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황당 플레이, 기아에게 승리를 바치다

트레비스의 막가는 경기로 분위기마저 냉랭하게 만들었던 기아와 넥센 전은 최악의 경기력으로 그나마 덜 못한 팀이 이기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트레비스의 행동들은 퇴장감이었고 넥센 강정호의 플레이는 2군감이었습니다.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두 팀의 대결은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프로이기를 저버린 기아와 넥센의 대결




과연 그들의 플레이가 한국프로야구리그의 경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졸전을 보인 경기는 잦은 투수 교체와 볼넷 남발로 4시간 동안 경기가 진행되며 최악의 모습만 보인 채 운 좋은 기아가 승리를 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올 시즌 처음 한국 무대에 오른 트레비스는 널뛰기 투구를 보이며 지난 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최악의 투구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트레비스의 저급한 플레이와 불안한 기아 볼펜 진

낮은 방어율과 높은 삼진이 긍정적이라면 많은 볼넷은 트레비스의 불안 요인입니다. 제구력이 좋지 않아 볼넷이 남발되는 경기는 어렵게 경기를 끌어가고 직구 구속이 좋은 날은 쉽게 승리를 얻는데 오늘 트레비스는 직구가 말을 듣지 않아 변화구 위주의 경기를 펼치며 힘든 승부를 벌여나갔습니다.

낮게 제구가 되기는 했지만 빠지는 공들에 쉽게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던 넥센 타자들로 인해 볼넷을 남발하고 밋밋한 공은 쉽게 안타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올 시즌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간 트레비스는 3 1/3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져 7안타, 4사사구, 3삼진, 3실점을 했습니다.

연속된 실점 위기에서 구사일생으로 추가 실점하지 않고 잘 버티기는 했지만 4회 들어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내자 벤치에서는 교체를 강행했고 손영민이 넥센의 4번 타자인 강정호에게 병상을 얻어내 위기를 탈출했습니다. 트레비스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강철 투수 코치를 쳐다보지도 않고 화를 내며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습은 꼴불견이었습니다.

구속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민감하게 대처하던 트레비스는 안타와 볼넷을 남발했고 1회 기아 타선이 3점이나 뽑아주었지만 1회말 곧바로 3실점을 하며 선발투수로서의 몫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볼넷과 안타가 번갈아가며 이어지며 나온 3실점은 2점대 방어율 투수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2회 말 투구에서는 9번 지석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후 견제를 하는 과정에서 첫 보크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일직선상으로 발을 내딛어야 하는 상황에서 홈 쪽으로 발이 벌어져 누가 봐도 보크임에도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고 글러브를 하늘 높이 던지며 화를 내는 트레비스의 모습은 최악이었습니다.

기아 벤치에서 몰려나와 심판들에게 어필을 해서 퇴장을 면하기는 했지만 트레비스의 모습은 퇴장을 당해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스스로 페이스를 놓치고 매 회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하는 트레비스의 조기 교체는 당연했고 단호했습니다.

손영민으로 시작한 기아의 후속 투수들은 곽정철, 김희걸, 유동훈으로 이어지며 4-3 한 점 차 리드를 잘 지키며 팀의 2연패를 지켜냈습니다. 상대팀을 압도하는 투구가 아닌 불안함을 동반한 투구였음에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상대팀이 넥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뿐이었습니다.

손영민이 2 1/3이닝 동안 안타는 맞지 않았지만 볼넷을 4개나 남발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물론 넥센의 타자들이 손영민을 넘어설 수도 없을 정도로 무력했기에 그가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기아의 볼펜 투수들은 한숨만 나오게 합니다.

