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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박현준 거인 잡고 위기의 쌍둥이에게 희망을 선사하다

by 스포토리 2011.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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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윕까지 갈 수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희망을 잡으려는 엘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져서는 안 되는 경기에서 허무하게 롯데에게 두 경기 연속 패했던 엘지는 박현준의 호투와 효과적인 집중타로 스윕의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롯데 잡은 엘지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된 SK와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못한 엘지와의 경기차는 이제 4경기가 되었습니다. 전날까지 다섯 경기차를 보이며 좀처럼 희망을 엿볼 수 없었던 엘지로서는 롯데를 이기며 기사회생하는 모습입니다. 두 경기를 놓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나마 스윕을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엘지로서는 다행입니다.


박현준의 역투, 위기에 빠진 엘지를 기사회생시켰다

8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박현준이 아니었다면 엘지는 결코 오늘 경기를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전날까지 이어진 두 경기를 보면 초반 실책이 이어지며 마운드가 흔들려 대량 실점을 하며 추격다운 추격도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진 점을 봐도 박현준의 역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1회 1사 후 김주찬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박현준은 4번 타자 이대호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했습니다. 이전 경기에서 엘지 투수들이 초반 실점을 하며 한꺼번에 무너진 것을 봤을 때 오늘 경기 역시 1회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하게 했지만 후속 타자인 홍성흔을 2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은 엘지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2회에도 1사 1, 2루 상황에서 9번 타자 문규현을 유격수 땅볼로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난 박현준은 이후 강력한 롯데 타선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시즌 13승 투수가 되었습니다. 8이닝 동안 7안타, 3사사구, 1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박현준으로 인해 승리가 어려웠던 엘지는 기사회생할 수 있었습니다.

박현준이 마운드에서 최고의 피칭을 하는 동안 엘지는 많은 기회들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며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습니다. 3회 1사 2, 3루 상황에서 이병규가 타석에 들어서 득점 가능성을 높여주었지만 허망하게 초구를 때려, 내야 뜬공으로 물러난 점은 아쉬웠습니다. 4번 타자인 박용택마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1사 2, 3루 상황에서 3, 4번 클린업 트리오가 허무하게 물러나는 상황은 이기기 힘들 수밖에는 없지요.

좀처럼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던 엘지는 6회 1사 후 정성훈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조인성이 우익수 펜스를 직선으로 맞추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며 다시 한 번 1사 2, 3루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정성훈은 자신의 타구에 발등을 맞으며 타격이 힘든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안타를 치고 나가서 대주자로 교체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잘 뛰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안타를 치고 1루까지 나간 정성훈의 투혼 때문인지 어제 1군에 올라온 조인성이 시원한 2루타를 날려주었습니다. 김태완이 유격수 땅볼을 치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마침내 롯데와 1-1 동점을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엘지에게 7회는 역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선두 타자였던 이택근이 2루타를 치며 역전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2번 타자 박경수는 보내기 번트 실패 후, 리버스 공격을 시도해 결승 역전타를 치며 지긋지긋한 패배의 늪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계속된 득점 상황에서 3번 타자 이병규는 다시 한 번 마무리를 해주지 못하고 내야 아웃으로 물러나며 무기력한 모습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나마 4번 타자로 돌아온 박용택이 풀 카운트 상황에서 힘이 빠진 장원준의 실투 성 공을 잘 노려 쳐 안타를 친 것은 중요했습니다. 불안한 불펜을 생각하고 강력한 타격을 보여주는 롯데를 봤을 때 1점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점수였기 때문입니다.

1사 1, 3루가 되자 롯데는 마운드를 장원준에서 이재곤으로 교체했지만 작은 이병규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볼넷 상황에서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를 시도했고 볼 카운트가 나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2루로 송구한 틈을 타서 박경수가 홈으로 들어와 3-1까지 점수를 벌인 점은 중요했습니다.

강민호의 블로킹으로 한참동안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지만, 박경수의 허슬 플레이는 결과적으로 엘지가 귀중한 1승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1사 만루 상황에서 김태완이 병살타로 더 이상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엘지가 완벽하게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런 득점 기회에서 대량 득점을 해야만 했는데 병살로 더 이상의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은 여전히 엘지를 힘겹게 합니다.

아쉽게 이닝을 마무리하자 8회 롯데에게 기회는 찾아왔습니다. 오늘 안타가 없었던 전준우가 자신의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3루 쪽으로 번트 타구를 날렸고, 2루에서 정성훈을 대신 해 3루 수비로 나선 김태완이 안타로 만들어 주며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전 이닝에서 만루 상황에서 병살로 고개를 들지 못했던 김태완은 선두 타자인 전준우에게 번트 안타를 내주고 1사 후 손아섭에게마저 내야 안타를 만들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투수 옆으로 뜬 공은 쉽게 잡을 수 있었음에도 조명에 공이 들어가며 잡아내지 못하며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하고 있는 박현준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정상적이었다면 이미 마운드를 내려가야만 하는 상황에서 1사 1, 2루 상황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지요. 더욱 다음 타선은 최근 살아난 방망이로 타격 3관왕이 유력해지고 있는 이대호였다는 점이 롯데에게는 역전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엘지의 박현준이 한 수 앞섰습니다. 최고의 타자인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로 만들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기 때문이지요. 물론 2루수 서동욱이 발이 느린 이대호임에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1루로 송구를 해서 자칫했으면 점수를 내주고 역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위기는 9회 롯데의 마지막 타선에서도 이어졌지요. 엘지의 새로운 마무리 송신영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인 박종윤에게 안타를 맞으며 불안함은 9회에도 여전했습니다. 강민호를 포수 파울 플라이, 이인구를 3루 파울 플라이로 연속으로 잡아내며 한 숨 돌리는 듯했지만, 황재균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 3루의 위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오늘 안타가 없었던 문규현 대신 손영석을 대타로 내세웠습니다. 화끈한 타격을 선보였던 손영석으로서는 한 방이면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였습니다. 하지만 1승이 절실했던 엘지는 풀 카운트까지 가는 상황에서 마지막 공을 커브를 던져 삼진을 잡아내며 귀중한 1승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전 공에 대한 손영석의 타구를 보며 직구가 아닌 커브를 선택한 배터리의 승리였습니다. 

두산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SK. 주말 2연패를 하고 마지막 일요일 경기에서 겨우 승리한 엘지. 두 팀의 승차는 4게임으로 줄어들며 언제든지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엘지로서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우승에서 멀어지며 이제는 4강 잔류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빠진 SK로서는 주중 대결을 해야 하는 롯데가 두렵게 느껴질 듯합니다. 

경기를 하는 이들에게는 피 말리는 승부일지 모르겠지만 야구팬들로서는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삼성의 독주가 지속될 수 있을지, 아니면 롯데가 이 상승세를 이어가 삼성을 누르고 정규 시즌 첫 우승(양대 리그가 아닌)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습니다.  

기아는 수렁에서 빠져나오며 다시 약진을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9월 중순이나 되어야 출전이 가능한 이범호가 과연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며 가을 잔치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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