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생애 첫 완봉승 올린 고원준 최강 윤석민 제압했다

by 스포토리 2011. 5. 29.
반응형
최강 우완 윤석민이 이렇게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고원준의 가능성은 언제나 이야기되었지만 타격감이 좋았던 기아를 맞아 완봉으로 이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원준은 생애 처음 완봉 완투로 자신의 존재감을 만원 관중 앞에서 선보이며 롯데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이대호와 최희섭, 극명했던 4번 타자의 존재감



팀의 중심은 4번 타자입니다. 단순히 네 번째 타격을 하는 존재가 아닌,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구원해주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4번 타자의 역할입니다. 그렇기에 어느 팀이나 4번 타자는 상징적인 자리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오늘 이대호와 최희섭의 맞대결은 그들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고원준 최강 윤석민 제압한 완벽투 눈부시다

고원준vs윤석민이라는 매치 업은 시작 전 많은 이들이 윤석민의 압승으로 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현재까지의 페이스도 그렇고 그들이 보여준 성적만 놓고 보더라도 고원준이 윤석민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야구는 수많은 변수들이 지배하는 경기라는 것이 오늘 경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5월 들어 자책점이 하나도 없는 완벽 투구를 했던 윤석민은 경기 시작과 함께 롯데의 1번 타자 전준우에게 선제 홈런을 맞으며 비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연속된 안타로 추가 실점까지 한 상황에서 이대호의 과도한 홈 쇄도만 없었다면 롯데는 초반 완벽하게 윤석민을 무너트릴 수 있을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습니다.

윤석민의 오늘 투구는 기존에 보여준 그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공이 높게 형성되며 날카로운 제구력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직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커브 볼 위주의 볼 배합은 공을 많이 던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고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롯데 타자들에게는 편안하게 노려 칠 수 있는 여유까지 주었습니다.

28이닝 연속 무자책점 경기를 펼쳐가던 윤석민으로서는 충격적인 투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더욱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기아로서는 트레비스가 등판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늘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만 했던 경기였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제구가 안 되는 특급투수는 제구 좋은 3류 선수보다 못하다는 것이 오늘 경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물론 윤석민이 제구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어렵게 롯데 타선에 맞서 위기를 피해가는 과정들에서는 그가 왜 에이스인지를 증명해주었지만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는 모습은 기아의 패배를 증명하는 장면이 되어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습니다.

3회 초 이대호 안타에 이어 강민호의 2루타, 홍성흔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상황에서 마지막 타자를 155km를 기록한 직구로 삼진을 잡아 무실점으로 넘어가는 장면은 그가 왜 에이스인지를 증명해주었습니다. 윤석민을 완벽하게 무너트린 것은 이대호에게 맞은 5회 12호 홈런이었습니다. 최고라 자부하던 윤석민이 최고인 이대호에게 굴욕적인 홈런을 맞으며 페이스가 무너졌고 그렇게 그는 곽정철로 바뀌며 오늘 경기를 마감했습니다.

윤석민은 5 2/3이닝 동안 106개의 투구로 10안타, 5사사구, 2홈런, 4삼진, 4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습니다. 5이닝을 던지며 10안타와 사사구가 다섯 개를 내주며 마운드에서 완벽하지 못한 그의 모습은 4실점으로 막았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오늘 완봉승을 올린 고원준은 초반부터 그의 장기인 강한 직구보다는 커브 볼 위주의 볼 배합으로 기아 타선을 무력화시키며 롯데에게 중요한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윤석민과 같은 볼 배합을 가져갔지만 롯데는 기아를 공략했고 기아는 고원준에게 완벽하게 당하며 굴욕적인 무득점 패로 만들어버렸습니다.

1회부터 본 헤드 플레이로 볼 수 있는 모습을 보인 기아는 자멸하기 시작했고 고원준의 공격적이며 지능적인 투구에 말린 채 허무한 배팅으로 빠른 승부를 가져가며 고원준의 호투를 도와주었습니다. 좀 더 공을 지켜보며 끈질긴 승부를 벌이며 투구 수를 늘려 기회를 노리는 전략을 가져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유인구에 빠르게 승부를 가져가며 뜬 볼로 물러나는 기아의 타자들은 답답할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고원준이 기아 타자들을 압도한 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두 투수들이 모두 강속구 위주의 볼 패턴이 아닌, 변화구 위주의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극명하게 바뀐 결과는 고원준의 제구력이 좀 더 좋았고 이는 곧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고원준은 9이닝을 완투하며 113개의 효과적인 투구로 4안타, 5사사구, 1삼진, 무실점으로 막강했던 기아를 제압하며 시즌 2승을 올렸습니다. 기아와의 3연전에서 중요했던 첫 승을 올리며 마지막 일요일 경기에서 롯데가 승리를 가져 갈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대호의 홈런, 최희섭의 어처구니없는 플레이

