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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장성호 역전 투런 홈런이 완벽했던 리즈를 울렸다

by 스포토리 2011.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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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리즈는 오늘 최고였습니다. 한화를 맞이해 초반부터 빠른 공을 주무기로 날카로운 코너워크로 타자들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이에 맞선 한화의 양훈 역시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혼신의 투구를 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호쾌한 타격으로 오늘 역시 타격전이 될 것이라 봤지만 리즈와 양훈은 투수전의 묘미를 그대로 보여주며 경기를 압도해나갔습니다.

올 시즌 최고의 모습 보인 리즈, 9회 한 방에 무너졌다




초반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하지만 4회가 넘어가며 실점을 하는 리즈는 불안전하 선발투수였습니다. 시범경기에서 160km가 넘는 공을 던져 화제가 되었던 그는 구속을 낮추고 코너워크에 집중하며 볼 스피드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150km가 넘는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였습니다.

미완의 대기라고 불러도 좋을 양훈에 비해 리즈가 오늘 경기를 압도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 전날 최진행이 3타석 연속 홈런을 날리고도 조인성의 추격 홈런과 박경수의 역전 만루 홈런으로 경기를 내주었던 한화로서는 전열이 흐트러지며 오늘 역시 무력하게 LG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했습니다.

작년부터 이어지던 LG전 7연패의 사슬을 끊고 싶었던 한화로서는 올 시즌 최악의 부진 속에서 이는 요원한 일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빠른 볼을 한화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리즈에 끌려가며 좀처럼 공격을 하지 못하던 한화는 초반부터 위기에 빠져들었습니다.

1회 이대형이 포볼이 얻어 나가 빠른 발을 이용해 3루까지 내달려 LG에게 초반 득점 기회를 가능하게 했지만 양훈이 효과적이 투구로 마무리하며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2회에도 조인성에게 1사 3루타를 얻어맞으며 다시 한 번 위기에 빠졌습니다. 2사 1, 3루까지 몰린 상황에서 어제 만루 홈런을 친 박경수마저 포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에 처했습니다.

양훈은 스플리터로 이대형을 삼진으로 낚으며 다시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힘겹게 투구를 하던 양훈은 4회 말 이병규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오늘 경기 첫 실점을 했지만 강력한 LG를 맞이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해주었습니다.

5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져 5안타, 3사구, 4삼진, 1실점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내려온 양훈은 큰 뭐하나 내세우기 힘든 한화에게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양훈에 이어 나온 박정진의 호투가 한화가 역전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해주었습니다. 

작년 한화의 구세주로 활약했던 박정진이 올 시즌 큰 위력을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위기에 빠진 한화를 다시 한 번 구원하는 존재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3이닝동안 54개의 투구를 하며 10명의 타자를 맞아 안타 하나만을 맞으며 LG 타선을 틀어막아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었습니다. 


한화 투수진들의 역투에 고무되었는지 침묵으로 일관하던 한화는 9회 1사 2루 찬스에서 리즈에게 오늘 두 개의 삼진을 당했던 장성호가 거짓말 같은 투런 역전 홈런을 쳐냈습니다. 올 시즌 최다 투구를 하며 첫 완봉 완투승을 노렸던 리즈는 밋밋한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며 통한의 홈런을 맞고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홈런이 승패를 가르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이병규의 솔로 홈런과 장성호의 역전 투런 홈런이 팽팽하던 투수전을 마무리했습니다. 리즈는 9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 3사구, 9삼진, 2실점을 하며 장성호의 홈런 한 방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경기를 했던 리즈로서는 3승이 아닌, 4패째를 당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만 했습니다. 

만약 어제와 같이 득점지원이 따라주었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을 텐데 리즈로서는 LG타자들이 아쉬웠을 듯합니다. 의외로 투수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였지만 박종훈은 1-0의 리드 상황에서 마무리가 아닌, 리즈에게 경기를 맡기며 결과적으로 패배를 안겼습니다. 

홈런을 맞은 이후에도 차분히 후속타자들을 범타처리하며 잘 마무리했지만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서는 8회에는 마무리 투수를 올려 확실한 승리를 챙겨야만 했던 LG가 무슨 이유로 리즈에게 시즌 최다 투구를 하며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도록 했는지는 LG 팬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비로 경기가 모두 취소된 상황에서 잠실에서만 경기가 있었던 만큼 야구팬들의 시선은 이 경기에 모아졌고, 의외의 투수전은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완벽한 투구보다는 빈타에 허덕이는 한화이기에 가능했던 리즈의 투구와 위기를 자초하며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혼신의 투구로 막강 LG 타선을 막아내던 양훈의 투구는 의외로 흥미로웠습니다. 

선두 타자 진루나 1사 후 진루가 많았던 한화로서는 조인성의 완벽한 2루 송구로 작전이 모두 흐트러지며 빈약한 타선을 가지고 리즈를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주자를 2루까지 내보내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1점을 얻는 것도 힘겨웠던 한화를 생각하면 박종훈 감독으로서는 리즈에게 완투 기회를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리즈에게 강했던 강동우가 오늘 첫 안타로 무사 1루의 기회를 만들고 그렇게 안 되던 번트로 스코어링 포지션까지 만들어낸 상황에서 리즈는 위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은 바로 그 순간 이뤄져야 했지만 오늘 리즈에 약했던 장성호이기에 판단이 흘려졌고 이는 곧 역전 투런 홈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화로서는 끈질긴 승부를 통해 9회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터진 역전 홈런으로 시즌 10승째를 올리며 희망을 본 경기였습니다. 지더라도 남 탓을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는 그들의 다짐처럼 힘겨운 경기를 하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기회를 놓치지 않은 근성을 다른 경기에서도 발휘해준다면 현재보다는 좀 더 좋은 경기를 해줄 가능성은 높습니다.

타격 전을 예상했던 경기에서 의외의 투수전이 흥미롭기는 했지만 무기력한 타자들로 인해 경기 자체가 아쉬움만 곱씹게 만들었습니다. 한화가 극적인 홈런 여세를 몰아 LG와의 3연 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낼지도 기대됩니다. 한화 장민제가 LG 돌아온 에이스 봉준근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지도 기대됩니다. 

마운드로 돌아와 두 경기에서 8이닝 6실점을 하며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는 봉준근이 한화를 보약 삼아 첫 승을 올릴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최악의 부진 속에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한화가 짜릿한 9회 역전승을 시작으로 의외의 선전을 이끌며 프로야구에 새로운 흥미요소로 떠오를지도 기대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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