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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완패한 기아, 그래도 김선빈의 건재와 신종길의 홈런이 있었다

by 스포토리 2011.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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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경기였지만 최근 절대 강자로 군림해가는 롯데에 맞선 기아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선발 투수 선택의 문제는 '만약'이라는 전제 조건이 무의미함을 알면서도 아쉽게 다가옵니다. 만약 김희걸이 선발이었다면? 이라는 아쉬움은 그의 투구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입니다.

김선빈의 완벽한 부활, 신종길의 9회 말 투런 홈런 희망을 쏘았다




아쉬웠습니다. 이겨야만 했던 경기에서 무력하게 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롯데의 선발이었던 송승준의 전반기 보여주었던 피칭과는 완벽하게 달랐습니다. 공격적인 투구에 완벽한 제구력, 빠른 볼로 기아 타자들을 압도한 송승준은 당연한 승리 투수였습니다.


기아를 압도한 송승준, 신종길의 홈런과 김선빈의 활약

송승준과 박경태의 선발 대결은 시작하기 전부터 송승준의 우세였습니다. 박경태가 비록 깜짝 선발했던 8월 10일 LG 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를 했다고 하지만 롯데와의 대결은 쉽지 않았습니다. 왼손 타자들이 많은 LG와 달리, 오른손 타자들이 많았던 롯데는 달랐으니 말입니다. 

박경태는 선두 타자인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고 김주찬의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하지 못하며 내야 안타를 만들어 주며 흔들렸습니다. 1사 후 이대호를 사구로 내보내며 홍성흔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1실점을 하는 상황은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대량 실점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1실점으로 막은 것만으로도 기아에게는 가능성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1회 기아에게는 기회는 있었습니다. 선두 타자인 이용규가 2루 땅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이종범이 안타를 치고 안치홍의 유격수 땅볼로 주자가 바뀐 상황에서 도루는 기아에게는 기회였습니다. 안치홍의 도루에 2루 송구가 뒤로 빠지고 이로 인해 3루까지 안전하게 간 안치홍의 주루 플레이는 칭찬해줄만 했습니다.

나지완이 볼넷으로 나가며 롯데의 1회와 비슷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5번 타자로 나선 차일목은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닝을 마무리하고 말았습니다. 중심 타자 부재가 경기를 풀어 가는데 얼마나 힘겨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롯데는 2회에도 1사 후 장성우와 문구현이 연속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고 2사 후 김주찬이 적시타를 때리며 2-0까지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롯데의 공격과 달리, 기아 타선은 송승준에게 완벽하게 막히며 2, 3회 삼자범퇴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경태는 1사 후 홍성흔에게 2루타를 맞고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조성환에게 적시 2루타를 맞으며 다시 실점을 하고 김희걸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나온 김희걸은 장성우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주며 조성환을 홈으로 불러들여 4-0까지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0-4로 몰린 기아에게는 기회는 있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승부처라고 말할 수 있는 4회 공격에서 기아는 안치홍이 선투 타자로 나서 멋진 2루타를 쳐냈고 나지완마저 안타를 치며 무사 1, 3루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차일목이 유격수 뜬공, 김주형이 삼진을 당하며 기회는 절망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신종길이 볼넷을 얻어나가 2사 만루 기회에 기아 벤치는 이현곤을 대신해 김원섭을 대타로 내보냈지만 송승준의 유인구에 말리며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 기회는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왼손 타자이면서 맞추는 능력이 탁월한 김원섭을 대타로 쓴 것은 당연해 보였지만, 송승준이 왼손 타자 상대로 몸 쪽 승부를 유난히 잘했던 오늘 경기에서는 악수였습니다. 이용규와의 승부에서도 완벽하게 리딩 히터를 무력화시키는 장면만 봐도 왼손 타자가 답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였지만 차라리 이현곤으로 그냥 가는 게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타격감들이 떨어진 상황에서 누구를 선택했든 결과는 비슷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가장 좋았던 기회를 놓친 기아는 더 이상 기회를 잡지 못했고 박경태에 이어 나온 김희걸은 4회 부터 롯데 타자들을 압도하는 피칭으로 실점 없이 6회까지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7회 마운드에 오른 유동훈은 다시 한 번 롯데 타자들의 타격에 불을 붙이며 3실점을 하면서 오늘 경기는 사실상 7회 끝나고 말았습니다. 

선두 타자였던 김주찬의 3루 쪽 기습 번트를 유동훈이 건드리며 내야 안타로 만들어주는 장면은 아쉬웠습니다. 3루수 홍재호에게 맡기는 것이 안전했음에도 무리하게 수비를 한 유동훈은 제대로 잡지도 못한 채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손아섭의 타구 역시 투수 앞 땅볼이 투수 글러브에 맞고 유격수 앞에서 굴절이 되며 내야 안타가 되는 장면 역시 아쉽기만 했습니다. 투수의 수비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롯데 2, 3번의 공격은 기아에게는 허탈함이었습니다. 

도루와 더블 스틸을 감행하며 기아 배터리를 무력화 시킨 롯데는 연속 안타들을 쳐내며 단숨히 7-0까지 달아나며 오늘 경기를 마무리해버렸습니다. 만약이라는 전재조건이 따라 붙지만 선발 투수가 김희걸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는 경기였습니다. 

물론 기아 벤치에서는 이틀 전 삼성 전에서 1과 2/3이닝을 던진 김희걸보다는 3일전 2/3이닝을 던진 박경태를 선발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박경태 역시 좋은 투구를 했었고 선발로서도 안정된 피칭을 했기에 선발로 내세우고 무너지면 곧바로 김희걸로 롱 릴리프 역할을 맡기겠다는 복안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결과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유동훈의 피칭은 경기가 얼마 남지 않으면서 더욱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피칭으로는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고 해도 유동훈의 역할은 패전 처리용 밖에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아에게 희망적인 부분은 신종길과 김선빈이었습니다. 

신종길은 패색이 짙었던 9회 마지막 공격에서 5, 6번 타자가 연속 삼진을 당한 투아웃 1루 상황에서 이재곤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지난 삼성과의 3연전에서 완벽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신종길이 멋진 홈런으로 완봉 패를 당할 수도 있었던 기아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신종길의 9회 말 투런 홈런과 함께 주목해야만 하는 것은 김선빈의 모습이었습니다. 1군에 올라오자마자 선발로 나선 김선빈은 9번 타자 자리에서 볼넷 하나와 안타를 치며 완벽한 부활을 외쳤습니다. 수비에서도 특별한 문제를 보이지 않았고 타석에서도 공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아 김선빈이 안정적으로 복귀했음을 알렸다는 것만으로도 기아에게는 희망이었습니다. 

오늘 호투한 송승준은 7이닝 동안 108개의 투구로 6안타, 3사사구, 5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승 째를 올렸습니다. 송승준이 오늘 같은 투구만 한다면 언터처블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왼손과 오른손 타자를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피칭을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아와 롯데의 수요일 경기에는 고원준과 양현종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되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최근 피칭이 좋았기 때문에 둘의 선발 맞대결은 흥미롭습니다. 문제는 롯데 타자들과 달리, 터지지 않는 기아 타선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대 투수를 공략할 수 있을지 입니다. 

기아로서는 중요한 수요일 경기입니다. 2연패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경기마저 내주게 된다면 의외의 부진이 오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아 타자들이 좀 더 집중력을 보이지 않으면 기아로서는 희망을 찾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부상 이후 투혼을 보이는 김선빈을 보면서 자극 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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