오늘 경기에서 보인 4번 타자의 존재감은 현재의 두 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어제 침묵을 지키며 이범호의 활약에 자존심이 상했던 이대호는 오늘 경기에서 롯데의 공격력을 이끌며 기아를 무너트렸습니다. 이대호가 윤석민을 상대로 5회 보인 올 시즌 12번째 홈런은 롯데의 완승을 이끄는 한 방이었습니다. 

힘겹게 투구를 하면서도 4회까지 2실점으로 잘 막아주던 윤석민은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으며 완벽하게 무너지며 기아의 반격도 무산되어버렸습니다. 에이스가 상대 4번 타자에게 완벽하게 무너지는 홈런을 맞은 상황은 오늘 경기의 중심축을 완벽하게 롯데로 가져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등판한 곽정철과 박경태가 무력한 투구를 하며 대량 실점을 하는 장면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터진 전준우의 솔로 홈런과 연이은 안타로 2실점을 하는 상황에서도 이후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하며 롯데의 흐름을 막아주었습니다. 1회 말 공격에서 이용규가 볼넷을 얻고 김선빈이 번트 실패로 1루 주자를 대신한 상황에서 이범호와 최희섭으로 이어지는 타순은 동점내지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작전이었는지 단독 도루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김선빈이 2루 도루를 하던 아웃되며 기아의 득점 찬스는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범호가 타석에 있는 상황에서 그런 무모하고 무리한 플레이를 펼친 기아 선수들은 답답한 경기를 예고한 셈입니다. 

2사 후 안타를 치는 식으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던 기아는 5회 말 최훈락이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치고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2사 1, 3루의 득점찬스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불발로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3-0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만약 1점이라도 쫒아갔다면 승부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쉽기만 했습니다. 

더욱 아쉬웠던 상황은 6회 말 이범호가 볼넷을 얻어 무사 1루에 나간 상황에서 최희섭이 무력한 타격으로 병살 처리되며 추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점입니다. 이런 무력함은 7회 초 수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며 자멸하는 기아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회전이 많이 걸린 1루 수 앞 땅볼로 안일하게 맨 손으로 잡으려던 최희섭의 플레이는 에러로 이어지고 안줘도 좋을 점수를 주면서 기아는 완벽하게 무너져버렸습니다. 이후 1루수 앞 강습 타구로 충분한 병살 가능한 상황에서 느슨한 플레이로 병살로 경기를 끊어내지 못하는 장면들은 한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공격력 지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수비에서도 무기력을 넘어 안일한 플레이로 다른 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든 최희섭의 모습은 최악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롯데의 타선을 이끌며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를 쳐낸 이대호의 모습은 극명한 비교가 되며 그들의 존재감만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늘 경기만 봐도 기아를 상징하는 선수는 이범호가 유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범호와 승부하느니 최희섭과의 승부를 선호한 롯데 배터리는, 세 번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에게 두 번의 볼넷을 내주며 최희섭을 4타수 무안타로 잡으며 기아 타선을 무력화시켰습니다.

배트 스피드도 느리고 중요한 순간 팀에게 힘을 불어넣는 타격을 보이지 못하는 4번 타자는 문제가 클 수밖에는 없습니다. 승패와 상관없는 상황 신인 투수에게 뽑아내는 홈런으로 4번 타자의 진가를 높였다고 자위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 보여준 최희섭의 플레이는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기아 마운드는 무슨 약속이라도 한 듯 높게 제구 되는 공으로 롯데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며 9-0 완봉 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어제 완벽한 투타 조화로 완승을 거둔 팀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기력했던 기아의 모습은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트레비스가 빠진 자리를 채운 김희걸이 막강 롯데 타선을 맞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습니다. 널뛰기 하는 듯한 기아의 타선이 롯데 사도스키를 맞아 어떤 공격력을 보여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첫 번째 경기에서 두 개의 홈런으로 앞서간 이범호와 두 번째 경기에서 에이스를 무너트리는 홈런으로 동점을 이룬 이대호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도 궁금해집니다. 1게임 반차이로 앞서가고 있는 기아가 승차를 벌릴지 아니며 롯데가 맞대결 승리로 반 게임차로 쫓아갈지 궁금한 일요일 경기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