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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맨시티와 토트넘, 킹은 울고 발로텔리는 영웅이 되었다

by 스포토리 2012.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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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1위와 3위 팀과의 맞대결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초반의 어려움을 딛고 강력한 파괴력으로 언제든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선 토트넘과 힘겹게 1위 수성을 하고 있는 맨시티의 경기는 22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 중 하나였습니다.

토트넘, 킹의 마지막 순간 반칙이 승패를 갈랐다



1위를 지켜야 하는 맨시티와 중반을 넘어서며 우승을 넘보기 위해서는 꼭 이겨야만 하는 토트넘과의 대결은 시작과 함께 흥미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힘과 힘의 대결이라고 봐도 좋을 그들의 전반전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상위권 팀들의 높은 경기력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첼시가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과는 달리 맨시티와 토트넘은 강력한 힘과 균형 잡힌 팀워크로 상위 팀 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리버풀의 의외의 일격을 당하며 주춤하고 첼시가 전체적인 노쇠화로 좀처럼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토트넘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

전반전은 양 팀이 강력한 힘을 보여주며 어느 팀으로도 추가 기울지 않고 균형을 잡으며 경기를 보는 이들을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강력한 중원이 맞붙은 그들의 경기는 EPL 최고 수준의 경기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맨시티는 실바를 중심으로 배리, 나스리, 밀너가 나왔고 이에 맞서 토트넘은 모드리치, 베일, 반 더 바르트, 파커, 레넌이 중원을 지키며 허리 싸움을 펼쳤습니다. 실바와 모드리치라는 양 팀의 플레이 메이커의 싸움은 전체적으로 실바가 압도한 경기였습니다. 전반전 한 두 선수의 움직임보다는 빠르고 강하게 움직인 전체의 싸움이라고 봤을 때 팀들의 주고받는 경기력은 탐색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전반전은 홈 팀인 맨시티보다는 토트넘의 파괴력이 더욱 강력하게 다가왔습니다. 강팀들이 모두 탐내는 모드리치와 베일이라는 탁월한 존재들은 그 강렬하고 세밀함으로 맨시티의 수비를 뚫어냈고 그런 과정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맨시티의 공격진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반 아구에로와 제코가 서로 겹치며 중요한 상황에서 슛을 놓치거나 하는 모습은 답답할 정도로, 전반전만 놓고 보면 낙제점에 가까웠습니다.

제코가 토트넘의 수비수들인 킹, 에코토, 카불, 워커를 좀처럼 뚫어내지 못하는 모습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큰 체격에 발재간도 뛰어난 제코이지만 거친 몸싸움을 즐기는 영국 리그 선수들에게 자신에게 자주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기만 합니다.

전반전이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후반전은 서로의 틈을 노린 공격 축구의 재미를 마음껏 보여주었습니다. 기회를 먼저 잡은 것은 홈 팀인 맨시티였습니다. 전반과는 달리 실바의 슈퍼 모드가 본격적으로 보여 지며 토트넘의 수비를 농락하며 후반 11분 실바의 멋진 패스를 나스리가 논스톱 킥으로 골을 넣으며 팽팽한 균형을 완벽하게 무너트리고 말았습니다.

실바가 아니라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감각적인 패싱과 그동안 부진했던 나스리가 모든 아쉬움을 날리는 골을 넣으며 균형을 맨시티로 잡아갔습니다. 한번 균형이 무너지자 3분 후 바로 레스콧이 공을 가지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골로 2:0까지 차이를 만들며 완벽한 승리를 잡아가는 듯했습니다. 

토트넘이 강한 팀이라는 것은 2:0으로 진 상황에서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는 점이지요. 원정에서 홈 팀에게 2:0으로 몰린 상황에서 쉽게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추격을 했다는 점에서 올 시즌 강력해진 토트넘의 힘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후반 15분 카불의 롱패스를 사비치가 헤딩 실수를 하면서 데포에게 공을 내주며 추격 골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중앙선 가까이 나온 수비 라인으로 인해 뒤 공간이 완전히 빈 상황에서 사비치의 아쉬운 헤딩 실수는 콤파니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지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아직은 중앙 수비수로서 전체를 조율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라는 사실이 잘 증명되었지요. 더욱 레스콧과 골키퍼와의 긴밀한 소통 등에서 한계(물론 이런 부분은 실전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맨시티가 그랬듯 토트넘도 추가골을 넣은지 5분 만에 아크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넘겨준 레넌의 패스를 중앙에 있던 베일이 논스톱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넣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한 폭의 그림 같다는 진부한 표현마저 경이롭게 들릴 정도로 베일의 멋진 킥은 알아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했으니 말입니다. 

