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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삼성vs기아, 2연패 한 기아 우승이 아니라 꼴찌를 고민할 때다

by 스포토리 201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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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12-3으로 대패한 기아는 다시 연패에 빠지며 좀처럼 5할 승부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보여준 기아의 실력이 처참할 정도라는 점입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보였던 소사가 1회부터 무너지며 기아의 우울함에 정점을 찍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기아, 우승이 아니라 꼴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꼴찌였던 한화가 독기를 품고 2위 팀 롯데에 연승을 이어가는 동안 기아는 한없는 몰락으로 연패를 당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7, 8위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기아의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1회 시작과 함께 2번 박한이의 안타를 시작으로 4안타, 1사사구를 묶어 3실점을 하며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2회를 안타 하나를 내주기는 했지만 잘 잡아내더니 3, 4회 연속으로 2실점씩을 하며 완벽하게 무너지며 오늘 경기는 초반 쉽게 결정이 났습니다. 

 

소사는 4이닝 동안 80개의 투구로 7안타, 4사사구, 2삼진, 7실점을 하며 시즌 2패째를 당했습니다. 소사의 피칭이 다른 날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구속은 여전히 빨랐고 변화구 역시 크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은 소사에 대한 분석을 완벽하게 해왔지만 그에 대응하는 기아는 변화에 속수무책이었다는 점입니다. 

 

소사가 형편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첫 번째 문제는 상대가 이젠 소사를 완전 분석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기아의 포수가 1군 리그를 풀타임으로 첫 소화하고 있는 송산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상대 타자들의 성향과 움직임들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곧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소사를 분석하고 적응하려 노력하는 삼성 타자들을 역 이용해 막아내지 못하고 수를 계속 노출시키며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기아 벤치에서 소사와 함께 송산도 일찍 교체한 이유도 바로 이런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미 주전 포수 두 명이 모두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유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포수란 단순히 투수의 공을 받고 2루로 도루하는 선수를 막아내는 역할이 전부가 아닙니다.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처하고 수 싸움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는 지능이 필요한 자리라는 점에서, 경험이 미천한 포수들의 한계는 곧 팀을 위태롭게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기아만 만나면 힘을 얻는 삼성은 초반부터 쉽게 기아 마운드를 공략하며 2루타 3개와 홈런 2개를 몰아치며 13득점을 하면서 쉽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에 반해 기아 타선은 초반 3득점을 하기는 했지만 산발적인 점수였고, 추가점을 뽑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타선의 응집력이 무너지며 대량 득점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거듭되며 완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테이블 세터로 나선 김원섭과 김선빈이 4안타를 만들어냈지만 중심 타선을 구축한 최희섭과 이범호가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무기력한 공격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투타의 엇박자만이 아니라 타순에서도 이렇게 불협화음이 심하게 난다는 점에서 기아의 문제는 의외로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초반 의외의 모습으로 큰 힘이 될 것 같았던 최희섭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체력적인 문제가 너무 일찍 찾아오며 정상적인 타격 감각을 찾지 못하고 허망한 삼진이나 힘 빠진 외야 플라이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기아로서는 답답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희섭이 뒤늦게 합류하기는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에 합류해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았다는 점에서, 이렇게 빨리 낙오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력 훈련 등에서 아쉬움들이 있기는 했지만 차분하게 몸을 만들고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1군에 합류한 만큼 단단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4월말과 5월 중순까지였고 급격하게 떨어진 타격 페이스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아에게 더욱 큰 문제는 고군분투하던 이범호까지 타격 페이스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좀처럼 자신 앞에 타자가 나가지 못해 팀 공헌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범호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가 오늘 경기에서 홈런을 치기 위해 풀 스윙을 하는 모습에서 그의 강박증을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완벽하지 않은 몸이라는 점에서 그의 스윙이 홈런이 되지 못하고 외야 플라이로 모두 잡힌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최악의 홈런 가뭄에 쌓인 기아에서 그 가뭄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이범호의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한 것은 그가 아니라면 그 역할을 대신할 선수가 현실적으로 전무하다는 깨달음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순위로 영입되어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던 김주형은 9년이 지나도록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희섭을 대신해 나온 그는 가운데 직구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루킹 삼진을 하는 무기력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타선에서 자신감이 전혀 없다는 점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지금 이 상황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잘 깨닫지 못한 것이 아니라면 그의 재능은 이제 소멸이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드웨어만 본다면 당장이라도 한 해 홈런 30개 이상씩은 때려낼 것으로 보이는 김주형이지만 말입니다.

