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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손영민 임의탈퇴와 이용규 맹장염 수술, 프로야구 선수와 극단적인 명과 암

by 스포토리 201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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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 만취 운전으로 사고까지 낸 기아의 불펜 투수 손영민이 임의탈퇴를 당했습니다. 당연한 수순이었고 이후에도 그의 기아 복귀는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점에서 그의 모습을 프로야구에서 찾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 이용규는 맹장염으로 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경기 뒤 복통을 호소해 병원 검진 결과 맹장염이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급하게 수술을 해야만 했습니다.

 

프로는 자신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무대이다

 

 

 

 

 

프로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그들이 받는 연봉입니다. 물론 이런 금전적인 비교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가치척도가 되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높은 연봉을 받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프로선수는 수없이 많은 땀을 흘리고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값진 결과입니다.

 

손영민은 이미 후반기 1군 복귀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존재였습니다. 결혼 전의 문제까지 언급할 수는 없지만, 결혼 후에도 바람 끼는 여전했고 임신 중인 아내를 폭행한 사건은 대중들을 경악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기아 팬들은 손영민에 대해 구단에서 처리를 하도록 요구하기도 했지만 그는 다시 마운드에 섰습니다.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선수에게 기회를 준 기아였지만 팬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논란 속에서도 마운드에 복귀한 그였지만, 이번에는 경기가 있는 주중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그것도 모자라 지인의 차를 타고 만취 운전을 해서 사고까지 낸 손영민은 최악이었습니다.

 

더욱 기아가 최근 보인 경기력 저하와 정신력 해이 등 다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팀의 주축 불펜 투수 중 하나인 손영민이 이런 추태를 보였다는 사실은 어떤 식으로도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수많은 야구 선수들이 부러워하는 프로선수로서 자신의 역할은 그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평소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 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손영민의 추태는 비난받아 마땅했고, 임의탈퇴를 결정한 기아 구단의 발 빠른 행보는 칭찬받아 마땅했습니다. 2009년 기아 우승에 큰 공헌을 하면서 기아의 주축이 되었던 손영민. 하지만 그에게 더 이상의 기회가 찾아오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취임하면서도 말했지만, 유니폼을 벗고 있을 때도 야구선수라는 신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중하고 있어야 할 상황에 음주운전까지 했다니 안타깝다"

 

선동열 감독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자중하고 있어야 할 상황에 음주운전까지 한 멘탈부재 선수를 중요하거나 기다릴 이유가 없으니 말입니다. 7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프로야구라는 점에서 이런 문제를 지닌 선수가 설 자리는 더 이상 존재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손영민의 추태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이용규를 보면 확연하게 다가옵니다. 경기 중 고통을 참았던 그가 복통을 호소하고 병원을 찾아 맹장염이라는 판단을 선고 받았을 때 그의 한 마디는 왜 그가 대단한 선수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일단 참고 시즌이 끝난 뒤에 수술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맹장이 잘못되면 복막염이 되어 죽을 수도 있는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참고 뛰겠다는 이용규의 발언은 강한 의지가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강한 집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그 보다 프로선수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이용규의 강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술을 받고 아무렇지도 않게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은 집념이 강한 이용규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오는 22일 목동 넥센 전부터는 출전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이용규의 열정은 대단하기만 합니다. 2009년 WBC에서 도루하다 헬멧이 깨진 사건은 유명한 합니다. 그의 야구에 대한 독기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그 헬멧만으로도 충분히 상징적으로 다가오니 말입니다.

 

"맹장수술을 받았는데도 본인이 뛰겠다며 내일부터 바로 합류하겠다고 저런다. 정 그러면 비행기를 타고 일단 합류하라고 했다"

 

선동열 감독에게 이용규 같은 선수는 보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올 시즌 유일하게 자신의 몫을 해낸 선수가 이용규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시즌 내내 꾸준하게 경기에 나선 이가 이용규였습니다. 그런 그가 프로 선수로서 강한 의지를 보이며, 투혼을 불사르는 모습이 반가울 수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정신력을 시작으로 무너져버린 기아의 미래는 바로 이용규처럼 프로선수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독한 용기일 것입니다. 경기를 앞두고 만취해 교통사고를 내는 손영민과 맹장수술을 받고도 바로 복귀하겠다는 이용규. 둘의 차이는 프로선수로서 야구에 대한 열정의 차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차이는 두 선수의 운명을 갈라놓았다는 점에서 많은 것들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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