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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vs넥센, 박병호 결승타 기아의 총체적 난국 끝이 안 보인다

by 스포토리 201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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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한 기아로서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마운드부터 타석까지 뭐 하나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해법조차 떠오르지 않는 기아의 모습은 답답할 정도입니다. 믿었던 서재응이 무기력하게 물러나고 대타 김주형은 그 좋은 기회에 파울 플라이로 끝내는 이 답답한 경기력에 끝이 어디일지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심판들의 오심 퍼레이드와 뭘 해도 안 되는 기아

 

 

 

 

화요일 경기에서 완봉패를 당했던 기아는 수요일 타격코치를 2군으로 보내고 수석코치인 이순철을 타격 코치도 겸하게 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에이스인 윤석민마저 2군으로 내리며 일주일을 쉰 서재응에게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노장이면서도 책임감이 강한 서재응이 이 부진을 끊어주기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기아의 1회 공격은 전날의 패배를 설욕하기라도 하듯 활발하게 시작했습니다.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개인 통산 200호 도루를 기록하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선빈이 볼넷을 얻어나가고 김원섭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믿었던 이범호가 허무하게 3진으로 물러나며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최희섭이 다시 볼넷을 얻으며 기회를 연장한 기아는 안치홍의 3루 강습 타구를 유재신이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하며 단숨에 2-0으로 기아는 리드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기아가 1회 공격에서 2점을 뽑기는 했지만 자력으로 점수를 뽑지 못하고 상대 실책으로 점수를 뽑았다는 점은 아쉽기는 했습니다. 충분히 기회는 있었지만 상대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무득점으로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행운이기는 했지만 기아로서는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2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넥센의 1회 공격부터 불안한 피칭을 보였습니다. 선두 타자인 장기영에게 안타를 내주고 이택근의 적시타로 1실점을 하며 초반 리드에도 불구하고 불안함이 기아를 지배해갔습니다. 2, 3회 기아의 타선이 침묵을 하는 동안 넥센은 매 이닝 점수를 뽑으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습니다.

 

3-2로 뒤진 기아는 4회 공격에서 1사 후 나지완이 볼넷을 얻어나가서 과감한 도루와 함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리는 믿기 힘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습니다. 이후 송산의 밀린 타구가 안타가 되며 동점을 만든 기아는 이용규의 안타와 도루로 만들어진 2, 3루 기회에서 김선빈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5-3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진에 빠져있던 기아가 거구 나지완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와 연속 안타 등을 통해 단숨에 역전 시키는 과정은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흥분도 잠시 4회 넥센 공격에서 서재응은 8, 9번 타자인 최경철과 지석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팀 공격에서 역전을 시키고 넥센 타순이 하위 타선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해주었다면 기아에게도 승리할 가능성은 높았습니다. 하지만 서재응이 연속 안타를 내주며 4회 넥센이 곧바로 5-5 동점을 만들어 버리며 기아의 상승세는 단숨에 꺾이고 말았습니다.

 

서재응은 3이닝 동안 66개의 투구로 8안타, 1사사구, 3삼진, 5실점을 하며 시즌 3패째를 기록했습니다. 스토퍼가 되기를 바랐던 팀이나 팬들에게 서재응의 투구는 아쉬움만 가득했습니다. 상대를 압도하는 구속도 아니었고 정교한 제구력도 생각보다는 밋밋했다는 점에서 그의 투구는 넥센 타자들에게는 가벼운 배팅 볼 투수처럼 다가왔습니다.

 

기아의 공격력이 답답한 것은 동점을 내준 후 맞이한 5회 공격에서 1사 후 최희섭이 볼넷을 얻어 나가고, 안치홍이 2루타를 치며 1사 2, 3루가 된 상황이었습니다. 힘이 빠진 넥센의 선발 김영민이 더 이상 던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1사 2, 3루라는 절대적으로 기아에 유리한 상황에서 넥센의 한현희는 침착하게 나지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전타석에서 타점을 올렸던 송산을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해버렸습니다.

 

기아로서는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무기력한 타선은 더 이상 역전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선발에 이어 등판한 넥센의 한현희는 기아 타선을 농락이라도 하듯 무기력하게 만들며 승리의 발판을 만드는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기아의 아쉬운 공격은 8회에도 이어졌습니다.

