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 08:13

최강 맨시티 무너트린 지동원의 한 방, 이것이 축구다

올 시즌 최강자로 올라섰던 맨시티가 하위권 팀인 선더랜드에 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맨유가 리그 최하위에 무너지듯 맨시티 역시 선더랜드에 발목이 잡히며 11/12 시즌 EPL의 우승은 함부로 점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혼란을 만들어낸 지동원의 결정적 한 방은 축구의 재미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첼시와 맨시티 전에서 결정적 골을 넣은 지동원, 강렬한 인상을 남기다




맨시티로서는 선더랜드와의 경기는 무척 중요했습니다. 11일 동안 4 경기를 치러야 할 정도로 박싱데이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무난했던 선더랜드 전 승리가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리버풀과 연속 경기를 앞두고 있는 맨시티로서는 전날 패배한 맨유와 승점을 벌이기 위해서는 승리는 당연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살인적 스케줄을 위해 스쿼드를 반으로 나눠 출전한 경기였지만 선더랜드를 압도하며 경기를 이끈 것은 맨시티였습니다. 물론 벤트너가 조 하트 골키퍼와 1:1로 맞서며 첫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효과적으로 각도를 좁히고 나온 조 하트에게 막힌 장면이 90분 동안 선더랜드가 만들어낸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살인 일정을 감안해 맨시티는 콤파니와 레스콧으로 이어지는 중앙 수비를 두고 콜라로프와 사발레타를 포백 수비로 구축하고 데용과 투레, 배리, 나스리, 존슨의 미드필더 진에 제코 원 톱으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연속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선수 안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맨시티로서는 하위권에 처져있는 선더랜드에 맞는 최상의 조합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그런 만큼 경기를 지배한 이들은 맨시티였고 선더랜드로서는 홈구장에서 가지는 경기에서도 강력한 파괴력을 갖춘 맨시티를 압도할 수는 없었습니다. 시종일관 선더랜드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마지막 한 방이 터지지 않는 맨시티의 공격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효과적인 공격력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은 자연스럽게 아껴두었던 공격 자원들을 투입시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게로와 실바가 투입된 후반에도 맨시티의 공격은 불운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아쉽기만 했습니다. 골대를 맞고 나오고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들의 선방으로 좀처럼 골대를 열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후반 33분 벤트너와 교체 투입된 지동원은 승리를 위한 한 방보다는 밀리지 않게 경기를 마무리하겠다는 감독의 다짐과 같은 선택이었습니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말이 있듯 지동원이 결정적 한 방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보다 앞선 수비를 더욱 강화시키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지동원은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자신을 선더랜드로 불렀던 브루스 감독이 경질된 후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지동원은 신임 감독 앞에서 보란 듯이 극적인 골을 만들어내며 선더랜드 홈구장을 뒤흔들고 말았습니다. 90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두 팀은 추가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지동원과 세세뇽의 패스 워크가 환상적으로 이어지며 거짓말 같은 결승골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측면에서 서서히 맨시티 골대로 향하던 지동원은 세세뇽에게 패스를 하고 골 안쪽으로 빠져 들어가고 그런 틈을 노린 세세뇽의 패스를 이어받아 조 하트마저 제치고 골을 넣은 지동원은 영웅이 되었습니다.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렸지만 선심은 깃발을 들지 않았고 여전히 플레이 중인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킨 지동원은 져서는 안 되는 맨시티를 무너트리며 2012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버저비터 골로 불릴 수 있는 이 골은 잠잠하던 선더랜드 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최소한 비겨 승점 1점이라도 얻으려던 맨시티로서는 절망으로 이끌었습니다.

리그 두 번째 골을 넣은 지동원은 이 골로 인해 강팀 킬러라는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첼시 전에서도 종료를 앞두고 왼쪽 측면에서 절묘하게 차 넣은 골로 인상적인 리그 첫 골을 넣더니 맨시티 전에서는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면서 신임 마틴 오닐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지동원의 경쟁자인 코너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지동원이 좀 더 자주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골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는 없습니다. 전임 감독의 선수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던 지동원이 신임 감독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결정적인 한 방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큰 의미로 다가오니 말입니다.

선더랜드가 맨시티를 잡음으로서 EPL의 우승 전선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전날 같은 승점이었던 맨유가 꼴찌 블랙번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첼시마저 빌라에게 당하며 순위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맨시티가 선더랜드를 잡았다면 박싱데이에서 선두권을 굳히며 시즌 첫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동원의 이 한 방은 마지막 순간까지 리그 우승 팀이 어디일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스페셜 리스트로 자리를 잡게 된 지동원. 새롭게 부임한 마틴 오닐 감독 앞에서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멋진 골을 넣어 이후 경기에서 선발 출장이 유력해졌습니다. 선더랜드가 중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강력한 공격수가 절실한 상황에서 지동원의 활약은 마틴 감독에게도 단비 같은 존재였을 것입니다. 과연 지동원이 이 한 방으로 EPL에서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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