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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4연승 이끈 이범호 3타점, 이범호의 기아가 되어간다

by 스포토리 2011.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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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올 시즌 처음으로 4연승을 이끌며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믿음이 안 가는 팀 전력은 끈질긴 승부를 벌이는 팀에게는 언제든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다가옵니다. 돌아온 이용규와 든든한 4번 타자 이범호가 기아의 4연승을 이끌었습니다.

2011 시즌, 이범호의 기아가 되어가고 있다




트레비스와 페르난도가 맞붙은 오늘 경기는 투수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점쳐졌습니다. 하지만 1회부터 마지막 9회까지 투수들이 위기 속에서 어떻게 탈출하느냐가 관건이 된 경기였습니다. 그만큼 투수들이 힘겨운 승부를 벌일 정도로 타자들이 활발한 경기였다는 의미이지요.


1회부터 양 팀 투수들은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나마 트레비스는 운이 따른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첫 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던 페르난도는 두 번째 등판 경기인 기아 전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1회 말 첫 타자 이용규에게 안타를 맞고 2, 3번 타자를 연속 볼 넷으로 내주며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다시 4번 타자인 이범호에게도 포볼을 내주며 오늘의 결승타점을 헌납했습니다. 김상현이 희생 플라이로 2-0으로 앞서간 기아는 거기까지였습니다.

제구력이 전혀 안 되는 페르난도를 맞아 1회부터 완벽하게 경기를 제압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2점 밖에 뽑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현재 기아 타선의 한계이자 문제점입니다. 시작과 함께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해 힘겨워 하는 투수에게 집요한 공격을 통해 자멸할 수 있도록 몰아가는 것이 강팀의 공격이라면 기아는 스스로 타자들이 죽음을 선택하며 페르난도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듯한 무심한 타격으로 기회를 무산시켜버렸습니다. 

2회 말에도 이용규의 안타에 이어 김선빈의 2루타가 이어졌지만 이용규가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홈에서 아웃이 되며 아쉬움을 전해주었습니다. 3회 말에도 이범호의 안타에 이어 김상현의 3루 강습에 이은 차일목의 적시타로 3-0까지 달아났지만 후속타자들이 기회를 더 이상 만들지 못하고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쳤습니다.

4회 말에서 1사 만루 찬스에서 4번 타자 이범호가 깨끗한 2타점 2루타로 5-0까지 앞서가며 대량 득점을 다시 노릴 수 있었지만 기아의 타선은 무기력하게 김상현과 차일목이 말도 안 되는 공에 삼진을 당하며 또 다시 대량 득점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제구력이 전혀 되지 않는 페르난도는 5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6안타, 8사구, 4삼진, 5실점, 4자책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패전투수가 되었습니다. 8개의 사구가 말해주듯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은 페르난도를 도와준 것은 두산 타자들이 아니라 기아 타자들이었습니다. 

홈런 성 파울볼을 치고 나서 바깥쪽으로 멀리 빼는 공을 몸을 날리며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김상현의 모습은 그가 왜 최악의 페이스인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직구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가운데 직구를 휘둘러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김주형은 자신에게 주어진 절호의 찬스를 끝내 살리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만약 기아 타자들이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의 흐름을 읽으며 페르난도를 공략했다면 그를 상대로 최소한 8점 이상의 득점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루상에 14명이 나가 있었는데 5득점에 그쳤다는 것은 그 만큼 기아 타선이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테이블 세터였던 이용규, 김선빈이 집요하게 투수를 흔들었고, 김원섭과 이범호가 중심 타선에서 제몫을 해주는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이 조금만 도움을 주었다면 오늘 경기는 원사이드 게임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자 두산은 6회 김동주의 부상으로 교체된 이원석이 투런 홈런을 트레비스에게 빼앗으며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볼이 많고 공이 높게 제구가 되었던 트레비스는 아쉬움이 많은 투구를 선보이며 조금씩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완봉 승을 거두고 연이어 호투를 펼치던 그의 모습을 오늘 경기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5와 2/3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져 7안타, 2사구, 1홈런, 7삼진, 3실점을 한 트레비스가 두산이 아닌, 강팀과의 대결이었으면 상당히 많은 실점을 할 수밖에 없는 투구였습니다. 

트레비스 뒤를 이은 손영민이 7회 왼손 타자 세 명을 모두 삼진 처리하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언더 핸드 투수로서 왼손 타자들에게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2점차까지 추격한 두산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왼손 타자들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상황은 아쉽기만 합니다.

7회 말 무사 1, 2루라는 절호의 찬스에서 대타 작전이 실패하고 두산 포수인 용덕환의 투혼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기아는 8초 1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곽정철이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원섭의 2루타로 한 점을 달아난 기아는 9회 김현수의 희생타로 한 점을 만회한 두산을 6-4로 이기며 기분 좋은 4연승을 기록했습니다. 

승운이 없었던 트레비스에게는 시즌 2승째를 선물했고 팀은 16승 16패로 승률 5할로 복귀하며 부산에서 롯데 전을 대비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득점 찬스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불안한 계투 진으로 인해 기아가 완전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이용규가 안타 두 개를 뽑아내며 부상 이후 빠르게 실전에 적응을 완료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오늘 기아가 뽑은 6점의 절반인 3타점을 홀로 책임진 이범호의 존재감은 더욱 대단해져가기만 합니다. 김상현이 3루 강습 안타 두 개를 뽑아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허망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범호라는 존재는 기아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현재의 기아 타선에서 이범호를 뺀다면 어떤 상황이 될까를 생각해보면 그의 존재감은 한 없이 높아집니다. 이범호의 기아가 되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몫을 다해주는 이범호가 없었다면 기아가 5할 승부를 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이범호 없는 기아는 한화와 유사한 승률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기에 이범호를 둘러싼 한화와 기아의 모습은 무척이나 비교될 뿐입니다.

오늘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임한용의 발견은 기아로서는 행복한 일일 겁니다. 빠른 발을 이용해 넓은 수비를 하는 그는 안정적으로 외야를 맡으며 투수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있습니다. 타선에서도 아직 적응이 완료되지 않아 화려한 타격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 1루까지 뛰는 모습에서 패기와 근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임한용이 올 시즌 꾸준하게 경기에 참여하게 된다면 기아는 이용규, 김선빈, 임한용이라는 최강의 준족들을 거느린 팀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여전히 아쉬움이 많은 기아가 전통의 라이벌 롯데와 2말 3연 전을 시작합니다, 타격이 살아나고 있는 롯데와 막강 선발진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는 기아의 대결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한 게임차로 앞서있는 기아가 주말 3연전을 통해 게임차를 늘려갈지 아니며, 롯데가 역전을 해 중위권으로 도약할지 기대되는 맞대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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