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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강영식의 투혼이 로페즈와 윤석민이 나온 기아를 잡았다

by 스포토리 201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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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에게 중요했던 경기는 야구 자체만 보면 짜릿한 승부로 결정되었습니다. 두 팀 모두 최선을 다했고 결과는 롯데의 승리로 결정되었지만 마치 한국 시리즈 7차전을 치르듯 하는 그들의 경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했습니다. 강영식의 8회 투혼은 기아의 추격 의지를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기아의 1, 2 선발이 나선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로페즈와 윤석민이 이어 던지고도 진 기아, 이범호만이 답인가?




예상되었던 최상의 카드를 던졌음에도 기아는 롯데에 1-2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절대 져서는 안 되는 경기를 두 경기 연속 패배를 당하며 기아의 2위는 점점 멀어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흔들리는 SK가 위안이 될 정도로 삼성과 롯데를 제외한 빅4의 순위 싸움은 점점 안개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도스키의 호투와 강영식의 투혼, 결연했던 기아를 잡았다

승패를 떠나 두 팀의 경기는 마치 한국 시리즈 7차전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작은 공 하나에 집중하며 벌이는 경기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승부를 겨루는 경기에서는 누군가는 웃고 울어야만 하는 결과가 나오게 되어 있고 최근 최고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롯데가 힘겨운 기아를 누르고 중요한 순간 2위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로페즈와 사도스키의 맞대결 카드는 로페즈가 조금 앞서는 느낌이었습니다. 윤석민과 원투 펀치를 형성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로페즈에 비해 사도스키는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지요. 더욱 기아를 상대로 너무 안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던 사도스키였기 때문에 내심 기아가 승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물론 로페즈 역시 후반기 롯데와의 두 경기에서 최다 실점인 8실점을 하는 경기도 있을 만큼 흔들리기는 했지만, 전 경기에서 완벽하게 살아난 모습을 보였기에 오늘 경기는 기대해볼만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1회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기아는 시작과 함께 이용규가 사도스키를 상대로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김선빈이 안전하게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켜 3, 4번에게 득점 기회를 넘겨주었습니다. 하지만 김원섭이 1루 땅볼로 물러나고 4번 타자인 나지완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초반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롯데 역시 1회 선두타자인 전준우가 안타를 치고 최근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주찬이 김선빈의 희생번트와는 달리, 세이프티 번트를 시도했고 이는 멋지게 성공했습니다. 1루수 수비가 완벽하지 못한 김상현이 공을 잡았지만 안치홍의 백업을 알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발 빠른 김주찬은 1루에서 살고 말았습니다. 

손아섭의 투수 앞 땅볼이 병살이 되지 않고 진루타가 되었다는 사실은 롯데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기아가 경기에서 이기려면 김주찬의 번트 안타도 잡았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힘겨웠다면 손아섭의 타구를 병살로 이어가며 롯데의 예봉을 꺾었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기세는 그런 행운마저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가는 힘이 있었습니다. 

4번 타자인 이대호를 멋진 유인구로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2사 2, 3루의 상황을 막아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홍성흔의 2타점 적시타는 그런 기아의 바람을 저버리고 선취 2득점에 성공하게 했습니다. 롯데의 점수가 1회 나온 2점이 전부일 정도로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바로 1회였습니다. 

3회 롯데 공격에서 1사 후 김주찬의 안타 이후 손아섭의 1루 땅볼로 2루에서 횡사하는 상황은 평범하게 다가왔습니다. 문제는 손아섭를 루상에 두고 이대호가 큼지막한 좌익수 방향 2루타를 친 상황이었습니다. 전력 질주 한 손아섭을 기아가 완벽한 중계플레이로 홈에서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왔을 때 공격에서 물꼬를 터주면 좋았을 텐데 기아 타선은 삼자범퇴를 당하며 좀처럼 사도스키 공략을 하지 못했습니다. 무기력하던 기아도 5회에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1사 후 볼넷을 얻은 신종길이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하고 차일목 마저 볼넷을 얻으며 추격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문제는 선발 3루수로 나선 이현곤이 허망한 삼진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최소한 진루 타라도 나와야만 하는 상황에서 무기력한 삼진은 기아에게 찬물을 끼 얻는 행위와 다름없었으니 말입니다.


