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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프로야구 10구단 승인보다 1군 진입 시기가 중요하다

by 스포토리 2012.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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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드디어 10구단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동안 반대를 하던 재벌 중 삼성이 여론 악화를 우려해 찬성으로 급선회를 했다고 하니 말입니다. 신생 구단 출범 자체를 반대해 온 롯데만이 무조건 반대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기에 10구단 체제는 가능해질 듯합니다.

 

10구단 승인보다 중요한 것은 1군 진입 시기다

 

 

 

 

9구단이 된 NC의 경우 우여곡절 끝에 2013년 1군 진입이 확정되었습니다. NC 창립을 반대하던 롯데는 1군 진입 시기에 대해서도 여러 반대 의견들을 많이 내놓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9구단 참가의 전제 조건이었던 10구단 역시 찬성으로 기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1군 진입시기가 되었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 창단은 6개 구단이었습니다. 이후 1986년 빙그레가 신규 참가하며 7개 구단 체제로 흘러간 프로야구는 1991년이 되어 쌍방울이 참여하며 8개 구단 체제로 구축되었습니다. 비록 기업부도로 인해 쌍방울이 SK에 매각되기는 했지만 8개 구단 체제가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MBC가 엘지로 현대가 넥센으로 바뀌는 변화를 겪기는 했지만 본질인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10구단 체제가 된다고 해도 롯데나 몇몇이 주장하며 프로야구의 몰락이 올 것이라는 기우는 접어도 좋을 듯합니다.

국내 시장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10구단 체제로 발전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여전히 성공적인 수익 모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구단을 늘리면 이런 부채는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주장들이기 때문입니다. 700만 시대를 넘어 1,000만 시대가 와도 가난한 구단 살림이 나아질 것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놓친 것은, 그들이 미국 프로야구의 경제성을 단순화시켜 국내에 비교를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내는 재벌 기업들이 사주가 되어 프로야구를 운영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매일 쏟아져 나오는 자사 브랜드 노출이 얼마나 대단한 광고 효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는 합니다. 월요일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치러지는 경기에 수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운집하고 다음 날이면 온갖 미디어에 자사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도배되어 나오는 상황은 그들이 매월 수천억의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보다 큰 광고효과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합니다.

 

돈에 대한 집착이 남다른 재벌들이 여전히 프로야구에 손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광고효과에 만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어떤 방식으로도 만들어낼 수 없는 특별한 광고효과는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닌 기업 브랜드를 관중들과 일체화시켜 거대한 기업 팬 층을 구축해낸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광고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로야구 이사회에서 9구단 신규 참가를 논의하면서 10구단도 함께 고민한 이유는 원활한 리그 운영 때문이었습니다. 홀수제로 운영이 되면 현재와 같은 주 6일 경기는 힘들어 집니다. 전체적인 경기 수가 줄어들고 경기 역시 팀별로 일주일에 4일 정도 경기를 하게 되는 상황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기형적인 리그가 오랜 시간 고착되면 팀의 전력만이 아니라 팬들의 기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기형적인 홀수 체제가 아니라 짝수 체제로 팀이 운영되어야 함은 8개 구단 구단주 모두 동의한 사안들이었다는 점에서 10구단 창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1군 진입 시기입니다. 현재로서는 일부 구단에서 조건부 승인을 이유로 10구단의 1군 진입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10구단이 2014년 1군 진입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구단들이 큰 결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런 부담을 지지 않고 10구단을 2016년 정도에나 1군 진입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그 기간 동안 파행되는 리그 운영은 의외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좀 더 잘 준비된 상황에서 리그 운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 역시 간과될 수는 없습니다.

 

대의명분과 달리, 과연 10구단을 맡을 튼실한 기업 참여가 가능할 것인가란 의문도 크게 다가옵니다. NC에 반대를 한 롯데의 가장 큰 주장은 돈 벌이가 시원찮은 기업의 참여는 곧 과거 부도로 프로야구 해체 위기를 가져왔던 시절과 같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프로야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단은 6개 정도 밖에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곧 재벌이 아니면 프로야구는 운영될 수 없다는 독선적인 입장과 다름이 없습니다.

 

넥센이 비록 부자 구단은 아니지만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프로야구를 단순히 재벌들의 놀이터로 인식하는 시각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프로야구는 그저 재벌들을 위한 광고장으로 변모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재정적 규모와 야구에 대한 열정만 높다 면 10구단의 모기업으로서 문제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10구단 후보지로 논의된 수원과 전북 역시 건실한 기업들과 이미 이야기를 마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어 10구단 발표만 나면 곧바로 추진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수원보다는 전북이 더욱 적극적으로 10구단 발표만 나면 기업 공개를 하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더욱 수원이 수원 구장을 리모델링하겠다는 것과 달리, 전북은 2만 5천석 규모의 신규 구장을 건립하고 25년 동안 운영 권리를 신규구단에게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더욱 수도권 집중을 버리고 지역 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전북에 유치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에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기도 합니다. 물론 수원이라는 수도권 지근거리의 지리적 조건과 경기도민들의 염원들을 생각해보면 수원 역시 만만찮은 유치 후보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선수협이나 일구회 등에서는 당연하게도 프로야구 10구단 체제를 찬성하고 있습니다. 야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프로야구 구단이 늘어나는 것 외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구단 규모로는 더 이상 야구 저변이 늘어날 수는 없다는 것이 현실이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신생 구단 건립임은 자연스럽습니다. 

 

물론 1군 무대만이 아니라 2, 3부 리그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일본의 실업인 야구처럼 야구를 하는 이들이 프로야구는 아니더라도 생활 야구인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인드래프트 제도의 변경도 절실합니다. 

 

꼴찌 팀이 다음 해 신인드래프트에서 무조건 1번을 가지게 되는 현행 방식은 후반기 경쟁에서 뒤쳐진 팀이 의도적으로 꼴찌 경쟁을 위해 패배하는 경우들이 늘어나며 프로야구 전체의 재미를 반감시키고는 했습니다. 현재 준비 중인 5~8위 팀 중 추첨을 통해 1순위를 선정하는 방식은 최소한 일부러 꼴찌를 하려는 의도적 태업을 사라질 수 있게 해줄 듯합니다. 

 

2010년부터 바뀐 신인 전면 드래프트에 대한 반론이 만만찮은 상황에서 다시 연고지역 1차지명제 부활에 대한 의견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두 제도는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어느 편을 들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연고지역 1차지명제도가 중요했던 것은 이는 곧 지역 학생 야구가 탄탄한 지원 속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지역 연고는 야구 자원이 부족한 지역으로서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될 수밖에는 없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지역 연고제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도 문제일 것입니다.

 

10구단 창단과 1군 진입 등도 문제이지만 학생 야구의 저변 확대와 실업야구의 안정화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한 프로야구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천만 관중 시대를 앞둔 프로야구가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프로야구 구단만이 아니라 프로야구 인프라 자체가 안정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전북과 수원, 수원과 전북의 장외전이 본격적인 경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KBO의 10구단 승인이 중요합니다. 이미 준비를 마쳤다는 두 지역이 본격적으로 10구단의 실체를 드러낼 수 있도록 10구단 승인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단순한 구단 수 늘리기에 집착하지 않고 야구 저변 확대와 탄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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