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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2011 플레이오프 3차전]이대호를 삼진으로 잡은 박희수, 이게 야구다

by 스포토리 201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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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양 팀에게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경기였습니다. 그렇기에 이 경기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었고 그런 부담은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롯데에게는 악재로 다가왔습니다. 초반 연이은 득점 기회에서도 점수를 뽑지 못한 롯데는 후반 SK의 힘에 밀리며 아쉬운 패배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SK의 관록이 패기의 롯데를 압도했다




단기전의 경우 경험의 힘은 의외로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결정적인 순간, 위기 상황에서 그 경험은 무한한 힘으로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빈번한 것이 중요한 단기전의 특성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롯데보다 SK가 조금은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고 3차전은 그런 경험의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사도스키와 송은범이 맞대결한 3차전은 양 팀이 1승1패를 기록해 1차전보다 더욱 중요한 3차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절대 밀려나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선발 투수들의 역할은 그 어떤 경기보다 중요했고 양 팀 투수들은 제몫을 완벽하게 해주었습니다.

경기는 1회부터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점차 투수전으로 흘러갔습니다. 롯데는 1회 2사 후 3번 타자 전준우가 안타를 치고 4, 5번 타자가 연속 볼넷을 얻으며 절호의 기회를 얻었지만 강민호가 3루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웠습니다.

2사이기는 했지만 만약 1회 점수를 뽑았다면 롯데로서는 승리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입니다. 1, 2회 사도스키는 SK 타선을 맞아 가볍게 연속 삼자범퇴로 잠재우며 절정의 순간을 만끽했습니다. 선발 사도스키의 공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았기 때문에 1회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허무한 3루 땅볼은 아쉽게 다가올 뿐입니다.

롯데는 2회에서도 선두 타자 황재균이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고 2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손아섭이 1루 땅볼로 물러난 상황도 아쉬움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3회에는 송은범의 변화구만 노리고 나온 롯데 타자들이 1사 후 이대호의 안타로 기회를 잡고 강민호가 사구로 나가며 다시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고 잔루만 양산한 롯데로서는 아쉬운 초반이었습니다.

연이은 득점 기회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한 롯데는 4회 1사 후 문규현이 볼넷을 얻어 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김주찬이 삼진을 당하고 2루 도루하다 아웃 당하며 기회가 다시 무산되는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던 김주찬이 오늘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사구 하나를 빼면 전혀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은 아쉽기만 합니다. 

연이어 기회를 잡지 못하던 롯데와 달리, 철저하게 사도스키에 눌려 있던 SK는 4회 말 최정이 볼넷을 얻어 나가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박정권의 2루 땅볼이 투수 사도스키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이 되며 조성환이 실책을 하는 상황은 결정적이었습니다. 

수비 실력이 좋은 조성환이 이런 실수를 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병살도 가능한 코스에서 실책으로 모두를 살려준 상황은 사도스키에게는 큰 압박으로 다가왔습니다. 4이닝 연속 득점 기회에서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하며 불안함을 주더니 실책까지 이어지며 무사 1, 2루 기회를 준 상황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안치용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최동수가 적시타를 치며 단 한 번의 기회에서 점수를 뽑아낸 SK는 이후 이 점수를 결승점으로 만드는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이어지는 기회에서 스퀴즈 실패(김강민인지 박정권의 실수인지 알 수 없지만)와 유격수 플라이로 더 이상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초반 경기를 지배하던 롯데는 4회 SK에게 점수를 내준 후부터는 반격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한 채 SK에게 끌려가는 경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SK 역시 후반으로 넘어서기 전에 추가점을 뽑아 안정적인 마무리를 해야만 했지만 만만찮은 롯데에게 쉽게 추가점을 뽑지 못하던 상황은 이어졌습니다. 

롯데가 오늘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도 있었던 마지막 기회는 8회였습니다. 선두 타자인 전준우가 안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고 타석에는 4번 타자 이대호가 들어섰다는 점에서 오늘 승부의 하이라이트는 이 지점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1-0의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다시 이대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주자를 늘려 홍성흔 등의 후속 타자와 대결하기도 힘겨운 SK로서는 중요한 승부를 결정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오프 불펜의 히어로로 떠오르고 있는 박희수는 거대한 산과 같은 이대호를 상대로 결정적인 삼진을 잡아내며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롯데의 기를 꺾어버렸습니다. 도망가는 피칭보다는 승부를 선택한 박희수의 도발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포 이대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버리는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투심을 결정구로 삼아 물러서지 않는 승부를 펼친 박희수는 오늘 경기의 일등공신이었습니다. 그의 투구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던 SK를 완벽하게 막아주며 귀중했던 3차전을 이길 수 있도록 결정적 수훈을 세웠습니다. 박희수가 마지막 위기였던 8회 중심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자, SK는 8회 말 공격에서 김강민의 2타점 적시타를 치며 3차전 승부를 마감지어 버렸습니다. 

만약 8회 롯데 중심타자와 맞선 박희수가 이대호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지 못했다면 승부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의 숨은 히어로는 당연히 박희수였습니다. 롯데의 상징인 이대호 선수를 프로 3년 차인 박희수가 잡아내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손꼽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승 1패로 앞서기 시작한 SK로서는 4차전 승부가 더욱 유리하게 되었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롯데가 과연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에서 3차전에서 불펜을 최소화함으로서 4차전 물량 공세로 롯데의 공격력을 막아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롯데로서는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야만 하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보여주었듯 결정적인 순간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한 타자들의 문제가 4차전에서도 고민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올 시즌 롯데를 상징하는 것은 막강한 타선이었습니다. 

어떤 투수가 나와도 기죽지 않고 엄청난 파워를 내세워 몰아붙이던 패기가 너무나 중요했던 3차전에서는 허무한 모습으로 다가오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짧게 던지기는 했지만 사도스키 이후에 4명의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올리고도 패배를 한 롯데로서는 4차전을 이긴다 해도 5차전이 염려되는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4차전에서는 부첵과 윤희상이 맞대결을 예고했습니다. 부첵이 1차전 결정적인 홈런을 맞으며 아쉬움을 토했지만 공 자체가 나쁘지 않았기에 롯데로서는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 듯합니다. SK 역시 지난 기아와의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보여주었던 윤희상이 최소 5회까지 최소 실점을 하며 막아준다면 4차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과연 어떤 팀이 웃을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관록과 패기의 대결에서 패기가 관록마저 무력화시키며 대 역전극의 서막을 써내려갈지도 기대됩니다. 2011 한국프로야구도 이제 몇 경기 남지 않았습니다. 과연 어떤 팀이 한국 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우승 팀 삼성과 대결을 펼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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