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롯데 전에서 다시 홈런 퍼레이드를 이어갈까?
강속구가 사라진 서재응이 선발투수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비록 연패에 빠져있는 넥센이었지만 핀 포인트 제구력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은 그가 기아에서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몫을 해줄 수 있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회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이끌어 가던 기아는 오늘은 넥센 문성현에 막혀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습니다. 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넥센에게 문성현은 중요한 투수였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2회 안치홍에게 2루타를 맞고 김주형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좋은 직구가 있었음에도 떨어지지 않는 스플리터를 던져 홈런을 맞은 볼 배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이어 신종길이 안타를 치고 이용규가 볼넷으로 나간 이후 김선빈이 적시타를 치며 단숨에 3-0까지 달아난 기아는 넥센과의 목동 경기에서 스윕을 눈앞에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워낙 빈타에 허덕이는 넥센이기에 서재응이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분위기는 갖춰지게 되었지요. 점수를 뽑은 다음 이닝이 중요한데 서재응은 2회 말 알드리지와 강병식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넥센의 기를 죽이는 투구를 보여주었습니다.
넥센에게 가장 좋은 기회는 3회 말 공격에서였습니다. 1사 후 8, 9번 타자인 지석훈과 김일경이 연속 안타로 기회를 만들고 넥센에서 타율이 가장 좋은 1번 타자 김민우가 타석에 들어서며 추격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김민우는 배트 중심에 맞기는 했지만 유격수 앞으로 가는 병살로 넥센에게는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키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시진 감독이 할 수 있는 것은 허탈한 웃음밖에 없음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작전은 고사하고 어떤 방법으로도 무너진 팀을 일으켜 세우기 힘든 상황에서 하위 타선이 만든 기회를 상위 타선에서 병살로 마무리 지어 버리는 상황은 허탈해질 뿐이지요.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는 노장 선수들을 발 빠른 젊은 선수들도 대거 교체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새롭게 투입된 선수들이 기회를 만들어도 기존 선수들의 무기력은 어렵게 주어진 기회마저 무산시킬 뿐이었습니다.
기아가 추가 득점을 올린 5회는 이용규가 발로 만든 추가 득점이었습니다. 선두타자 안타로 나간 이용규는 두 번의 도루를 통해 스스로 득점 찬스인 3루까지 진출해 팀의 4번째 득점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장면은 넥센의 타자들과 비교되며 오늘의 백미로 기록되었습니다. 3회 말 김민우의 병살이 넥센으로 흐르던 경기 흐름을 끊어 놓았던 것과는 달리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용규가 발로 만든 득점은 비교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위기에 빠진 넥센에서 지향해야 할 경기는 바로 이용규와 같은 야구입니다. 최대한 상대 투수를 괴롭게 하며 가볍게 밀어 치며 안타를 만들어내고 루상에 나가서 발 빠른 주루 플레이로 팀이 득점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야구는 야구 센스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넥센처럼 강타자가 드문 팀에게는 선택의 여지 또한 없기 때문입니다.
팀이 4-0으로 지고 있기는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었던 넥센은 6회 마정길을 올려 점수를 더 이상 내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런 넥센의 바람과는 달리 마정길은 넥센 전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안치홍의 솔로 홈런으로 인해 추격 의지 자체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5-0까지 달아난 기아를 넥센의 현재 타격으로 잡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벤치에서는 퓨쳐스 리그에서 올라온 박성훈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넥센이 패전 처리용으로 내보낸 박성훈은 오늘 경기에서 기아를 상대로 던진 넥센 투수들 중 가장 효과적이고 위력적인 피칭으로 벤치에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선발 문성현이 4이닝을 소화했는데 박성훈 역시 3 1/3이닝 동안 11명의 타자를 상대로 37개의 공을 던져 안타 없이 사사구 1개만을 허용하며 완벽하게 기아의 타선을 틀어막으며 호투를 해주었습니다.
선발까지 무너진 넥센에게는 박성훈의 호투가 특별하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선발, 볼펜 모두 믿을 수 있는 선수들이 없을 정도로 엉망인 상황에서 퓨처스 리그에서 올라와 숨통을 트게 해주는 박성훈의 투구는 즐거울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박성훈이 호투를 하면서 7회 넥센은 유한준과 송지만의 연속 안타로 1득점을 하며 무실점 패배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추가 득점도 가능한 상황에서 김선빈이 보인 환상적인 수비는 넥센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7회 한 점을 추격한 넥센은 8회에도 김민우가 볼넷으로 나가고 퓨처스 리그에서 올라온 고종욱이 첫 안타를 쳐내며 1사 1, 3루의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무력하게 물러나며 추가 득점은 기록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넥센은 시즌 첫 8연패에 빠지게 되었고 기아는 넥센과의 목동 3연전을 모두 가져가며 시즌 23승째를 올리며 4위 자리를 굳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5패만 있던 서재응은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무력한 넥센 타선을 맞아 6이닝 동안 89개의 효과적인 투구로 3안타, 무사사구, 5 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올렸습니다.
서재응의 시즌 첫 승을 올릴 수 있도록 결정적인 순간 한 방씩을 터트려준 김주형과 안치홍은 오늘 경기의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지난 사직 구장에서 3일 연속 홈런을 쳐냈던 김주형이 광주로 내려가기 전 목동 경기에서 홈런을 때렸다는 것은 고무적입니다.
롯데와의 대결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김주형이 그들과의 3연전을 앞두고 홈런 맛을 봤다는 것은 롯데와의 주말 경기를 기대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대호라는 절대 강자를 앞세워 강력한 득점력을 보이는 롯데와의 대결은 넥센과의 3연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 것입니다.
지난 사직 구장 대결에서 1승 2패를 당한 만큼 기아로서는 광주 홈에서 설욕전을 가져야 할 겁니다. 더욱 4, 5위를 하고 있는 두 팀으로서는 맞대결을 통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대결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아로서는 로페즈와 윤석민이 모두 출전할 수 있기에 이 원투펀치가 출전하는 경기를 모두 잡아야만 합니다. 기아로서도 롯데와의 광주 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야지만 다음 주 펼쳐지는 2위 LG와 1위 SK 6연전에서 조금은 여유 있게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 경기를 스윕을 하고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간다면 상위권 두 팀과 벌이는 원정 경기에서 5할 승부 전략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롯데와의 광주 경기에서 김주형이 다시 한 번 대포를 앞세워 기아에게 승리를 안겨다 줄지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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