 

선두타자인 나지완이 볼넷을 얻고 희생번트와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까지 진출한 상황에서 이용규가 몸에 맞는 볼과 도루로 2사 2, 3루를 만들어 다시 한 번 역전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선빈은 3볼 낫싱에서 어이없게도 투수 앞 땅볼을 치며 그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볼넷을 얻을 수도 있는 기회였고, 좀 더 기다리며 한 수를 노려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투수앞 땅볼 하나는 기아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 씁쓸했습니다.

 

8회 기회를 놓친 기아는 9회에도 다시 기회를 잡았습니다. 2사 후 이기는 했지만 최희섭이 우중간 2루타를 때리자 넥센은 곧바로 마무리 손승락을 올려 안치홍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며 기아를 압박했습니다. 나지완이 교체된 상황에서 윤완주를 그대로 출전시킬 수 없었던 기아는 한 방이 있는 김주형을 교체했지만 결과는 1루 파울 플라이였습니다.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 연속해서 이어졌지만 마지막 결정적 한 방을 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득점 기회를 놓친 기아의 패배는 당연해 보였습니다.

 

기아 불펜에서 믿을 수 있는 유일한 투수인 박지훈에게 50개가 넘는 투구를 시킬 정도로 승리가 간절했던 기아는 9회 이택근의 2루타와 박병호의 결승타로 다시 넥센에게 경기를 내주며 절망스러운 패배를 안고 말았습니다. 충분히 이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기지 못하는 기아의 문제는 백방이 무효인 상황입니다. 선수 스스로 자각 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작전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경기의 흐름을 끊어 놓았던 심판의 명백한 오심 2개는 아쉬웠습니다. 3회 기아의 공격에서 1사 2, 3루 상황에서 안치홍의 3루 땅볼이 1루 송구가 되는 사이 김원섭이 무리하게 홈으로 쇄도하자, 박병호는 지체 없이 공을 잡자마자 홈으로 송구해 실점을 막아냈습니다. 홈에서는 명백한 아웃이었지만 1루에서는 루도 밟지 않은 박병호의 수비에 아웃을 외친 1루심으로 인해 경기는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우선 김원섭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문제였지만 만약 1루심의 오심이 아니었다면 경기 흐름은 어떻게 될지 몰랐으니 말입니다.

 

7회에는 넥센이 오심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서건창이 볼넷을 얻어나가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하고 폭투로 볼이 빠진 사이 3루로 내달린 상황에서 벌어진 오심은 3회 기아의 오심과 동일했습니다. 서건창은 능숙한 동작으로 3루에 안착했지만 심판은 아웃 판정을 했습니다. 이범호가 서건창을 태그하지도 못했는데 아웃 판정이 나는 이 황당한 상황으로 인해 넥센은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습니다.

 

그나마 심판 변명이라도 해준다면 3루심의 경우 서건창과 이범호의 뒤에 위치해 있어 정확한 태그 상황을 보지 못하고 공이 도착한 시점과 슬라이딩 과정을 종합해 판정을 했다는 점에서 오류가 나올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1루심의 오심의 경우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었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같은 오심이지만 전혀 다른 오심이기도 했습니다.

 

심판들의 오심이 경기를 씁쓸하게 했지만 뭘 해도 되는 넥센은 승리를 얻어냈고, 뭘해도 안 되는 기아는 그 좋은 기회들을 모두 놓치고 3연패의 부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3연패라는 기록이 문제가 아니라 기아 팀 전체가 응집력이 떨어지고 개개인이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 빠진 것처럼 경기를 한다는 점이 큰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이범호는 경기 흐름을 결정지을 장타를 노리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조급함이 경기의 맥을 끊었고, 6월 들어 존재감이 0에 가까워진 김원섭의 무기력은 끝이 없습니다. 그나마 이용규가 조금 살아나고 최희섭이 2루타 2개를 몰아치며 장타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시작했다는 것이 위안이 되는 경기였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기아는 앤서니를 마운드에 올리고 넥센은 김병현이 국내 복귀 후 처음으로 기아와 대결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과연 기아는 스윕을 당하지 않고 광주 홈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고향 팀인 기아를 상대로 김병현이 부진을 씻어낼지 아니면 마지막 보루처럼 여겨지는 앤서니가 상대 성적에서도 좋았던 넥센을 꺾고 영웅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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