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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류현진의 완벽투, 독수리에 물린 호랑이 한심했다

by 스포토리 2011.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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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함께 한 한화와 기아의 군산 전은 류현진을 위한 무대였습니다. 괴물이라 불러도 좋을 류현진은 정말 괴물이었습니다. 6회 이종범이 유격수 깊숙한 타구로 내야 안타가 첫 안타일 정도로 기아 타자들은 류현진이 8회를 끝내고 내려 올 때까지 1안타, 1포볼로 완벽하게 제압당했습니다.

한화 3연승 이끈 류현진의 4승 호투




서재응과 류현진의 매치 업은 일방적인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발로 돌아서고 나서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난타를 당했었던 서재응과는 달리, 류현진은 초반 부진을 이기고 괴물로 돌아온 그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선발 서재응이 6이닝 동안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했다는 점이 기아로서는 다행이었던 경기였습니다.

군산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르는 기아로서는 오늘 경기가 중요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LG의 새로운 에이스 박현준에게 몰리며 완패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 경기에서도 많은 기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에이스를 넘어서지 못했던 기아는 무기력하게 대량 실점으로 하며 아쉬움을 주었기 때문이지요.

올 시즌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여겨졌던 한화가 5월 들어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 오늘 경기 전까지 2연승을 내달리며 새로운 한화가 되어 더욱 기아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국가대표 에이스인 류현진과 대결을 벌여야만 한다는 사실도 숨이 막히게 했지요.

류현진은 1회 이범호를 포볼로 내주며 힘겨운 투구를 했을 뿐 마운드에서 내려온 8회까지 위기 상황조차 맞이하지 않은 채 강력했던 기아 타선을 꽁꽁 묶어 버렸습니다. 6회 이종범에게 내야 안타를 맞기 전까지 노히트 경기를 가졌던 류현진은 괴물다운 포스로 호랑이들을 꼬리 내리게 만들었습니다. 

8이닝 동안 128개의 투구로 1안타, 1사사구, 8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인 류현진은 상대가 없어 보였습니다. 완벽한 제구력에 강력한 슬라이더까지 더해진 괴물의 투구에 기아 타선은 무기력하기만 했습니다. 좋을 때와 나쁠 때가 극명하게 다른 기아의 타선은 오늘 류현진을 맞아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주었습니다. 

이런 기아와는 달리, 한화의 모습은 4월 패배가 익숙했던 그들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최근 기업 차원에서 한화 이글스 리빌딩을 다짐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겠지만 패배 속에서 오히려 하나가 된 한화는 좀처럼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되어있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그들의 플레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류현진의 호투로 완벽하게 승리를 가져간 9회 한화 타자들은 에이스를 위해 다시 2점을 더 얻어 무리하게 완투하지 않도록 하는 동료애까지 보여주었습니다. 느슨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악바리처럼 최선을 다하는 한화의 모습은 무척이나 보기 좋았습니다.


이와 달리 기아의 모습은 짜증을 불러 오는 무기력함이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질 수는 있습니다. 더욱 상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라면 더욱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8이닝 동안 1안타, 1포볼이 전부인 상황은 문제가 많습니다.

완벽한 투수가 등판할 경우 무리한 배팅보다는 철저하게 맞추는 타격이 필요함에도 유인구에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은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9회 김상현이 보인 느슨한 수비는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이대수가 친 타구가 펜스까지 흘러갔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인 김상현의 모습은 '어차피 진 경기'라는 식의 움직임이 역력했습니다.

그 정도의 타구가 나오면 서둘러 중계 플레이를 통해 타자가 3루까지 가는 것을 막는 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듯한 그의 모습은 이대수에게 3루타를 허용했습니다. 이어 나온 폭투로 주지 않아도 좋을 점수를 내주는 장면에서 기아의 한계이자 풀어야만 하는 숙제까지 안겨주었습니다.

김상현의 플레이와 비교되는 한화 좌익수 오승택의 수비는 그들이 왜 이길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종범이 첫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큰 파울 플라이를 오승택이 펜스까지 달려가 두려움 없이 펜스 플레이로 아웃을 잡아내는 장면은 대단했습니다.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는 플레이였지만 그 파울 플라이 아웃은 류현진에게는 큰 힘이 되었고 기아에게는 득점을 할 수도 있는 흐름을 끊는 귀중한 수비였습니다.

왼손 류현진에 대비한 플래툰은 처참한 내용으로 패배를 이야기했습니다. 전날 LG 전에서도 시도한 극단적인 플래툰 타선은 무기력하게 상대 투수들에게 농락당했습니다. 왼손 김원섭을 스타팅에서 제외시키며 오른손 타자 위주로 타순을 조정한 기아는 1안타의 빈공으로 전략의 실패를 결과로 보여주었습니다.
최희섭과 김상훈이 팀에 복귀하고 맞이한 2연패는 당연히 팬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들의 복귀전까지 기아의 타선은 엄청난 득점력을 보이며 순항 중이었기 때문이지요. 공교롭게도 그들이 들어선 후 투수들의 제몫을 하지 못하고 타선은 침묵을 지키면서 최희섭과 김상훈을 민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조범현 감독이 사용한 극단적인 타순 변경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상대 투수와 상관없이 잘 치던 타자들을 빼면서까지 그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팬들이 의아해합니다. 더욱 4번 최희섭에 집착하는 이유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모습입니다. 그의 타격 페이스를 보면 4번보다는 3번이나 5번 타순이 적합함에도 불구하고 최희섭에 무한 신뢰를 보내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김상현의 롤러코스터는 다시 한 번 재현되며 수비에서도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기아 팀 전체를 흐트러트리는 모습은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더욱 심기일전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화의 플레이와 너무나 비교되는 모습에서 기아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가 분명해졌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 다면 기아가 더 이상 강팀으로 자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매일 바뀌는 타순으로 인해 잘 치던 이범호는 두 경기 연속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무력한 타격을 보였습니다. 타격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어도 매 경기 한 개 정도의 안타를 쳐주던 이범호가 최희섭이 붙박이 4번 타자로 돌아오며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는 사실은 안타깝습니다. 기아가 그나마 이 정도의 승률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이범호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류현진은 역시 국가대표 에이스였습니다. 별다른 위기 상황을 자초하지도 않고 완벽하게 기아 타선을 막아내고 시즌 4승째를 올린 류현진은 역시 류현진이었습니다. 메이저 리그 스카우터들이 관찰하고 있어 더욱 동기 부여가 되었던 에이스의 호투는 한화를 시즌 첫 3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한화가 달라진 이유는 경기 이후에도 선수들이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연습을 하고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사실입니다. 패배감에 찌들었던 그들이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5월을 맞이하게 된 것은 선수들이 뭉쳐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입니다.

한화의 약진은 2011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요동치게 하고 있습니다. 절대 약자가 사라진 리그에는 매 경기가 결승전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기에 흥미로운 경기들이 펼쳐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오늘 비로 경기가 순연되지 않는다면 기아의 에이스 로페즈가 2연패를 당한 기아를 살리는 투구를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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