 미지수로 남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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