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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한화는 왜 FA는 버린 채 박찬호만 바라보고 있는가?

by 스포토리 201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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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상승이 절실했던 한화가 FA는 등진 채 박찬호 바라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박찬호가 가진 자산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겠지만, 한화의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외부 전력이 없이 2013 시즌을 기대하기 힘들 정도라는 점에서 의아하기도 합니다.

 

박찬호라도(?) 잡아야만 하는 한화의 절박한 현실

 

 

 

 

박찬호 특별법까지 만들어 2012 시즌 국내 리그에 복귀한 그에 대한 기대는 높았습니다. 박찬호에 이어 김병현까지 국내 리그에 들어오며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였습니다.

 

분명 대단한 존재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전성기를 지난 박찬호가 국내 리그에서 과거 전성기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김병현 역시 꾸준하게 경기를 뛰지 않은 여파가 그대로 이어지며 자존심만 상한 시즌을 보내야 했습니다. 팀 사정상 그들이 내쳐질 운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년 시즌이 무조건 기대되는 존재들도 아닙니다. 

 

넥센의 경우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투수와 이미 계약을 완료했고, 메이저 경험이 풍부한 김병현을 그대로 이어가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3인방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병현의 경우 자신의 노력에 따라 다시 한 번 전성기와 맞먹는 구위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하지만, 박찬호에게 선발로서 한 시즌을 책임져 달라고 하기에 부담이 큰 게 한화의 현실입니다.

 

그런 한화가 박찬호의 거취에 목을 매는 이유는 빈약해진 마운드에 구심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팀의 영원한 에이스였던 류현진이 거액을 한화에 주고 메이저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계약 기간과 금액의 문제만 남아있을 뿐 그가 다시 한화로 돌아올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는 점에서 한화에는 에이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FA 선언을 했던 마일영과 재계약을 하고, 바티스타와도 재계약을 완료하며 그나마 더 이상의 누수를 막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한화의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비록 2012 시즌 좋지 않은 성적을 보였지만, FA로 데려온 송신영을 NC로 보내버린 한화로서는 그나마 한 시즌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도 힘든 상황을 맞았습니다. 팀 에이스와 노력한 불펜 투수를 잃은 한화로서는 팀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가 간절한 상황입니다.

 

한 선수에게 말도 안 되는 연봉을 주면서 놀림감이 되었던 한화가, 290억에 달하는 비용을 받고도 외부 영입을 전혀 하지 않는 이상한 박찬호에게 목을 매는 이유는 팀 성적을 급격하게 상승시키기 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을 고민하는 것을 읽힐 수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말입니다.

 

꼴찌로 시즌을 마감한 한화는 코칭스태프를 모두 과거 해태 소속으로 교체를 하면서 나름의 변화를 강구했습니다. 그런 벤치의 변화가 선수들에 대한 적극적인 영입으로 이어졌다면 분위기 반전을 통한 2013 시즌 전력 상승을 이야기할 수도 있었지만, FA에서 철저하게 침묵을 지킨 한화는 트레이드 외에는 현재 전력 보강은 불가합니다.

 

유망주들이 많은 한화로서는 좋은 트레이드 대상들이 많지만, 그들을 내보내면 더욱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처지라는 사실이 더욱 힘겹게 다가옵니다. 류현진이 빠진 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우선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류현진에 이어 팀 다승 2위를 차지한 김혁민이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직이 오갔던 바티스타 역시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성장 가능성을 보인 유창식이 한화의 중요한 선발 라인업에 들어서는 것 역시 충분히 예측 가능합니다. 문제는 이 세 선수를 제외하고 남은 두 자리를 채울 선수들이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안승민이 있기는 하지만 과연 그 역할을 다 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 점에서 박찬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클 수밖에는 없습니다.

 

박찬호가 올 시즌 121이닝을 던지며 5승 10패에 머물기는 했지만, 그가 4, 5선발을 맡아 준다면 한화의 선발 라인업은 어느 정도 틀은 갖출 수가 있을 겁니다. 더욱 외국인 선수를 선발 투수로 채운다면 바티스타, 김혁민, 유창식, 박찬호에 외국인 투수를 채운다면, 안승민을 선발 대체 선수나 롱 릴리프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화로서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안승민의 경우 2012 시즌 16 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한화 벤치는 그를 2013 시즌 마무리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박정진이 세이브 전 홀드 맨으로 자리를 잡고 안승민을 뒷문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운영될 한화 마운드에서 마일영이나 송창식 등 불펜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마운드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한화로서는 박찬호가 선수로서 한 자리를 채워주는 것도 절실하지만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팀 내 영건들의 스승으로서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박찬호가 잔류한다고 해도, 누구처럼 10억이 넘는 연봉을 요구하거나 받을 가능성도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돈들이지 않고 최고의 선수를 통해 젊은 선수들을 키워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한화로서는 중요합니다.

 

류현진이 나간 후 그 자리를 채울 가장 유력한 후보인 유창식의 경우 잘만 키운다면 제 2의 류현진이 될 재목입니다. 1순위로 입단해 올 시즌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한 유창식이 내년 시즌 얼마나 성장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생각해보면 올 시즌 111과 1/3이닝 동안 6승 8패, 82 삼진, 4.77 방어율을 능가하는 실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인으로 첫 풀 시즌을 치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 그가 보다 좋은 성적을 보일 것은 자명하니 말입니다. 박찬호와 함께 1년이라는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다면 유창식은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선발 투수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코치나 감독 이상의 존재감과 능력을 겸비한 박찬호는 단순히 선발 투수 한 명의 존재가 아닙니다. 한화라는 구단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존재라는 점에서 한화로서는 놓칠 수 없는 절박함이 묻어있는 선수입니다. 그가 보직을 선발을 맡든 불펜에서 활약을 하든 그가 한화에 있고 없고의 차이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의 복귀는 한화가 스토브 리그에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출혈을 감수하고 공격적인 영입을 하지 않는 한 외국인 선수 1인을 제외하면 영입 선수가 전무한 한화가 박찬호마저 떠나버린다면 최악의 상황에서 2013 시즌을 준비해야만 할 것입니다. NC가 만만찮은 전력 상승을 가져온 상황에서 자칫 신규 팀인 NC에게도 밀려 2년 연속 꼴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화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박찬호가 과연 한화와 1년 선수로서 연장을 할지, 아니면 장기적인 계획을 위해 은퇴를 선언할지는 한화 구단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대목입니다. 야구팬들의 경우 대부분 박찬호가 은퇴를 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다각적인 박찬호 마케팅이 가능한 한화로서는 절대적인 존재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기만 합니다. 과연 박찬호의 선택이 무엇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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