강정호의 어이없는 플레이가 기아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기아는 1회 초 선두타자인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김선빈이 포볼을 얻으며 강력한 테이블 세터의 위용을 드러내며 득점찬스를 만들어갔습니다. 김원섭이 시원한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이 타점은 기아 15,000 타점이기도 했습니다. 4, 5번으로 이어지는 절호의 찬스에서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한 이범호가 평범한 땅볼로 물러나더니 최희섭은 어이없는 땅볼 투구에 삼진을 당하며 이대로 기아의 득점은 끝이 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 수비와 공격에서 자신의 몫을 다한 안치홍이 적시 2타점 안타를 치며 안정권이라 생각했던 3득점을 하며 선발투수인 트레비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곧바로 넥센의 추격을 당하며 3-3 동점인 상황에서 1사후 김원섭이 1루수 실책으로 진루하고 이범호가 볼넷을 얻어 1사 1, 2루의 좋은 득점 찬스를 얻어냈지만 김원섭이 넥센 포수의 송구로 2루에서 아웃되고 최희섭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절호의 찬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4회 초 안치홍이 볼넷을 얻은 후 과감한 도루와 신종길의 1루 땅볼로 3루까지 진루한 것은 기아로서는 다행이었습니다. 김상훈이 희생 플라이로 오늘 경기의 결승타점을 뽑아냈으니 말이지요. 안치홍의 빠른 야구가 아니었다면 득점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기에 오늘 경기의 수훈갑은 안치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오늘 넥센은 연패를 막기 위해 필승 조를 모두 내세우며 기아 잡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고 있는 상황에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인 송신영을 내보내 39개의 공을 던지게 한 것은 다음 경기 생각하지 않고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김시진 감독의 의지가 강력하게 드러난 계투였습니다. 송신영에 이어 손승락까지 투입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은 채 역전을 노린 넥센을 안타깝게 만든 것은 4번 타자 강정호였습니다.

유격수를 보면서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강정호는 오늘 경기에서 무력함의 극치를 보이며 넥센의 연패 의지를 무산시키고 말았습니다. 1회 말 3-0으로 뒤진 상황에서 알드리지의 2타점과 강귀태의 동점타로 3-3 동점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넥센은 연패를 끊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2회 말 트레비스의 보크와 분노의 그로 인해 흔들린 기아가 1사 1, 3루의 위기에 처했지만 유한준의 병살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3회에도 알드리지와 송지만이 연속 안타를 만들며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삼진과 땅볼 아웃으로 물러난 넥센은 결정타를 날려줄 선수가 없다는 사실에 땅을 쳐야만 했습니다.

4회 말 1사 1, 2루에서 선발 트레비스가 손영민으로 교체되며 다시 기회를 잡은 넥센은 믿었던 강정호가 3루수 강습 타구로 병살로 물러나며 분루를 삼켜야 했습니다. 6회 말 4-3으로 뒤진 넥센은 1사 2루 찬스에서 김선빈의 호수비로 투아웃을 잡아내고,  4번 타자 강정호가 삼진을 당하며 다시 한 번 동점 혹은 역전도 가능한 찬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마무리를 하러 올라온 유동훈이 1사후 강정호에게 안타를 맞으며 오늘 잘 맞은 알드리지와 대결을 해야만 하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유격수 플라이 볼에 강정호가 말도 안 되는 플레이를 펼치며 넥센의 마지막 희망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유격수 플라이를 바라보며 2루로 내달리는 그는 당연하게 1루에서 병살을 당하며 넥센은 그대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플레이를 보며 김시진 감독이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장면은 답답한 넥센의 현재를 보는 듯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기아가 잘해서 이긴 경기가 아니라 넥센이 너무나 못해서 진 경기였을 뿐입니다. 투아에서 총체적인 난국을 보인 기아는 팀 전체가 롤러코스터라도 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불안함을 노출 시켰습니다.

팀의 4번 타자인 강정호의 황당한 플레이는 넥센에게 6연패를 안겨주었습니다. 기아도 승리를 하기는 했지만 선발 외국인 투수들이 최근 마운드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이범호의 타격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넥센은 9안타, 8사사구를 기아는 4안타, 6사사구를 양 팀 모두 11명의 투수들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은 끊기고 지루하게 늘어지는 경기로 관중들에게는 최악의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4-3이라는 결과만 보면 무척이나 흥미로운 경기로 보이지만 최악의 플레이로 실망만 안긴 기아와 넥센의 오늘 경기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 중 하나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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