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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박태환은 왜 집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것인가?

by 스포토리 2012.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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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이 오심으로 얼룩져 논란 올림픽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의 쾌거는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자 도마에서 양학선은 대한민국 체조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메달리스트들을 강제 귀국 연기는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오지 못하는 이 선수들, 과연 무엇을 위한 강제 귀국 연기인가요?

 

단순한 쇼를 하기 위해 급한 치료가 필요한 선수들마저 붙잡는 대한체육회

 

 

 

 

 

지난밤에는 대한민국 체조 역사를 새롭게 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자 도마에서 최고점으로 기록되어 있는 '양학선' 기술을 만들어 홀로 그 기술을 쓸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남자 도마의 양학선 선수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과 함께 완벽한 모습으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김종현은 마지막 한 발로 인해 역전하며 은메달 수상을 한 사연도 흥미로웠습니다. 런던 대회에서 가장 큰 효자 종목이 된 사격은 마지막 경기인 소총 3자세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는 그대로 결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양학선은 금메달을 따자마자 그의 힘겹고 어두웠던 어린 시절이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아무런 돈도 들지 않는 학교 운동장 철봉이었다는 이야기는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어쩔 수 없이 놀기 시작한 그 철봉이 현재의 양학선을 만들었다는 점은 흥미로우니 말입니다.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만 할 수 있는 최고 난이도 '양학선 기술(양1)'을 만들어낸 그는 이번 금메달로 전설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힘겨움을 넘어서 거둔 성과였다는 점에서 그의 대한민국 체조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딴 그는 칭찬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한 때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던 복싱은 이번 올림픽에 단 두 명의 선수만이 출전할 정도로 쇄락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도 사라지고 비인기 종목이 되어 서러움을 받아야 하는 스포츠가 된 복싱은,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과 한순철 선수가 전부였습니다.  

 

올림픽 개최 전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세계 랭킹 1위인 신종훈이었지만, 지난 5일 16강 전 경기에서 불가리아 알렉산드로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마지막 회에 안정적인 점수 지키기가 패인이 되며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남겨진 유일한 복싱 대표 선수인 한순철은 후배의 염원을 이어가기라도 하듯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 가이브나자로프를 꺽고, 준결승에 올라가며 동메달을 확보했습니다. 리투아니아의 페트라우스카스를 꺽으면 결승에 올라갈 수 있는 그는 부인과 어린 딸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직 군대에 가지 않은 그가 군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금메달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부인과 어린 딸을 두고 군대에 갈 수 없는 부정은 결과적으로 절박함을 부여했는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가는 군대를 피하기 위해 열심히 했다기보다, 자신만 보고 있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했던 한순철의 힘겨운 도전은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행복한 소식과 달리 레슬링 그레꼬로만형 60kg급에 출전한 정지현 선수는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4강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이 논란은 상대가 아제르바이잔 선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제레슬링연맹(FILA)에 연간 수백만 달러를 후원하는 이가 바로 아제르바이잔 석유재벌이라는 점에서 지난 5일 그레꼬로만형 55kg 준결승에서 패한 최규진 선수와 함께 억울한 판정을 받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합니다.

 

런던 올림픽이 유독 오심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런 식의 억울한 판정들은 많은 이들을 우울하게 만들 뿐입니다. 4년이라는 긴 시간을 노력 해 얻은 이 소중한 기회를 오심으로 날려버려야 한다는 그 허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가 되니 말입니다.

 

이런 오심과 함께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대한 체육회의 황당한 행동들 때문입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메달리스트들에게 강제 귀국 연기를 시켜 관제행사에 동원했던 그들이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동일한 행동을 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메달리스트들의 귀국을 막고 폐막식과 함께 귀국해 준비된 행상에 참여하라는 대한체육회의 강압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범이나 송대남은 즉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하루 빨리 귀국해 정확한 검진과 치료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부상만이 아니라 올림픽 출전과 성과를 위해 4년 동안 모든 것을 버리고 집중했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막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잘못된 행동입니다. 수영에서 두 개의 은메달을 딴 박태환의 경우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훈련 때문에 집에 머문 기간이 1년에 보름도 채 안 된다고 합니다. 

 

"1년 동안 해외에서 훈련만 했다.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경기를 마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애절한 박태환 선수의 바람을 거부한 채 오직 자신들이 준비한 행사에 참석해야만 한다는 고집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선수단 본단은 13일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출발해 14일 한국에 도착한다. 메달리스트들에게는 본단과 함께 귀국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공항에서 간단한 입국 환영회를 가진 뒤 방송국으로 이동해 해단식과 환영행사를 할 계획이다"

 

산하단체에 공문을 보내 메달리스트들을 귀국하지 못하도록 강제한 그들이 준비한 것이라고는 입국 환영회에 방송국에서 하는 해단식과 환영행사입니다. 부상 치료가 절실하고 훈련으로 떨어져 있던 가족들과 재회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을 강제로 막아서며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그저 보여주기 위한 쇼라는 점은 허탈하게 합니다.

 

누구를 위한 환영회이고 무엇을 위한 방송 출연인지 알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공항에서 그들 스스로 규정하듯 간단한 입국 환영회는 없어도 상관없을 것입니다. 방송국과 약속이 잡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방송 출연은 적당한 날짜를 잡아 메달리스트들을 출연시키는 방법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고작 이런 것을 위해 4년 동안 고생한 선수들을 억압하는 대한체육회는 과연 누구를 위한 체육회인지 의문만 드네요. 2008 베이징 올림픽 때에도 비난을 받았던 그들이 이번에도 동일한 쇼를 하기 위해 선수들을 강압적으로 규제하고 귀국을 막아서는 모습은 황당할 뿐이네요.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하루 빨리 귀국을 종용하고 집에 가고 싶어 하는 메달리스트들은 강제로 귀국을 막는 이 황당한 해프닝은 오직 관료주의의 결과로 밖에는 볼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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