전반전 45분 내내 공방전만 펼치던 두 팀은 후반 단 9분 만에 4골을 주고받으며 자신들이 어떤 팀들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맨시티는 1위 팀 다운 공격력으로 앞서갔고 토트넘은 1위를 넘보는 3위 팀답게 곧바로 동점을 이뤄내는 장면은 최고였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동점으로 사이좋게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질 것으로 여겨졌던 양 팀의 운명은 추가시간이었습니다.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토트넘이었습니다. 잦은 실수를 보였던 사비치가 다시 실수를 하고 이를 놓치지 않은 베일이 원 톱 데포에게 완벽한 크로스 패스를 해주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친 상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공에 발만 닿았어도 골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이지요.

토트넘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자 맨시티는 주어진 추가시잔 4분이 다 되가는 시점 발로텔리의 페널티 박스 진입을 막던 킹이 무모한 태클로 페널티 킥을 선언당하며 모든 것은 종료되었습니다. 완벽하게 발로텔리의 발을 잡아 챈 파울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침착하게 골로 연결한 발로텔리에 의해 맨시티는 너무나 중요했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고 11/12시즌 우승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맨유가 아스날을 잡으며 승점은 동일하게 유지되었지만 빅4 중 가장 강력하게 우승을 위협했던 토트넘을 맞이해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더욱 팀의 주축인 야야 투레와 콤파니가 부재한 상황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토트넘을 잡았다는 것은 이후 경기에서도 선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승점 3점 이상의 가치를 얻은 중요한 승리였습니다. 

맨시티가 막강한 팀 구성을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나스리가 살아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중원 장악력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야야 투레가 아프리카 네이션컵으로 빠진 공백이 너무 크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실바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너무 커지고 그에게만 집중되는 상황은 팀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뛰어난 중원 플레이 메이커 영입을 고려해 볼만 합니다. 배리나 데 용이 야야 투레의 빈 공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맨시티의 힘겨움은 시작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수비가 다른 EPL 팀에 비해 강력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주전과 비주전과의 차이는 명확하고 그런 실력 차는 결국 오늘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콤파니가 부재한 상황에서 맨시티의 수비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지난 경기에서도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은 맨시티의 고민입니다. 레스콧의 경우 다혈질 성질로 불안을 잉태하고 있고 좌우 풀백 역시 뭔가 아쉬움을 지속적으로 전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수비라인에 대한 점검 역시 필요한 맨시티입니다. 

확실한 공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제코가 시즌 초반 보여준 폭발적인 득점력이 실종되었다는 점 역시 맨시티의 고민입니다. 득점 머신이었던 테베즈가 이미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상황에서 아구에로와 발로텔리만 믿을 수 없는 맨시티로서는 공격력을 책임질 선수에 대한 그리움도 커질 듯합니다. 큰 키에 현란한 개인기까지 가지고 있지만 거친 태클에 속수무책인 제코가 EPL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맨시티의 공격력은 무뎌질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1, 2위 팀인 맨시티와 맨유가 사이좋게 승리를 거두며 승점 차는 여전히 3점차로 누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끈질기게 추격하던 토트넘이 맨시티에 일격을 당하며 주춤하고 4위 첼시가 무기력한 모습으로 좀처럼 우승 경쟁에 뛰어들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어처구니없는 패배를 당한 리버풀이나 맨유에게 다시 패배를 당한 아스날 역시 우승 혹은 빅4 진입을 위해서는 남은 경기 획기적인 변화를 주지 않으면 힘들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첼시의 경우 빅4에서 탈락할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점에서 겨울 이적 시장이 잠기기 전까지 선수 보강에 힘써야만 하는 당위성이 주어진 22 라운드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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