 

나지완의 부진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 역시 타격 솜씨는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타격 지능은 아쉬움으로 남으니 말입니다. 현재 기아의 전력으로는 우승을 노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최소한 6월부터는 그 가능성을 보였어야 하지만 6월 들어 더욱 침체된 팀 전력은 우승이 아니라 꼴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기아로서는 현재 구축된 전력을 철저하게 해체해서 새로운 전력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자의든 타의든 그런 변화가 시작되기는 했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도발적인 변화가 요구 되는 시점이 아니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우승에 대한 집념을 버릴 수는 없지만 현재 기아 선수들의 불협화음이 단순히 선수 개개인이 가진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들의 정신적인 측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식의 연패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13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5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퀄리티스타트를 보이는 동안 형편없는 승수를 보인 기아로서는 그 원인과 문제가 무엇인지는 명확합니다. SK와의 인천 경기에서도 보여졌듯 타선의 안정감이 현격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기아가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의 각성입니다.

 

이준호, 한성구, 윤완주, 이호신 등이 신인으로서 기아 타선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아직 이들에게서 완벽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풀 타임 소화를 해 본적이 없는 이들이 기아를 이끌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기아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중심타선이 힘을 가져야만 합니다. 테이블 세터가 부진하더라도 중심 타선에서 큰 것 한 방씩이 터져 준다면 경기의 흐름은 단숨에 바뀔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홈런이 사라져 버린 기아로서는 중요한 순간 타점으로 이어지는 경우의 수가 한없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장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저 심리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꿀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아에게 절실한 홈런이 언제나 터지기 시작할지는 기아의 상승세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범호가 의도적으로 스윙을 하며 홈런 감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을 보면 수요일 경기에서 이범호의 홈런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합니다. 기아가 꼴찌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연패 경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팀을 상대로 약세를 보이는 것도 벗어나야만 우승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과 롯데에게 약한 기아는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아야만 할 것입니다.

 

기아를 제물로 2연승을 한 삼성은 단숨에 5할 승률을 만들고 5위까지 치고 올라갔습니다. 기아가 주춤하는 사이 한화는 롯데를 상대로 2연승을 하며 기아와의 경기차를 3게임으로 줄였습니다. 이는 이번 주 경기 결과에 따라 기아와 한화의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삼성과 롯데 6연전에서도 그랬듯 패배를 당하던 상대 팀들이 기아를 만나 기사회생한 것처럼 이번 리턴 매치에서도 이미 삼성은 기아를 통해 부진을 씻어내고 있습니다. 한화를 상대로 연패에 빠진 롯데 역시 기아와의 주말 3연전을 스윕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특정 팀에 약한 기아가 과연 이번 주 지옥과도 같은 시리즈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느냐는 우승이냐 꼴찌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기로가 될 것입니다.

 

서재응을 이번 주 등판에서 쉬게 하고 수요일 경기에 양현종을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으로 기용했습니다. 과연 양현종이 초반 흔들리지 않고 기아의 연패를 끊어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롯데에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여 왔던 기아의 에이스 윤석민이 과연 그 징크스를 이겨낼지도 걱정입니다. 투구 폼마저 흐트러지며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윤석민이 위급한 상황에서 롯데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장기적인 강팀으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겪어야만 하는 시련일 것입니다. 그동안 이름값으로 경기를 하던 기아가 철저하게 실력으로 승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신규 코칭스태프들의 다짐은 먼 미래를 보면 기아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것입니다. 부상의 여파가 크게 작용하기는 했지만 기존의 선수들에 의지하지 않고 과감하게 가능성 있는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기아는 올 시즌보다는 내년 시즌 더욱 강력한 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올 시즌을 그저 버릴 수는 없는 것이겠지요. 신구 조화를 통해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기는 방법들을 스스로 찾아가는 호랑이들의 모습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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