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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월드컵

대한민국 닥공 축구와 1박2일 듀엣, 최종전 티켓을 만들어냈다

by 스포토리 201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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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동 이장이 위기의 대한민국 축구를 살려냈습니다. 엉망으로 무너지며 최종 예선 진출도 어려울 듯 보였던 대표 팀이 닥공 축구를 앞세워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최종 예선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후반 포워드 4명을 포진하는 적극적인 공격축구로 위기의 대한민국 축구에 즐거움을 심어주었습니다.

최강희 닥공 축구와 1박2일 듀엣이 일냈다





봉동 이장 최강희 신임 대한민국 감독은 전북 축구로 만들어낸 닥공 축구를 대표 팀으로 가져와 멋지게 적용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축구팬들에게 열정적인 환호를 받았던 최강희 감독의 축구는 국내 리그 중심의 선수들로도 충분히 강한 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쿠웨이트는 한 달 동안 오직 대한민국과의 경기를 위해 모든 것을 맞췄습니다. 오래 전부터 중국으로 건너와 시차 적응을 위해 경기가 열리는 저녁 9시에만 경기를 하면서 철저하게 대비를 해왔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상반된 모습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로 인해 혼란은 가중되었습니다. 수장이 바뀌면 스타일에 따라 대표 팀은 전혀 다른 모습을 가져갈 수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도 상존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감각적인 슛으로 첫 골을 성공시킨 이동국 골을 넣고 포효하는 모습/연합뉴스

최강희 감독이 전북을 이끌며 특유의 닥공 축구로 리그를 지배하고 AFC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제 대회에서도 그 실력이 검증될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팀 경기인 축구에서 감독이 중간에 교체되어 새롭게 정비를 하는 경우 많은 누수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런 불안함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캡틴이었던 박주영이 소속팀인 아스날에서 좀처럼 활약을 하지 못하며 벤치 신세에 머물며 대표 팀 승선도 불투명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대표 팀에서 유독 활약을 하지 못하던 이동국이 스승인 최강희에 의해 어떤 식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이런 의문들은 전반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그대로 재현되며 과연 최소한 무승부라도 해도 최종예선에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우려로 다가왔습니다.

전반 독하게 마음먹고 공격 축구로 나선 쿠웨이트는 자국에서 가졌던 1차전과는 달리 수비진들마저 중원 쪽으로 올리며 철저하게 득점을 노리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최종 공격수인 알무트와와 알술라이만이 한국 수비진을 농락하며 강력한 공격력을 보이며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들은 대단했습니다. 28분 경 환상적인 이동국의 패스를 받아 슛을 날렸던 한상운의 공격이 전반전 대한민국이 보여준 최고의 장면이라 볼 수 있듯 전반전은 쿠웨이트가 압도적으로 경기를 지배해나갔습니다.

알 에브라힘과 주마의 스피드와 중거리 슛들은 우리 팀에 위기를 불러왔고 연습 시간이 태부족이었던 대표 팀은 박주영과 이동국이 포지션이 겹치며 좀처럼 원활한 공격 루트를 개척해내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열흘 정도 발을 맞춘 대표 팀은 짧은 연습 기간이 가져온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전체적으로 패스 워크가 원활하지 않았고 콜 플레이도 잘 되지 않아 어수선한 모습을 계속 노출하며 팀워크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예상보다 강렬했던 쿠웨이트의 공격 앞에 허술하게 무너지는 수비 라인은 자주 위기를 만들어냈고 중원 장악에 실패한 대표 팀은 공격 라인에서도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전반전을 겨우 실점 없이 막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후반 들어서도 시작과 함께 쿠웨이트의 알술라이만이 골대 앞으로 많이 전진해있는 정성룡을 의식한 중거리 슛이 골포스트를 맞는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쿠웨이트가 운이 좋았다면 이는 골로 연결이 되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다면 오늘 경기는 어떻게 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쿠웨이트의 공격이 끝난 후 최강희 감독은 첫 번째 교체 카드로 후반 6분 무거웠던 김두현을 빼고 기성용을 투입했습니다.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화려하고 강한 축구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상암구장이 자신의 홈구장이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는 남달랐을 듯합니다. 기성용이 투입되며 대표 팀 축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 둘을 두고 중원에 공격형 미드필더 셋을 둔 한국의 포메이션은 기성용이 들어서면서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띠게 되었습니다. 전반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던 이근호는 후반 들어 더욱 왕성하게 쿠웨이트 수비진을 괴롭히며 한 방을 노렸고 중원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던 이동국은 계속해서 쿠웨이트 문전을 괴롭혔습니다.

