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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SK와 롯데, 미리 보는 가을 야구 끈기 있는 롯데가 먼저 웃었다

by 스포토리 201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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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최종 순위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롯데와 SK의 사직 3연전은 플레이 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마지막 승부수였습니다. 두 팀 모두 절대 내줘서는 안 되는 경기에서 롯데가 먼저 웃었습니다. 미리 보는 가을 야구의 진수를 보인 두 팀의 대결은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야구팬들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끈끈함이 되살아난 롯데, 가을 야구의 희망을 찾았다




가을 야구에 매번 참석하기는 하지만 1라운드를 넘어서지 못하는 롯데가 과연 올 해는 그런 징크스을 깨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며 심각하게 흔들리던 불펜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 팬들은 충분히 기대하고 흥분해도 좋을 듯합니다.


9회 2사 만루 4번 타자와 마무리의 맞대결

심한 바람과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로 인해 야구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날씨는 관람하기에도 힘들었고 사직의 야구 열기마저 잡아간 듯한 날씨는 두 팀을 시작부터 심각하게 흔들어 놓았습니다. 이영욱과 고원준의 선발 싸움에서는 객관적으로 롯데의 고원준이 앞서있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1회 SK는 다시 돌아 온 1번 타자 정근우가 2루타로 포문을 열며 기분 좋은 1득점을 하며 롯데를 압박해 나갔습니다. 이런 기분 좋은 순간은 1회 롯데가 공격에 들어서며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강민호가 안타를 치며 곧바로 2득점을 하며 경기를 역전 시키는 상황은 롯데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만들었습니다. 

박빙의 경기라는 사실은 역전 당한 2회 SK의 공격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1사 후 정상호가 안타를 치고 임훈과 최윤석이 연속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상황에서 정근우가 재미있는 중견수 땅볼로 다시 동점을 만드는 상황은 흥미로웠습니다. 

롯데가 정말 강하다는 이유는 점수를 내준 이후에는 악착같이 공격에서 다시 점수를 뽑아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점이 된 2회 롯데는 1사 후 문규현이 안타를 치고 김주찬이 2루타로 재역전에 성공하며 오늘 경기의 중요성과 롯데 선수들의 무장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재역전을 당한 상황에서 SK는 이영욱을 조기강판하고 3회부터 송은범을 올려 롯데 타선을 잡아내기 시작했습니다. 흐름상 대량 실점도 가능한 상황에서 강력한 불펜 조를 일찍부터 가동시킨 SK의 선택은 주요했습니다. 3~5회까지 삼자범퇴를 당하며 화끈했던 방망이가 식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이런 급격한 흐름은 SK에서도 나타났고 초반 2실점을 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던 고원준 역시 추가실점 없이 5회를 맞이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정근우에게 2루타를 맞으며 실점위기에 빠졌고 번트와 희생 플라이를 통해 동점을 만드는 상황은 SK에게는 희망을 고원준에게는 아쉬움을 던져주었습니다.

6회 2사까지 잡은 상황에서 2회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상호와 임훈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자 롯데 벤치에서는 곧바로 임경완을 올렸습니다. 무승부 상황에서 어떻게 하든 선발투수에게 승리의 기회를 주고 싶지만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롯데 벤치의 투수 교체는 맞아떨어졌고 SK는 역전시키지 못하고 6회 롯데 공격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흔들리던 선발을 구원한 송은범은 환상적인 투구로 5회까지 롯데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지만 그게 독이었습니다. 오래 던져서는 안 되는 불펜 투수를 너무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인 탓에 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은 오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으로 다가왔습니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온 이대호는 힘들이지 않았지만 정교한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며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홍성흔이 중견수 쪽 2루타를 쳤지만 이대호의 느린 발은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하며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이대호의 타구 역시 우익수 펜스를 직접 맞추는 큰 타구였지만 언제나 그러했듯 1루까지가 전부인 상황에서 득점은 힘들었지요.

무사 1, 2루가 되자 SK 벤치는 강민호를 고의 4구로 만루 작전을 쓰며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대타로 나선 박종윤의 멋진 희생 플라이는 롯데에게는 즐거움을 주었고 SK에게는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몸 쪽 낮게 제구 된 내야 땅볼 용 투구를 완벽하게 끌어 올려 외야 플라이로 만든 박종윤의 타격은 칭찬받아 마땅했으니 말입니다.

SK가 운이 없었던 것은 8번 타자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이 병살로 이어지지 못하고 추가 실점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볼 카운트가 되자 자연스럽게 1루 주자는 타격하기 전에 출발을 했고 이런 미묘한 차이는 평범한 병살 타구였지만 2루 주자가 살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아쉬웠던 것은 연속 안타를 맞은 상황에서도 송은범을 교체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그에게 마운드를 맡긴 부분이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만약 이른 교체를 했다면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입니다.

롯데로서는 쉽게 경기를 마무리 할 수도 있었던 7회 1사 후 황성용이 만든 3루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고의 4구 작전을 통한 병살 플레이는 아쉬웠습니다. 만약 7회 추가 득점을 했다면 남은 이닝을 쉽게 가져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롯데 불펜의 히어로 역할을 해주었던 강영식을 단 한 타자만 잡는 용도로 사용하고 8회 2사 후에 팀의 마무리 김사율을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를 둔 롯데는 결과적으로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사율이 9월 들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처럼 오늘 경기에서도 9회 SK의 마지막 이닝에서도 그런 흔들림을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9회 SK는 선두 타자인 정상호가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지만 임훈의 빗맞은 3루 쪽 타구가 2루 진루를 막으며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 되는 것은 아닌 가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사율이 던질 이유도 없는 1루 견제를 하다 2루까지 주자를 내보내는 상황은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을 만들어냈습니다.

SK는 대타로 최동수를 내보냈던 노장은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적시 2루타를 치며 경기를 4-5 한 점차까지 추격하며 마지막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타격감이 좋았던 정근우를 볼넷을 걸러내고 부진했던 박재홍을 선택했지만 우익수 안타에 홈까지 들어오지 못한 2루 주자로 인해 그들의 운명을 엇갈리고 말았습니다. 

대주자로 나선 신인 홍명찬을 우익수 이승화가 페이크 모션을 취하며 주춤거리게 만든 것은 오늘 경기의 마지막 분수령이었습니다. 만약 노련한 주자였다면 당연히 홈까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렇다면 경기는 동점으로 이어지며 SK의 대 역전극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롯데와의 경기에서 강점을 보였던 안치용은 내야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SK에게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듯합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SK의 4번 타자인 이호준과 롯데의 마무리 투수인 김사율의 8구까지 가는 승부는 결국 김사율의 승리로 끝나고 1점차 승리를 거둔 롯데는 다시 2위 자리를 탈환하며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미리 보는 가을 야구라는 타이틀답게 위기 상황과 기회들을 득점으로 이어가며 보여준 그들의 경기력은 악조건 속에서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수비과정에서 중견수 조동화가 중상을 입은 상황은 안타까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SK로서는 조동화의 중상은 더욱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고효준과 사도스키가 맞붙는 2차전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3차전의 무게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SK로서는 무조건 잡아야만 하는 경기이고 롯데로서는 두 번째 경기까지 잡게 되면 스윕도 가능해지기에 수요일 경기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과연 어떤 팀이 승리의 축배를 들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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