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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10구단 수원KT 확정,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

by 스포토리 201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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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유치가 치열했던 수원과 전북의 대결은 수원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수도권 집중이 문제라며 지역 안배를 요구하고 나선 전북으로서는 허탈한 결과일 것입니다. KT와 부영이라는 기업 간의 대결에서도 KT가 우세했다는 점에서 수원의 10구단 유치가 충격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10구단 수원으로 확정, 안정적인 자본이 승패 좌우했다

 

 

 

 

전북과 수원의 치열한 경쟁은 프로야구의 현재 위상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매년 수백억이 들어가는 운영비를 생각하면 좀처럼 쉽게 접근하기 힘든 프로야구 구단 창단에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니 말입니다.

 

지난 해 700만 관중 시대를 넘어 이제는 천만 관중 시대를 향해 가는 프로야구는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입니다. 관중 수만 봐도 어떤 프로 스포츠도 따라올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에 대한 관심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장과 경쟁력을 앞세운 수원과 지역 안배를 요구하는 전북의 싸움은 명분과 실리의 차이였습니다. 명분을 생각한다면 지역 안배를 요구하는 전북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경상도 3팀과 수도권 4팀으로 일방적으로 몰려 있는 프로야구 구단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전라도에 한 팀이 더 생기는 것이 전체적은 균형이라는 점에서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명분을 위해 실리를 외면하기는 힘들었다는 점입니다. 부영이 비록 재계 순위 30위권 안에 드는 자본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건설업이라는 사실이 불안요소로 떠올랐습니다. 경기 침체와 함께 거대 건설업체들마저 줄줄이 도산을 하는 상황에서 부영이 장기적으로 프로야구단을 이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부영에 비해 통신 재벌인 KT의 자본력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탄탄합니다. 공룡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엄청난 자산을 가진 KT가 10구단의 주체가 된다면 과거 쌍방울과 현대와 같이 중도 하차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문제는 이사회를 통과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과거 한 차례 프로야구단 창단 논의가 무산되었던 점이 문제로 다가오기는 했습니다. 

 

지역안배를 통한 야구 발전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수원에 10구단이 들어선다는 것은 문제였습니다. 수도권에 다섯 개 팀이 몰리는 현상은 기형적인 구조를 만들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역 불균형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실리를 찾아 10구단이 수원에 유치된다면 이런 기형적인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보였기 때문입니다. 

 

 

KBO는 결과적으로 지역 균형보다는 실리를 앞세워 수원 KT에게 10구단 창단을 허용했습니다. 200억에 달하는 야구 발전기금을 내놓겠다는 KT의 마지막 배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최소한 자본력에서 기존 구단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그들이 야구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다짐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10구단 창단에 걸림돌은 없어 보입니다.  

 

"10구단에 대한 평가위원회 결과 KT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는 평가위원회의 결과를 존중한다. 창단이 승인되면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고 2014년 퓨처스리그, 2015년 1군 경기에 나선다. 선수 지원은 NC를 기준으로 한다"

"22명의 평가위원이 채점한 총점에서 개인별 점수를 봤을 때 KT 쪽에 좋은 점수를 준 위원수가 많았다. KT의 지속적인 구단 운영 능력. 프로야구란 스포츠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서 많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이 결과를 그래도 총회에 보고 하기로 했다. 총회는 다음 주 중에 개최 한다"


KBO 이사회가 끝난 후 양해영 사무총장은 22명의 평가위원들 중 KT쪽에 좋은 점수를 준 위원수가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KT가 구단 운영 능력이나 스포츠 사업 기여 분야가 많다는 점에서 부영을 압도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미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KT사 스포츠 구단 운영에는 생경한 부영보다 앞서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스포츠 구단 운영 노하우와 거대 자본을 통한 지속적인 구단 운영 능력이 부영보다는 좋다는 평가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일 듯합니다.

 

이사회의 발표 전부터도 자본력이나 운영 능력에서 KT가 우세하다는 여론의 다수였습니다. 객관적인 지표로서 충분히 드러난 결과였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전북이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야구 발전을 위해 지역 안배가 중요하다는 균형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사회는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했고 안정적인 구단 운영이 가능한 KT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문제는 10구단 창단에 실패한 전북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입니다. 10구단 창단이 무산되었으니 이제는 야구와는 별개의 지역으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이 붙은 군산상고가 있는 전북 지역의 야구 열기와 관심은 작은 도시 규모임에도 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산업시설이나 기반 조건이 수원에 비교해 턱없이 낮다는 사실은 당연합니다. 균형 발전에 실패한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문제를 부정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힘겨운 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던 전북이 균형이 아닌 실리를 선택한 KBO로 인해 야구와는 별개의 고장으로 방치되지 않도록 KBO는 좀 더 신경을 써야만 할 것입니다.

 

KT가 내놓겠다는 200억의 야구 발전 자금과 KBO가 적극적으로 나서 10구단 창단에 실패한 전북 지역의 야구 발전을 위한 모델과 지원 방안들을 강구해야만 할 것입니다. 실리를 챙긴 KBO는 이제 균형을 위해 탈락한 지역을 위해 보다 통 크고 발전적인 대안을 내놓아야할 시기이니 말입니다.

 

어렵게 진행된 10구단이 수원 KT로 확정된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잘 준비해 프로야구가 30년을 훌쩍 넘겨 본격적인 10구단 체제로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치열한 경쟁을 했던 전북이 야구의 볼모지가 아닌 새로운 개념의 야구 메카가 될 수 있는 대안과 노력은 단순히 패자에 대한 배려가 아닌, 진정한 야구 발전을 위한 필수요소라는 점에서 많은 고민들이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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