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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박찬호 은퇴, 김응룡의 한화 과연 2013 시즌 어떤 모습일까?

by 스포토리 2012.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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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끝내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메이저리거라는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랐던 박찬호가 국내 리그 1년을 마치고 야구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한화로서는 류현진이라는 대한민국 최고 투수를 떠나 보낸데 이어 박찬호라는 불세출의 영웅마저 잃으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박찬호 은퇴로 한화는 완벽한 김응룡 구단이 되었다

 

 

 

 

김응룡 감독이 한화의 새로운 수장이 되면서 그는 과거 해태 시절 선수들을 불러 모아 코칭스태프 진을 구축했습니다. 한화 이글스가 한화 타이거즈가 되면서 많은 이들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 것도 당연했습니다. 과연 과거 타이거즈의 영광을 누렸던 이들이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메이저 진출을 요구하던 류현진이 소원을 이루게 되면서부터 한화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안 좋은 전력에 확실한 선발 류현진이 빠진 상황에서, 최고참 박찬호마저 은퇴를 고려하는 상황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메이저 리그 124승을 올린 아시아 최고의 선수인 박찬호가 1년만 뛰고 은퇴를 한다는 사실은 아쉬울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시절 LA 다저스의 부름을 받고 한국 야구사상 첫 메이저 투수가 된 박찬호는 마이너 시절 없이 곧바로 메이저에 진출하며 더욱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비록 시즌 중 마이너로 가 다시 기량을 연마하기는 했지만 박찬호가 걸어왔던 길은 단순히 박찬호 본인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 야구사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단순히 한국 출신 첫 메이저리거로서의 자부심만이 아니라 전통의 LA 다저스를 대표하는 투수로까지 성장한 그는 아시아 출신 최다승인 124승을 올리며 메이저 리거로서 대단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박찬호 이후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많은 이들이 메이저 진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박찬호의 업적에 근접조차 하지 못했었다는 점에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알 수 있습니다.

 

메이저 기록과 상관없이 한 경기만 뛰어도 가문의 영광이라고 부르는데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 동안 활약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 리그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외국인 선수들조차 동경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박찬호의 업적은 그저 운으로 만들 수 있는 기록은 아니었습니다.

 

1994년 LA 다저스를 시작으로 텍사스 이적으로 대박을 터트린 그는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뉴욕 매츠, 2008년 LA 다저스 복귀에 이어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마지막으로 17년간의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감했습니다.

 

마지막 선수 생활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던 그는 아내의 집이 있는 일본을 선택해 2011년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한 시즌을 보내고 '박찬호 특별법'을 통해 2012 시즌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습니다. 최저 연봉마저 기부하며 말 그대로 아무런 대가 없이 한 시즌을 치른 그의 성적이 화려한 그의 기록에 비해 아쉽기는 했지만 TV로만 보던 박찬호의 활약을 실제 경기장에서 볼 수 있었던 팬들에게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메이저리그를 17시즌이나 보냈던 살아있는 전설을 국내 리그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박찬호의 존재감은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23경기에 나선 박찬호는 5승 10패, 121이닝, 134 피안타, 11 피홈런, 68 삼진, 52 볼넷, 76 실점, 68 자책, 5.06 방어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야구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한화의 어려운 팀 사정을 생각해보면 박찬호는 한 시즌 더 한화에서 경기를 뛰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류현진과 양훈이 이탈하며 기본적인 선발 라인업도 채우기 힘든 상황에서 박찬호마저 빠진 한화는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니 말입니다.

 

박찬호의 은퇴 결심에 있어 중요한 선택의 대상이 김응룡 감독의 부임을 꼽는 이들도 많습니다. 과거 텍사스 시절 부진을 보며 비난을 했던 김 감독에 대한 서운함과 함께, 한화를 젊은 선수들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발언들 역시 박찬호의 은퇴를 굳히게 만든 이유로도 보입니다.

 

김 감독과 최고참인 박찬호가 잘 어울리지 못하면 팀 전체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박찬호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고참 장성호를 트레이드시키며 무명의 젊은 좌완 투수를 데려올 정도로 노장 선수들을 정리하는 상황에서 박찬호의 잔류는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한화로서는 박찬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생긴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가 고민입니다. 기본적으로 한화에 남은 투수 중 최다승 투수인 김혁민(8승)이 1선발이 될 수밖에 없는 상호아에서 유창식과 바티스타가 선발 한 자리를 채울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양훈이 군 입대를 하지 않았다면 4선발까지 구축이 가능했지만, 그의 입대로 인해 3명의 선발을 제외하면 누구를 5선발 체제로 이어갈지 알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겨울 훈련을 통해 선발감을 추려낼 수밖에 없는 김 감독이 과연 다음 시즌 제대로 된 팀으로 만들어낼지 궁금해집니다. 단순히 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가진 박찬호의 은퇴는 한화 구단 전체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노련하고 강한 김 감독의 영입으로 새로운 한화를 만들기에 부심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한화로서는 박찬호 같은 베테랑 선수의 실전 경험 전수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선수가 아니라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이자, 아시아 최다승 투수이기도 한 박찬호가 한화에 남아 어린 선수들의 리더가 된다면 그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찬호의 은퇴는 한화에게 단순히 5승 투수의 은퇴가 아닙니다.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었던 박찬호의 은퇴는 한화로서는 뼈아프게 다가올 듯합니다.

 

은퇴를 선언한 박찬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내 리그에 잔류해 코치로 활약을 할지 아니면 메이저 리그 코치 연수를 할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피터 오말리가 구단주가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LA 구단주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던 그들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단순히 코치 연수가 아닌 야구 행정과 구단 운영에 더욱 치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LA 다저스 인수 과정에서 피터 오말리와 컨소시엄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박찬호와는 여전히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가 샌디에이고로 향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이미 코치진들이 구축된 국내에서 그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의 미국 행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박찬호가 어떤 선택을 하든 많은 팬들의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그가 떠나면서 한화에는 깊은 시름이 더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한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쩌면 박찬호와의 이별이 그 새로운 시작이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2013 시즌 한화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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