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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프로야구 10구단 시대, 고양 원더스 48경기가 주는 씁쓸한 현실 한심하다

by 스포토리 201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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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시대의 명암이 명확합니다. KT가 수원을 안방으로 프로야구 구단 창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외양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야구 인프라가 확충되고 넓어지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하지만 KBO의 행태를 보면 야구 인프라 확대에는 전혀 관심 없다는 모습입니다. 국내 단 하나의 독립리그인 고양 원더스가 올 시즌 48경기를 치르는 것을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야구 인프라 확대를 위해 중요한 아마 야구 지원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는 KBO는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KBO는 프로야구 10개 구단만 중요한가?

 

 

 

 

천만 관중을 동원할 수 있는 프로야구 10구단 출범은 야구팬들에게는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8개 구단에서 10개 구단으로 늘어나며 다양한 볼거리들이 늘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10구단 체제는 분명 다양한 가치들을 양산해 낼 수 있는 호조건임은 분명합니다.

 

많은 이들이 KBO의 역할에 대해 아쉬워하고 한심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들이 보인 행동들은 야구 중흥과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구단주들의 모임에 불과한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친목 모임이 전부라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KBO에 대한 신뢰도나 기대치는 무척이나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많은 이들이 KBO를 비난하고 성토한 이유 역시 그들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교야구는 점점 줄어들고 인프라 구축은 더디기만 한 상황에서 과연 KBO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만 들기 때문입니다.

 

KBO가 긴 안목으로 학생 야구 부흥을 위해 노력을 하고,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진행했다면 프로야구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야구는 많은 발전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엘리트 체육의 전형이 되어버린 야구는 프로에 들어서는 최소한의 선수만을 위한 시장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야구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나 배려는 존재하지 않고,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하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KBO는 대오각성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저 돈 벌기에 급급한 장사꾼이나 다름없어 보이는 KBO에 대한 실망은 고양 원더스에 대한 모습에서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KBO의 도움을 받지 않고 구단주의 사비로 운영되는 특별한 구단입니다. 프로야구가 탄생하며 실업야구가 사라지고, 더 이상 야구로 살아가기 힘든 이들에게 고양 원더스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사회인 야구가 자발적으로 리그를 만들고 활성화되기는 하지만, 이 역시 야구를 좋아하는 사회인들이 알아서 야구를 하는 것일 뿐입니다.

 

 

논산시팀과 보령야구단이 거의 유이한 실업 야구 구단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양 원더스의 존재감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지향하는 구단의 운영 행태는 자연스럽게 프로 구단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비록 낮은 임금을 받고 야구를 해야 하지만 프로에 입단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고양 원더스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지난 해 고양 원더스 출신 선수 다섯 명이 프로 팀에 입단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존재 가치는 명확해졌습니다. 사회인 야구단을 규합해 리그를 운영하기는 하지만, 허술한 정책과 지원으로 과거 아마 야구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실업 야구팀과 독립 구단의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관리마저 모호한 현 상황에서 KBO의 역할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고양 원더스는 사회인 야구인들이 주축이 되는 리그에 속하지 않고, 프로야구 2군들의 무대인 퓨처스 리그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것도 아닌 고작 30경기 출전을 허락한 KBO의 황당한 행동에 반발해 48경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자주해야 선수들의 실력이 상승하고 그런 경기들을 통해 보다 많은 선수들이 프로에 입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구조가 바로 고양 원더스입니다.

 

KBO가 고양 원더스 창단 시점에 2년 차부터 100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었다고 합니다. 퓨처스 리그를 전부 소화하며 경쟁력을 가진다면 보다 많은 독립 구단들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2013 시즌은 고양 원더스에게도 중요한 한 해였습니다.

 

 

9구단이 프로에 입문하고 10구단 창단이 확정된 상황에서 고양 원더스는 이들 신생 구단들보다 더욱 들뜬 기분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바로 2013 시즌이었습니다. 하지만 KBO는 자신들이 한 약속마저 파기한 채 고양 원더스의 경기 수를 작년과 같은 48 경기에 묶어버렸습니다.

 

KBO의 약속을 믿고 30명의 선수를 48명으로 확대해 선수단을 꾸린 고양 원더스만 황당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한국 야구를 주관하는 KBO가 했던 약속이라면 지키는 것이 당연합니다. 문서화되지 않은 구두 약속이라고 해도 그들의 존재가치가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절실하다는 점에서도 이번 행동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 야구는 그저 프로야구만이 존재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역 야구가 모두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고, 학생 야구와 아마 야구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도 절실한 상황입니다. 700만을 넘어 천만 관중들을 향해 달려가는 프로야구의 흥행이 반갑기는 하지만, 현재와 같은 KBO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프로야구의 고사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프로야구 10구단에 들어서는 수백 명의 야구인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야구로 먹고 살기 힘든 한국에서 야구가 활성화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비록 프로 야구선수가 되지는 못해도 야구를 하면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줄 아마 야구의 활성화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KBO입니다.

 

지원도 하지 않은 채 자발적으로 야구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고양 원더스를 고사시키는 KBO의 행동은 그 어떤 변명으로서 이해될 수 없는 황당함일 뿐입니다. KBO가 나서서 독립 리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도 모자란 상황에서 사비 수십억을 들여 어렵게 운영하는 독립 구단을 경기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니 말입니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야만 하는 KBO가 거대한 사업체인 프로야구에만 매달린 채 한국 야구를 방치하는 행위는 더 이상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프로야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학생 야구와 아마 야구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KBO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프로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가 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고양 원더스가 정상적으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이렇게 무너져버린다면 대한민국에 더 이상 독립 구단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없습니다. 한 시즌을 치러 다섯 명의 선수들이 프로 야구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고양 원더스의 역할은 특별했습니다. 그들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과 도움은 고사하고 KBO가 약속한 100경기 출전 자격도 부여하지 않는 한심한 작태는 한국 야구의 현실이자 미래라는 점에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뿌리가 부실하면 모든 것이 말라 죽을 수밖에 없다는 자연의 이치를 KBO도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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