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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의 3연패vs한화 4연승, 승패를 가른 건 근성이었다

by 스포토리 201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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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의식을 가지고 얼마나 치열하게 경기에 임하느냐가 승패를 가릴 수밖에 없음을 기아와 한화 경기는 잘 증명해주었습니다. 기아는 3연패를 했고 한화는 시즌 첫 4연승을 이끈 결정적인 차이는 '근성'이었습니다. 그 근성의 차이는 중요한 순간 적시타와 병살로 드러나며 팀 전체를 좌우하게 만들었습니다.

근성 야구가 사라진 팀은 이길 수가 없다




이범호의 홈런과 안치홍의 역전 투런 홈런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순간 나온 아쉬움들은 기아를 3연패로 몰아가며 절망을 안겼습니다. 꼭 잡아야만 하는 경기에서 로페즈가 흔들리며 선발로서의 몫을 하지 못하고 무기력했던 기아는 한화의 상승세를 막을 힘이 없었습니다.

 

오늘 선발로 나선 로페즈는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비가 오는 군산의 날씨가 그래서인지 다른 날과 달리 로페즈의 공은 상대를 제압하기에는 힘겨웠습니다. 더욱 맞춰 잡으려는 로페즈의 낮게 떨어지는 공들을 한화 타자들은 간단하게 맞추는 콤팩트 능력만으로 안타를 만들어내며 기아의 에이스를 농락했습니다.


한화 끈질긴 승부로 기아를 잡았다

한화 타자들이 대단한 것은 끈질긴 승부를 벌여나갔다는 점입니다. 쉽게 아웃을 당하는 기아 타자들과는 달리, 길게는 11개의 공을 던지게 하고 볼 카운트까지 몰고 가는 승부는 로페즈를 쉽게 지키게 만들었습니다. 한화의 집중력이 돋보였던 것은 2사후 타선들이 폭발하며 점수를 뽑아냈다는 점입니다.

2회 말 실점을 하고 한화는 3회 2사후 안타와 보이지 않는 실수들을 엮어 가볍게 3득점을 하며 분위기를 한화로 바꿔놓았습니다. 상대팀 에이스가 등장했음에도 주눅 들지 않고 적극적인 타격으로 역전을 이뤄내는 모습에서 꼴찌 한화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은 4회 홈런 두 방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기아에 맞서 5회 2사후 정원석의 적시타로 다시 4-4 동점을 만드는 부분에서 정점을 이뤘습니다. 점수를 빼앗긴 이후 곧바로 동점을 만든 상황이 한화가 오늘 경기에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2사후 적극적인 공격으로 4점을 뽑아낸 한화의 집요한 공격으로 인해 로페즈는 5이닝까지 밖에 던지지 못하고 강판 당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7번의 퀄리티 스타트에 지난 두 경기에서 9이닝을 던진 로페즈로서는 5이닝 동안 4실점을 한 한화 전은 치욕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패배에 찌들었던 4월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근성의 야구로 무장한 한화는 정말 무서웠습니다.

6회 말 기아의 절호의 찬스가 무산되자마자 7회 초 한화는 포볼 두 개로 얻은 절호의 찬스에서 최진행에 깨끗한 적시타를 날려 다시 한 점을 얻더니 9회에는 오재필이 홈런을 치며 기아의 추격의지를 완벽하게 무너트려버렸습니다. 경기는 6-4로 끝이 났지만 기아로서는 무기력하기까지 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패배보다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닐지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안치홍의 결정적 병살 두 개가 흐름을 끊었다


기아는 2회 말 이범호와 최희섭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라는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지만 안치홍의 병살로 1득점을 하는데 그쳤습니다. 외야 플라이를 치고 집요한 공격을 했다면 기아는 한화의 안승민을 쉽게 무너트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2회 나왔던 공격력은 기아가 가지는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듯한 무력함이었습니다.

이런 기아가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은 4회였습니다. 2사후 이범호가 멋진 솔로 홈런을 쳐내며 역전 당한 기아에게 희망을 전해주었고 최희섭을 루상에 둔 안치홍은 2회 병살을 만회하기라도 하듯 투런 역전 홈런으로 분위기를 기아로 가져오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아의 기쁨은 잠시였고 5회 초 2사후 동점을 내주며 더 이상 기아로 흐름을 가져오지는 못했습니다. 동점이 된 5회 말 공격에서 김주형이 안타를 치고, 차일목이 번트를 대며 만든 1사 2루의 찬스에서 무력한 기아 타선은 침묵을 지키며 한화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흐름 자체가 끊어짐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승부처는 바로 6회 말 기아의 공격이었습니다. 오늘 홈런 포함 3안타를 친 이범호가 안타로 출루하고 최희섭이 포볼을 얻어 무사 1, 2루라는 절호의 찬스를 얻은 기아는 투런 홈런을 친 안치홍에게 보내기 번트 지시를 내렸습니다.

