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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대호 만루 홈런이 양현종과 서재응을 갈랐다

by 스포토리 201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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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4회에만 점수를 뽑을 수 있는 규정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전날 경기에서도 4회에 폭발하며 6득점을 하더니 토요일 경기에서도 롯데는 4회 약속이라도 하듯 8득점을 뽑으며 경기를 완전히 뒤집어버렸습니다. 비슷한 경기 진행과정에서 양현종과 서재응을 가른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이대호 만루포, 전준우 솔로 홈런과는 달랐다




기아와 롯데의 사직 3연전은 비슷한 상황들을 만들어가며 1승씩을 나눠가졌습니다. 전날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용규가 안타로 기회를 만들고 이범호가 적시 안타를 쳐서 첫 득점을 올리는 과정은 전날 경기와 동일했습니다. 서재응과 송승준이 선발로 나선 두 팀의 대결은 전직 메이저리거 출신들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흥미로운 매치 업이었습니다.

양현종의 6실점 승리투수vs서재응의 조기 강판

서재응은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공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핀 포인트 제구력이 갖춰지지 못하며 난타를 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서재응의 오늘 경기가 바로 그랬습니다. 130km 중반의 직구와 커브볼만을 들고 롯데의 강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3회까지 제법 안정적으로 상대 타자들을 상대하던 서재응은 타순이 한 번 돌고 난 뒤부터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홍성흔부터 시작해 단타들이 이어지며 무사 만루를 만들더니 황재균의 적시타로 추격하는 1득점을 한 롯데는 문규현의 높이 뜬 공을 유격수 김선빈이 처리하지 못하고 동점을 내줘야만 했습니다.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2-3 역전을 허용하더니 박정훈의 안타와 손아섭의 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다시 1사 만루가 된 롯데는 이대호가 들어서서 서재응의 초구를 받아쳐 승부의 쇄기를 박는 만루 홈런으로 오늘 경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낮게 형성되는 공들을 노리듯 받아치는 롯데 타자들로 인해 제대로 타자 공략을 못하던 서재응과 차일목 배터리는 이대호에 맞서 가운데 낮은 체인지업을 첫 구로 던졌고, 이를 노리고 들어선 이대호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전날 경기와 너무나 닮아 있는 진행 상황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서재응이 잘 막아내던 롯데 타선이 4회 갑자기 폭풍이 몰아치듯 기아 마운드를 공략하는 과정은 당혹스러울 정도였습니다. 3 1/3이닝 동안 70개의 투구로 10안타, 3사구, 1삼진, 8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던 서재응은 완벽하게 롯데에 농락당했습니다.

문제는 결정구가 한정되어있는 서재응의 투구 패턴을 롯데 타자들이 3이닝 동안 완벽하게 파악했다는 점입니다.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외에는 상대 타자를 현혹할 수 있는 공을 보여주지 못한 서재응으로서는 한 타순이 돌아간 이후에는 더 이상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반응하지 않는 타자들로 인해 볼이 남발되고 그러다 보니,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덤빌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들은 롯데 타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패턴을 읽힌 상황에서 투수 공략은 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전날 양현종을 공략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패턴 공식을 숙지하고 노리며 들어선 타선에 무차별적으로 공략을 당한 기아 배터리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기아 포수인 차일목의 머릿속에 들어선 것처럼 요구하는 공들을 노려 치는 모습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벤치에서 서재응을 마운드에서 내리면서 포수도 함께 교체한 이유도 투수리드에서 문제점이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상대 타자들의 습성을 읽고 대처해나가야 할 포수가 타자들에게 밀리는 상황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하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지요.

양현종이 전날 4회 6실점을 하면서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홈런의 차이가 중요하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서재응과는 달리 양현종의 구질은 롯데 타자들을 압도할 수준이었다는 점입니다. 4회 수 싸움에서 진 상황에서 롯데에 당했지만, 5회부터 7회까지 양현종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롯데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에서 서재응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상대를 압도할 수 없는 구질로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이 재앙이었다면 송승준은 타선의 도움으로 안정을 찾으며 시즌 3승째를 올렸습니다. 1회부터 실점을 하며 매 이닝 위기를 맞이했지만 4회 터진 롯데의 타선으로 인해 안정적인 투구를 하며 위기를 이겨내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전직 메이저리거라고는 하지만 국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이들 두 투수의 맞대결은 흥미요소로 작용하지 못하고 롯데의 마법이 걸린 4회 타선만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대호의 홈런vs김주형의 홈런

양현종을 흔들었던 전날 4회 공격에서 전준우의 선제 솔로 홈런이었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4회 나온 홈런은 모든 것을 종결하는 이대호의 만루 홈런이었습니다. 이는 양현종과 서재응을 극명하게 갈라놓는 홈런이 되어버렸습니다.

