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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박지성 마지막 경기 득점이 중요했던 진짜 이유

by 스포토리 2011.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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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리그 마지막 경기인 블랙풀과의 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 블랙풀로서는 가장 지독한 아픔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결과였지만 박지성에게 마지막 경기가 활약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그의 블랙풀 활약은 챔스 결승 선발 티켓이었다




박지성이 활발한 플레이를 펼치며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 경기는 그가 바르샤와의 챔스 결승에 선발로 뛰어야만 하는 이유를 증명해주었습니다. 단순히 그라운드를 열심히 뛰어다니는 선수만이 아닌 골과 어시스트 능력도 탁월함을 퍼거슨과 수많은 관중 앞에서 증명했으니 말입니다.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는 맨유와 블랙풀은 너무 상반된 입장에서 경기를 가져야만 했습니다. 강등 권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해야만 하는 블랙풀과, 일부러 져줬다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이겨야만 하는 맨유로서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팀들은 강등 권에 놓인 하위권 팀들입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탈락하게 되면 언제 다시 올라올지 예측이 힘든 상황에서, 하늘과 땅에 비유되는 리그 존속을 위한 그들의 대결은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베르바토프를 중앙에 둔 4-3-3 포메이션을 가져간 맨유는 1.5군 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의 라인업으로 져주기 오명에서 벗어나면서도 챔스 결승에도 대비했습니다. 박지성과 나니를 양 날개로 두고 스콜스, 안데르송, 플래처를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상대한 맨유는 박지성의 시원한 첫 골로 치열한 대결을 예고했습니다.

베르바토프가 중앙으로 찔러준 공을 최종 수비수를 제치고 박지성을 향해 달려 나오는 수문장 길크스를 바라보며 여유 있게 골을 넣었습니다. 베르바토프의 감각적인 패스도 좋았지만 박지성이 보여준 노련하면서도 차분한 골은 그가 왜 세계 최고의 팀인 맨유에서 맹활약을 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박지성의 선제골로 강등 위기에 몰린 블랙풀은 강한 태클로 박지성을 위협하며 그라운드를 뒹굴게 하기도 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블랙풀은 전반 41분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막힌 아담의 프리킥은 맨유의 수비벽을 비껴가며 멋지게 골 망을 흔들었습니다. 올 시즌 맨유 홈구장에서 전반에 골을 넣은 첫 원정팀이 된 블랙풀은 이 여세를 몰아 후반 전반에서 매섭게 맨유를 몰아붙였습니다.

후반 3분 비디치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전반에 골을 넣었던 아담이 다시 한 번 강력한 슛을 때렸지만 이번에는 반 데 사르가 멋지게 막아내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후반 12분에는 오프사이드로 보이는 상황에서 테일러-플래처가 감각적인 힐 슛으로 맨유에게 역전을 하며 블랙풀이 강등 권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블랙풀의 이런 희망은 박지성에 의해 무참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역전을 당한 5분 후인 후반 17분 박지성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안데르송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해주고 이를 안데르송이 골로 연결하며 5분 동안 희망을 봤던 블랙풀을 절망으로 몰아갔습니다.

2-2 동점상황에서 박지성은 오언으로 곧바로 교체되었고 블랙풀의 자책골로 오언의 추가골로 맨유는 블랙풀을 4-2로 꺾으며 홈에서 열린 리그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화려한 우승 세리머니를 했습니다. 블랙풀로서는 원망스러운 경기였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의도적으로 지는 경기는 더욱 그들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블랙풀과 경기를 펼친 맨유는 자신의 역할을 마지막까지 잘 해주었다고 보여 집니다.

오늘 경기를 통해 박지성이 얻은 소득은 올 시즌 8골을 넣었다는 사실이나 지난 해 이청용이 세운 동양인 최다 득점 포인트를 경신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챔스 결승에 어떤 라인업을 짜야 하는지 머리 아파하는 퍼거슨에게 명쾌한 해답을 줄 수 있는 무대였기 때문이지요. 물론 재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베르바토프, 나니와 함께 최전방에서 맨유의 공격을 이끈 박지성은 팀의 4골 중 절반인 두 골을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맨유가 동점을 이루자마자 퍼거슨이 박지성을 곧바로 교체한 것은 그를 챔스 결승에서 사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공수에서 자신의 몫을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하는 박지성이 블랙풀의 경기에 필요했습니다. 더불어 그의 존재감은 챔스 결승에서도 절대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63분 동안 그라운드에서 박지성이 보여준 활기와 결정력은 퍼거슨 감독에게도 고무적이었습니다. 공간 창출 능력이나 수비력에서 월등한 능력을 선보였던 박지성이 최전방에서 보여준 골 감각은 챔스 결승을 앞둔 맨유에서는 절실함이었습니다.

루니와 치차리토 투톱에 긱스, 캐릭, 박지성, 발렌시아가 중원을 지킬 가능성이 농후한 챔스 결승에서 메시의 전담 마크 혹은 중원의 지배자들인 사비와 이니에스타를 방어할 최적의 선수로 박지성이 일순위로 올라오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여기에 발렌시아와 협업으로 이뤄지는 수비와 공격은 그 능력을 두 배로 키워주는 역할을 하기에 박지성과 발렌시아가 결승전에서 어떤 활약을 펼쳐주느냐에 따라 맨유의 우승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두 선수 모두 측면 윙어로서 최전방 공격과 최후방 수비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은 맨유로서는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부상의 우려도 있었던 경기였지만 현명한 플레이로 부상없이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지성을 결승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감독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근면함에 날카로운 창날까지 갈아버린 박지성. 그가 블랙풀 출전을 통해 얻은 것은 골과 어시스트만이 아닌, 바르샤와의 챔스 결승에서 그가 꼭 출전해야만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했다는 점입니다. 일주일 후에 윔블리 구장에서 열리는 챔스 결승에서 박지성이 과연 바르샤에게 당했던 2년 전의 아픔을 설욕하며 승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현재의 맨유나 박지성의 분위기라면 그 어떤 팀을 상대해도 충분히 이길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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