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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넥센, 충격적인 패배 기아 삼류 팀으로 전락했나?

by 스포토리 201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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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을 할 말 없게 만든 경기. 13-0이라는 치욕스러운 결과를 받아든 수장이 할 말이 없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시작과 함께 무너진 소사와 중요한 순간 터지지 않는 타선의 문제가 하나로 모여 넥센에게 장단 19안타로 13실점이나 한 기아는 한순간 삼류 팀으로 전락한 느낌입니다.

 

총체적 난국 해법은 선수 스스로에게 있다

 

 

 

 

오늘 경기의 패인은 찾기도 힘듭니다. 뭐 여러 요인들이 이 경기 하나에서만 드러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꾸준하게 재기되어왔던 문제가 모두 모여서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베테랑 포수 부재는 곧 상대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약점을 보였고, 타점을 뽑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허망한 범타로 물러나는 기아 타자들의 모습은 그들이 과연 우승을 11번이나 했던 전통의 호랑이들인지 의심하게 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무너졌던 소사에게 이번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지난 경기가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문제로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등판은 하루를 더 쉬도록 배려를 한 등판이었지만 그는 1회부터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소사의 볼 스피드는 150km를 넘었고 슬라이더나 다른 변화구들 역시 크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높이가 높은 곳에서 형성되었고 가운데로 몰리는 공들이 많았다는 점은 문제였습니다. 여기에 송산 포수가 넥센 타자들을 읽어내고 역으로 이용하는 수 싸움에서 완벽하게 패하면서 1회부터 대량 실점은 나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1회에만 5개의 안타, 사구 하나를 묶어 5실점을 한 기아는 이내 모든 것을 포기한 느낌까지 전해주었습니다. 1회 문제의 시작은 정수성의 유격수 땅볼을 김선빈이 실책을 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실책 이후 무리한 송구는 정수성을 2루까지 내보내게 되었고 이는 곧 평범하게 끝날 수 있는 이닝을 복잡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급격하게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소사는 넥센 타자들의 재물이 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1회 5실점을 한 후 2회 시작과 함께 선두 타자 이범호는 안타로 나가고, 최희섭이 몸에 맞는 볼로 진루하며 무사 1, 2루라는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나지완은 적시타를 때려내지 못하고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이범호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3루까지 달리며 득점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는 점이 반가운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김원섭이 1사 1, 3루 상황에서 투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친 순간이었습니다. 외야 플라이 하나만 때렸어도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허망한 병살은 현재의 기아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한때 기아 공격의 첨병 노릇을 하던 김원섭이 최근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그것도 꾸준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습니다. 다섯 경기에서 16타수 4안타를 치고는 있지만 타점은 안타 없이 나온 희생 플라이 하나가 전부이고 타점으로 이어지는 안타를 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의 타순이 뒤로 밀린 이유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1회 5득점을 한 넥센은 타선은 2회에는 3루타와 홈런까지 곁들이며 단숨에 8-0까지 달아나며 오늘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가운데로 몰리고 수 싸움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상대 타자들을 이겨낼 방법은 없습니다. 그저 휘두르면 맞는 수준의 투구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소사의 문제는 심각함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강한 직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투구가 스트라이크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곧 가운데 부분으로 몰리는 공들이 많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치기 좋은 볼을 많이 던져주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소사가 국내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2스트라이크 이후 타자들을 현혹할 수 있는 유인구가 절실해 보였습니다. 소사의 구위가 크게 나빠진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렇게 무참하게 무너지는 이유를 단순히 포수의 투수 리드로만 돌릴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소사는 오늘 경기에서 3이닝 동안 55개의 공을 던져 9안타, 1사사구, 2삼진, 7실점을 하며 시즌 3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경기의 부진에 이어 2경기 연속 초반 몰락과 대량 실점이 하나의 공식이 되었다는 점에서 다음 경기도 크게 낙관하기는 힘겨워 보입니다. 이미 소사에 대한 분석이 끝난 팀들에게 소사 공략법은 넥센이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는 소사가 더욱 잘 알고 있을 듯합니다. 

 

소사가 초반 대량 실점으로 무너진 것과 달리, 밴 헤켄은 6이닝 동안 93개의 공으로 5안타, 2사사구, 1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올렸습니다. 오늘 경기로 9개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밴 헤켄은 넥센에서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밴 헤켄이 완벽한 투수는 아니지만, 지능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사와는 많은 비교가 되었고 이는 곧 소사가 배워야 할 점이기도 합니다.  

 

넥센은 유재신을 제외한 모든 타자들을 안타를 만들어냈고 다섯 명의 타자들이 타점을 만드는 등 고른 활약을 보였습니다. 더욱 네 명의 타자들이 모두 3타점씩을 올리며 그저 중심 타자 한 두명이 아니라 넥센을 이끄는 선수들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음은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넥센이 시즌 시작 전 평가와 달리, 이렇게 대단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단단해진 마운드와 함께 박병호와 강정호라는 절대 강자가 기지개를 편 이후부터입니다. 더욱 최고의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으면서도 아쉬움을 주었던 강정호가 올 시즌 완전하게 만개하며 폭발하고 있다는 점이 넥센 상승세의 원동력일 것입니다.

 

올 시즌 기아 팀 전체 홈런보다 많은 17 홈런을 기록하고 있고 0.355의 고타율에 46타점, 45 득점에 13 도루까지 기록하고 있는 강정호는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2006년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강정호는 2009년 히어로즈 시절 처음으로 23개의 홈런을 쳐내며 홈런타자로서 가치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홈런 수가 줄어들고 수비 불안에 타율까지 떨어지며 반짝 활약을 끝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하며 명실상부 넥센의 중심타자이자 리그를 이끄는 핵심 타자로 성장했다는 점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넥센은 자연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손쉽게 지배하는 경기를 했고, 기아는 주어진 득점 상황에서 무기력한 타격으로 득점에 실패한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당연히 결과는 참혹한 수준으로 남겨졌고,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을 만큼 무너진 기아로서는 이런 상황들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4, 5월 부진의 경우 이미 예상된 수순이었기에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정상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던 6월 더욱 참혹한 기록들을 양산해 내고 있다는 점은 올 시즌 상위권 도약이 힘들 수도 있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번 주 넥센과 엘지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기아의 상위권 도약은 힘들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기아가 11번 우승을 차지한 명문이기는 하지만 2005년과 2007년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최근 기아의 전력이 과거 프로야구를 호령하던 호랑이의 모습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운 좋게 2009년 우승을 하기는 했지만 이후 다시 큰 폭으로 추락한 기아가 과연 명가 재건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6월 경기마저 불안함으로 이어진다면 선 감독은 결단을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팀 리빌딩을 위해 순위를 포기하고 다음 시즌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꾀해야 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한 번의 투수 로테이션을 쉰 서재응은 더욱 큰 짐을 지고 마운드에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과연 노장 서재응이 에이스마저 무기력해진 기아에서 확실한 스토퍼로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기아로서는 선수 개개인이 현재의 모습을 자각하고 분노해야만 할 것입니다. 현재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경기는 프로의 모습도 과거 11번의 우승을 한 명문가의 모습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선수 개개인이 분발하고 자각하지 않으면 현재의 부진이 반등할 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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