스트라이크 비슷하게 들어오면 번트를 대 발이 느린 주자들을 2, 3루로 보내는 것이 임무였던 안치홍은 자신의 역할을 전혀 해주지 못했습니다. 언제든지 피치아웃을 하려는 한화의 수비진과 달리, 야구 센스가 부족한 것인지 작전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안치홍은 스트라이크와 비슷한 볼이 들어왔지만 번트를 대지 않았습니다.

2루 주자였던 이범호는 스트라이크 비슷하게 공이 들어가자 리드를 깊게 하며 3루로 향하고 있었지만 번트는 이뤄지지 않았고 황급히 2루로 돌아왔지만 이미 포수의 공은 2루에 온 뒤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번트를 해서 주자를 다음 포지션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함에도 다른 상황의 번트처럼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보지 못한 안치홍의 잘못이 컸습니다.

안치홍의 번트 실수는 2루 주자가 아웃되게 만들었고 이후 그는 병살을 당하며 혼자 세 개의 아웃을 당하며 역전이 가능했던 상황을 무산시키며 기아는 3연패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절호의 찬스를 놓치자 한화는 7회 2사후 극적인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으니 말입니다.

역전을 위한 승부처인 8회 말에도 2번 김선빈의 삼진, 김원섭의 유격수 땅볼, 이범호의 삼진으로 무력하게 물러난 기아는 9회 말 승부에서도 최희섭이 삼진을 당하고 안치홍이 뜬공, 이종범이 땅볼로 물러나며 한화의 시즌 첫 4연승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한화 박정진은 위대했다

오늘 두 팀의 승부는 선발 투수 대결이 아닌 구원 투수들의 대결이었습니다.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기아의 로페즈는 2사후 집중 안타를 맞으며 무너졌고, 한화의 안승민은 홈런 두 방으로 무너지며 승부는 구원 투수들의 능력으로 판가름이 났습니다.

기아는 손영민, 곽정철, 박경태, 조태수로 이어지는 승리조가 등장했지만 손영민이 역점을 허용하고 조태수가 의외의 홈런으로 무너지며 한화의 타선을 막아내는데 실패했습니다. 한화는 마일열, 데폴라, 박정진으로 이어지는 계투조가 무실점으로 기아 타선을 막아내며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돋보이는 투구를 선보인 박정진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박정진이 구원진에 있지 않았다면 어쩌면 한화는 오늘 경기에서도 역전패를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위기 상황에서 노련한 투구로 기아 타선을 무력하게 만들며 7, 8, 9회 중요한 승부처에서 삼진 4개를 빼앗으며 1안타 무실점으로 제압한 박정진의 역할은 대단했습니다.

한화가 어제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기아를 제압하며 시즌 첫 4연승을 가져갔습니다. 이 4연승으로 시작부터 꼴찌였던 그들은 처음으로 꼴찌자리에서 벗어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달리 기아는 무기력함으로 시즌 3연패를 당하며 겨우 5위 자리를 지키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기아에 이용규 효과는 있어도 최희섭 효과는 없었다

최희섭과 김상훈이 1군으로 들어오고 나서부터 팀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기아로서는 답답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용규가 1군으로 올라왔을 때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것과 달리, 팀의 주축 타자가 들어서자 팀 타격 전체가 무기력 증에 빠진 듯한 모습은 아쉽기만 합니다.

3번 타자로 맹타를 휘둘러 왔던 김원섭이 무안타에 그친 것은 아쉬웠습니다. 플래툰 타선으로 인해 어제 스타팅에서 빠졌던 김원섭은 그 영향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기력한 모습으로 중요했던 경기에서 무안타로 팀의 패배에 일조했습니다. 

안치홍이 역전을 만드는 투런 홈런을 날리기도 했지만, 중요한 승부처에서 병살을 두 개나 만들며 기아의 공격의지를 꺾어버렸다는 점에서 그의 오늘 공격은 아쉬웠습니다. 다시 4번으로 돌아온 이범호는 어제의 빈타를 만회라도 하듯 4타수 3안타에 홈런까지 치며 활발하게 기아의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이범호가 4번 타자여야 하는 이유를 그는 실력으로 보여준 셈이지요.

최희섭 효과는 미미하고 그가 1군에 올라온 이후 다시 무기력 증에 빠진 기아는 3연패로 다시 위기에 처했습니다. 투타의 조화가 무너지고 결정적인 순간 보이지 않는 에러가 잦아지며 흐름을 빼앗기고 타선에서도 집요한 공격보다는 무력한 공격으로 한계를 드러내며 패배를 자초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등판하는 윤석민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졌습니다. 팀의 3연패를 끊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근성의 야구로 상대 팀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한화에 맞서 호투를 해야 하는 상황은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윤석민이 에이스 본색으로 위기의 기아를 구해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한화의 최근 모습은 대단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기아가 한화에게 배워야 하는 것은 끈질긴 야구입니다. 근성 있는 플레이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이름만 내세우는 기아로서는 절대 가치처럼 배워야만 하는 덕목이니 말입니다. 절대 지지 않겠다는 투지가 만들어낸 한화의 연승은 무기력 증에 걸린 많은 팀들에게 귀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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