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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의 환상 투와 기아의 막강 화력이 물오른 LG를 무너트렸다

by 스포토리 201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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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이 왜 국내 최고의 오른손 투수인지를 증명한 경기였습니다. 최근 막강한 공격력으로 상대팀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LG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 속에서 윤석민의 위대함은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리즈와의 맞대결로 시작된 기아와 LG의 주중 3연전은 완벽한 기아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아쉬운 역전패를 잊게 한 완벽한 투타조화



기아에게 오늘 경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직에서 가졌던 일요일 경기에서 어이없는 실책으로 역전패를 했기 때문입니다. 세 타자 연속 홈런을 때리며 최고의 경기를 선보였던 기아가 허망한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며 무너졌다는 사실은 팀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막강한 저력을 보이는 2위 팀 LG와 3연전을 해야 하는 기아로서는 일요일 승리는 무척이나 소중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롯데가 주중 SK와의 대결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듯 기아 역시 LG와의 승부를 위해서도 위닝 시리즈가 절실했던 지난 주말 경기였습니다.

잘못했다가는 연패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팀의 에이스는 자신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연패를 막아주고 팀 분위기를 복 돋워주는 그의 투구는 기아가 승리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1회 등판과 함께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지난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버린 기아는 1회부터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독 기아 전에 불안한 투구를 보였던 리즈는 전 경기였던 한화 전에서 보여주었던 완벽한 투구는 사라진 채 자신의 투구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용규에게 첫 안타를 맞고 번트를 준비하던 김선빈에게 번트를 대주지 못하면서 모든 일은 시작되었습니다.

번트를 피하고 아웃 카운트를 잡으려는 리즈로 인해 볼이 남발되고 위기에 몰린 리즈는 기아의 작전에 걸려 히트 앤드 런으로 무사 1, 3루의 위기 상황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클린치 히터로 투수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김원섭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며 리즈에게 싹쓸이 3루타를 뽑아내며 오늘 경기는 사실상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범호의 볼넷, 김상현의 적시타로 3-0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김주형이 번트를 대 1사 2, 3루 찬스에서 신종길이 포볼을 골라내며 계속 투수 리즈을 압박해 나갔습니다. 2사 만루에서 안치홍은 3루수의 기록되지 않은 에러 안타로 2타점을 올리며 1회에 벌써 5-0까지 경기가 벌어져버렸습니다.

선발 투수가 팀의 에이스 윤석민인 점을 생각한다면 1회 5실점은 LG로서는 무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석민이 마운드에서 환상적인 투구를 하는 동안 기아 타선은 3회 신종길이 시즌 첫 마수걸이 홈런을 치며 점수를 6-0까지 벌렸습니다.

4회 말 김선빈의 볼넷으로 시작해 무사 만루 찬스에서 김상현이 다시 한 번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점수를 8-0까지 벌린 기아는 기주형이 볼넷을 골라내며 다시 무사 만루를 이어갔습니다. 4회 이택근의 보이지 않는 에러로 시작된 기아의 공격은 이택근의 실수가 더해지며 결국 11-0까지 벌어져 오늘 경기를 정리해 버렸습니다.

윤석민은 6회까지 90개의 공을 던지며 19 타자에게 2안타, 10삼진, 무실점의 완벽투구로 시즌 4승째를 올렸습니다. 빠른 공을 주무기로 군더더기 없는 승부를 펼친 윤석민에게 막강한 LG 타선은 추풍낙엽일 뿐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만 보면 LG의 모습은 지난 해 부진했을 때의 모습을 보는 듯 무기력했습니다.

올 시즌 환골탈퇴하며 상대 팀에게 가장 두려워하는 타선을 구축한 LG가 이토록 무참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모두 윤석민의 완벽한 투구 때문이겠지요. 그만큼 윤석민의 투구는 언터처블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22이닝 무실점으로 무결점 투구를 펼치는 윤석민의 환상 투구에, 기아의 폭발적인 타격이 어울리며 편안한 승리를 얻은 그들로서는 이 방정식을 계속 가져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할 겁니다.

LG로서는 리즈를 내세우고 무너진 오늘 경기가 부담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선발 투수가 상대 팀을 막아주지 못하면 속절없이 질 수밖에 없음을 다시 보여주며 LG의 한계를 명확하게 했기 때문이지요. 기아만 만나면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리즈로서는 올 시즌 몇 차례 더 만날 수밖에 없는 기아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지 못한다면 LG에서 장수하는 투수가 되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팀들에 대한 편차 없이 고르게 승리를 올릴 수 있는 투수가 아니라면 반쪽이 될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오늘 경기는 윤석민에 의한, 윤석민의, 윤석민을 위한 경기였습니다. 낮게 형성되는 제구력에 빠른 공, 다른 투수들의 강속구에 맞먹는 빠른 슬라이더 등 특급 투수가 갖춰야할 모든 것을 보여준 윤석민은 과거 화려했던 전설의 투수 선동렬을 조금씩 떠오르게 합니다. 강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 선동렬로 윤석민이 성장할 수만 있다면 기아로서는 이보다 행복한 꿈은 없을 듯합니다. 

롯데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팀을 완벽하게 깨운 윤석민의 호투와 막강 LG 선발진에 주눅 들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서 대량 득점을 뽑아낸 기아의 타선은 오늘 완벽했습니다. 투타의 조화가 승리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 오늘 경기는 승리 방정식의 정석이었습니다.

트레비스와 봉중근의 왼손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내일 경기에서 과연 기아가 오늘의 경기력을 이어가며 선두권 도약을 노릴지 아니면, LG가 전날의 완봉 패를 설욕하며 반전을 가할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최고의 빅 매치 '기아vsLG'전에서 누가 마지막으로 웃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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