전반 좋은 오버래핑과 슛 감각을 보여주었던 한상운을 장신 스트라이커인 김신욱과 교체 투입하며 첫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이동국과 이근호의 호흡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 골은 이동국이 측면에 있던 이근호에게 볼을 넘기고, 중앙으로 쇄도하자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쿠웨이트 수비진과 김신욱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이동국 쪽으로 흘러나오자 지체 없이 왼발 슛으로 쿠웨이트 골문을 뚫어버렸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활발한 모습을 보였던 이동국과 이근호는 후반전에도 여전히 활발한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 내며 상암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전반에 이어 후반 시작과 함께 실점 위기에 빠졌던 대표 팀은 일본에서 돌아와 올 시즌 울산에서 뛰게 될 이근호와 전북의 상징이 된 이동국이 멋지게 합작품을 만들어 내주었습니다. 두 선수가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 함께 출연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호흡이 방송에서 보인 족구에서 이어진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기 내내 그들의 호흡은 최고였습니다.

1-0으로 균형을 무너트린 대표 팀은 이후 주도권을 쥐고 쿠웨이트 문전을 위협하는 공격 축구를 이어갔습니다. 후반 25분경 문전 경합에서 흘러나온 공을 수비수 최효진이 문전에 있던 이근호에게 연결했고, 침착하게 이를 골로 연결시키는 과정은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2-0이 되면서 쿠웨이트 선수단은 정신력까지 붕괴가 되며 거칠게 나와 논란을 만들었고 이런 거친 무 매너 경기는 결국 끝까지 이어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경기를 뒤집을 수는 없었습니다. 위기의 대표 팀을 맡아 열흘 동안의 훈련으로 중요했던 최종전을 멋지게 승리로 이끈 최강희 감독의 닥공 축구는 대단했습니다. 적극적인 공격 축구는 그동안 수비 위주의 축구로가 주는 답답함을 떨쳐버리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점에서도 성공적이었습니다.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이근호/연합뉴스

이동국이 진정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음을 증명해주었다는 점(완벽한 부활이라고 하기에 아쉬운 부분들이 많기는 했지만)도 큰 소득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표 팀에 뽑혀서도 제대로 출전이 보장되지 않아 서운할 수밖에 없었던 이동국은 자신의 스승인 최강희로 인해 축구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짜릿한 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동국과 함께 대표 팀에서 멀어졌었던 이근호가 활발한 공격력으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닥공 축구로 거듭난 대표 팀으로서는 최종예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4명의 강력한 공격 라인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 명 배치해 포백 라인을 보완하는 형태는 큰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37살의 노장 김상식이 7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활약하며 최종 수비 라인과 최전방 공격 라인까지 쉼 없이 오가며 다양한 형태의 공격 루트를 개척하고 쿠웨이트의 공격의 맥을 끊어내는 장면은 대단했습니다. 대표팀의 승리의 숨은 공신은 김상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의 활약은 최고였습니다. 닥공 축구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수비가 탄탄해야 하고 수비와 공격 라인을 연결하는 중원의 힘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김상식은 중요한 존재로 다시 떠올랐습니다.

위기의 한국 축구는 국내리그에서 최고의 스타로 자리 잡은 최강희의 닥공 축구로 되살아났습니다. 답답한 공격으로 한숨만 나게 했던 지난 경기들과 달리, 좀 더 짜임새 있는 팀워크로 공격 축구의 재미를 만끽하게 했다는 점에서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방식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최강희 감독이 최종 예선에서 계속해서 대표팀을 맡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했던 한 경기를 위해 모두가 꺼리던 감독직을 맡아 가장 짜릿하게 성공적으로 수행한 최강희 감독으로 인해 최종 예선 역시 그가 대표 팀을 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수비 불안이나 팀워크에 대한 문제들은 연습 기간이 충분히 확보되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4-2-3-1의 닥공 축구는 매력적인 한국 축구의 완성형으로 다가옵니다. 6월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전열을 가다듬어 최종 예선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축구가 과연 리그에서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되었던 '닥공 축구'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트랜드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기대됩니다.

공격이 곧 수비라는 명언을 그대로 적용하며 국내 리그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최강희 호가 과연 최종 예선에서도 이런 닥공 축구로 브라질 월드컵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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