실투에서 나온 두 개의 비슷한 홈런이 주자 유무에 따라 두 투수를 갈라놓은 셈이지요. 타자일순하며 몰아친 롯데의 4회는 만루 홈런만 나오지 않았다면 승패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경기였습니다.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언제든지 추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기아 타선으로서는 4, 5점 정도는 쉽게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이대호의 만루 홈런은 기아의 추격의지를 소진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전날 경기에서 이대호가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지만 이 한 방으로 연패를 당할 수도 있는 팀을 승리로 이끌며 4번 타자의 위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서재응의 투구 패턴을 완벽하게 읽고 나온 그에게 초구는 홈런을 치라고 던져준 공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가운데에서 떨어지는 폭도 적었던 체인지업은 이대호에게 만루 홈런을 선사했고 기아에게는 전의를 불사를 틈도 주지 않는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폭풍처럼 몰아쳤던 4회가 끝나고 5회 초 기아는 이용규와 김원섭의 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들며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지만 중심 타선이 무력하게 물러나며 추격 가능성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5회 1점이라도 올렸다면 어쩌면 전날 경기처럼 기아의 역전승이 가능했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지요.

무기력하게 밀리던 기아에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김주형이 전날에 이어 오늘도 홈런을 날렸다는 점입니다. 거포로서 가능성만 인정받았던 그가 어제 역전 스리런에 이어 관중석 상단을 맞추는 커다란 홈런으로 기아 팬들에게 위안을 남겼습니다.

비록 이대호의 만루 홈런에 비해 영양가는 떨어졌지만 김상현이 무력한 상황에서 김주형이 대항마로 떠올랐다는 점은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초반 점수를 벌릴 수 있었던 3회 만루 찬스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는 장면은 그가 왜 2군으로 내려가야만 하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친 그를 지속적으로 5번 타자로 중요하는 한 기아로서는 상대를 압도하며 효과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힘들 듯합니다.

연습과는 달리 경기에 들어서면 홈런만을 노리는 그의 타격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먹잇감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주형을 5번으로 올리고 임한용과 신종길(혹은 윤정우)을 중요하며 패기 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현재 기아에게는 더욱 의미 있을 듯합니다.

차일목 포수의 리드 역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전날에 이어 4회 롯데에 집중적으로 공략 당했다는 점에서 포수의 리드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이닝을 경험하고 투수의 패턴을 모두 읽힌 이후에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은 차일목 포수의 능력이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4회 서재응과 함께 차일목을 교체한 이유도 포수의 리드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기 때문이지요. 벤치에서 서재응을 좀 더 빨리 교체했으면 어땠을까 란 생각도 하게 하지만 선발로 내세운 이상 믿을 수밖에는 없었다고 보여 집니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공을 보유하지 못하고 매덕스 같은 화려한 기교와 제구력까지 갖추지 못한 서재응으로서는 향후 선발 등판이 쉽지 않을 듯합니다.

기아가 다시 연승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한 야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4회 연속으로 롯데에게 당한 기아로서는 원인을 확실하게 분석하고 일요일 경기에 나서야만 할 것입니다. 로페즈가 선발로 나서는 만큼 당연히 차일목이 포수 자리에 앉을 텐데 지난 두 경기와 마찬가지의 투수 리드를 한다면 롯데와의 일요일 경기에서도 4회 매직은 일어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롯데로서는 4회 이후에는 득점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몰아치는 것은 능하지만 추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은 롯데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롯데가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4회 매직이 아니라 매 회 득점을 할 수 있는 끈끈하게 지속적인 공격력을 선보여야만 합니다.

로페즈와 고원준이 맞붙는 일요일 경기에서도 롯데가 4회 매직을 부리며 기아에게 승리를 얻을지 아니면, 기아가 저주와 같은 4회를 무사히 넘기며 사직 원정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갈지 기대됩니다. 아쉬움이 많은 토요일 경기였지만 여전했던 이용규와 이범호의 타격감과 터지기 시작한 김주형의 홈런은 일요일 경기에 대한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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