기아가 운마저 따라주지 않는 다는 것은 이용규의 타석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오늘 시작과 함께 안타를 쳐냈던 이용규가 주자 1,2 루의 상황에서 날린 빨래줄 같은 타구를 롯데의 3루수 황재균이 그림 같은 수비로 잡아내는 장면에서 양 팀의 희비는 엇갈리고 말았습니다. 만약 이 타구가 빠졌다면 발 빠른 신종길은 홈에 들어올 수 있었고 흔들리기 시작하며 볼넷을 내주기 시작한 사도스키는 완벽하게 무너질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아의 아쉬움은 7회에도 이어졌습니다. 김상현이 옆구리에 맞으며 무사 1루에 출루한 상황에서 과감한 도루까지 이어졌지만 후속 타자인 안치홍이 허망하게 유인구에 속아 삼진을 당하는 장면은 아쉬웠습니다. 신종길 역시 사도스키의 몸쪽 종으로 떨어지는 유인구에 속아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아의 득점 기회는 무산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완벽하게 기아의 안방을 차지하며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차일목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첫 득점에 성공하며 역전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아는 승부수를 던졌고 허리가 좋지 않은 최희섭을 대타로 내보내고 롯데는 왼손 강영식으로 마운드를 바꾸며 상대를 했습니다. 

강영식의 슬라이더에 조심해야만 했던 최희섭은 씁쓸하게 슬라이더 유인구에 속아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아의 추격 의지는 그대로 꺾고 말았습니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을 생각해보면 7회 초 기아의 공격은 아쉽기만 합니다. 승부처였던 7회 아웃 카운트가 모두 삼진이었단 사실은 기아의 무기력한 타선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8회 이용규 타선에서 나왔습니다. 윤석민이 구원으로 마운드에 오른 상황에서 선두 타자인 이용규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습니다. 문제는 잘 맞은 타구가 투수 강영식으로 향했고 강하게 왼손에 맞으며 굴절된 공이 투수 뒤가 아니라 1루수 쪽으로 흘렀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발 빠른 이용규를 감안하면 내야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공이었지만 강영식의 투혼은 기아의 의지를 꺾기에 충분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집중한 강영식은 1루 쪽으로 흘리는 공을 몸은 던져 잡아 왼손 투수가 오른 손으로 토스를 하며 발 빠른 이용규를 잡아내는 장면은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강영식의 투혼은 기아의 추격의지를 완벽하게 잠재웠고 롯데는 오늘 경기를 꼭 잡아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최근 최고의 마무리의 포스를 보이는 김사율은 9회 마운드에 올라 세 명의 타자를 상대로 공 6개만 던지고 쉽게 마무리하며 롯데를 2위로 올려놓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의 타선이 문제이기 했지만 로페즈와 윤석민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고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6이닝 2실점을 한 로페즈도 실책 성 상황만 아니었다면 실점 없이 멋진 투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 전에 유독 약한 윤석민이 선발이 아닌 구원으로 등장해 짧은 이닝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는 점도 반가웠습니다. 

윤석민이 롯데 전에 자신이 있었다면 그가 선발로 나서고 로페즈가 구원으로 등장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유독 롯데만 만나면 힘겨워하던 윤석민을 배려한 오늘 경기는 결과적으로 패배로 규결되고 말았습니다. 나지완이 4번 타자답게 큰 것을 노리기는 했지만 실력은 한계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무안타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14 경기를 남긴 기아로서는 말 그대로 남은 경기를 전승하지 않는 한 2위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최근 연승을 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엘지가 호시탐탐 빅4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기아가 과연 이 파고를 이겨낼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범호가 다음 주 경기부터는 출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올 시즌 이범호가 없었다면 결코 현재의 성적을 낼 수 없었다는 점에서 2011년 기아 타이거즈는 이범호의 팀이었습니다. 그런 이범호가 다시 돌아와 예전의 능력을 보여준다면 기아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주며 팀의 득점을 이끌었던 이범호의 해결사 능력이 절실했던 기아로서는 마지막 반전을 위한 카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넥센과 롯데와의 중요한 일전에서 허망하게 연패를 당한 기아. 올 시즌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대대적인 물갈이가 절실하다는 것을 기아는 경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명가재건을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기아는 2012 시즌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혁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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