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 시즌 4승과 기아 5연승 이끈 차일목 효과, 대단했다

로페즈가 5월 들어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을 올리지 못했던 그가 드디어 첫 승을 올렸습니다. 기아가 힘들 때 스스로 9회까지 책임지며 승패와 상관없이 투지를 불살랐던 로페즈를 위해 기아 타자들은 15안타를 터트리며 어깨를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로페즈의 4승을 함께 한 차일목은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습니다.

이범호 두 개의 홈런, 올 시즌 기아의 최고 히트상품




기아와 롯데의 대결은 과거 해태 시절에는 제과 라이벌에 지역 라이벌로서 관심을 받고는 했습니다. 선동렬과 최동원이라는 대한민국 야구 사에 영원히 기록될 최고의 투수를 배출한 두 명문 구단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롭고 재미있기만 합니다.

투타 완벽한 조화가 기아의 5연승을 이끌었다

지난 사직 구장에서 가진 맞대결에서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며 롯데가 위닝 시리즈를 펼친 만큼 광주 홈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기아는 첫 경기가 중요했습니다. 더욱 기아의 최강 원투 펀치인 로페즈와 윤석민이 출전하는 금, 토요일 경기는 기아로서는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경기입니다. 그들에게 패배는 단순한 1패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져서는 안 되는 믿음이 깨지는 것이기에 충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지난 군산에서 가졌던 한화와의 경기에서 5이닝을 던지면 장단 11안타를 맞으며 로페즈다운 투구를 보이지 못하고 내려와야만 했던 그였기에 롯데와의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팀의 연승을 이어가고 전 경기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에게 오늘 경기 승리는 중요했으니 말이지요.

그런 부담 때문인지 1, 2회 로페즈의 투구는 좋지는 않았습니다. 공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 타자와의 대결에서 간결함보다는 부담이 주는 무게감은 볼을 많이 던지게 만들었고 이런 상황은 2회 절체절명의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무사 1, 2루의 찬스에서 후속 타자들이 득점타를 때리지 못하고 무력하게 물러나며 롯데로서는 기선 제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2사에서 전준우의 잘 맞은 타구를 이범호가 멋지게 잡아내며 오늘 경기는 흐름이 기아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위기를 넘긴 기아는 곧바로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최희섭이 선두타자 안타로 진루하고 김주형이 2루타를 쳐서 1사 2, 3루를 만든 상황은 전 이닝 롯데가 만든 기회와 유사했습니다. 타순을 바꾼 김원섭이 땅볼 아웃으로 투아웃에 몰리며 롯데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던 상황 오늘의 히어로인 차일목이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기아가 2-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3회 말에는 이용규의 안타와 이범호의 화끈한 투런 홈런으로 4-0까지 앞서가게 되었습니다. 장외 파울 홈런을 날린 후 송승준이 급하게 승부를 걸어온 상황에서 밀어서 홈런을 만든 이범호의 타격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런 기아의 공격은 4회 김주형의 사구로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김원섭의 번트와 차일목의 안타로 1사 1, 3루 찬스를 만들고 신종길이 볼넷을 얻으며 만루가 된 상황에서 이용규가 싹쓸이 2루타를 치며 오늘 경기는 기아의 승리로 완전히 기울게 만들었습니다. 투 볼 낫싱 상황에서 쓰리 볼을 기다리지 않고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고 안타로 만들어낸 이용규의 타격 센스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범호가 볼넷을 얻어 다시 주자 두 명이 있는 상황에서 최희섭의 2루타로 8-0까지 달아난 기아는 5회에도 차일목과 신종길의 연속 안타로 만든 기회에서 이용규가 다시 득점타를 치며 9-0까지 달아나며 롯데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습니다.

로페즈의 호투와 이범호의 두 개의 홈런

롯데가 6회와 8회 2점과 1점으로 따라 붙기는 했지만 2점을 더 달아난 기아에게 11-3의 대패를 당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로페즈는 4월 3승 1패를 기록했지만 5월 들어 1패만 기록한 채 승수를 채우지 못했지만 롯데와의 광주 첫 경기에서 멋진 투구로 5월 첫 승이자 자신의 4승과 팀의 5연승을 이끄는 투구를 해주었습니다.

 

로페즈는 6이닝동안 111개의 공을 던져 8안타, 1사사구, 5삼진, 2실점을 기록해 맞대결을 했던 송승준을 압도했습니다. 3 1/3이닝 동안 77개의 투구를 하며 7안타, 3사사구, 8자책을 하며 무너지며 롯데에게 아쉬움을 던져주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로페즈와 이범호일겁니다. 6이닝 동안 막강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한 로페즈의 투구는 한화와의 전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무력함에서 벗어나 3회부터 로페즈 특유의 코너워크를 중심으로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위닝샷으로 롯데 타선을 제압하는 모습은 멋있었으니 말이지요.

이범호의 오늘 타격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습니다. 4타석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한 그는 멋진 두 개의 홈런으로 팀이 대승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3회말 2-0의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파울 홈런 이후 실투에 가까운 송승준의 승부구를 밀어 홈런을 치는 장면은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6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김일엽의 초구를 당겨 쳐 장외 홈런을 만드는 장면은 장관이었습니다. 더욱 6회 초 롯데가 강민호를 시작으로 연속 안타를 만들며 2득점을 한 상황에서 터진 홈런이라 롯데의 기를 꺾고 기아의 완벽한 승리를 알리는 이범호의 이 홈런은 그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홈런 11개로 선두인 이대호가 오늘 3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키고 있던 것과 달리, 홈런 2개를 추가해 10개로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오며 본격적인 홈런 레이스를 요구한 이범호의 홈런은 특별했습니다. 시작부터 타점 선두를 달리던 그가 오늘 3타점이나 추가해 타점 단독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범호의 활약은 그렇기에 더욱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차일목 효과가 기아의 대승을 이끌었다

투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일궈낸 기아의 승리의 숨은 일등공신은 바로 차일목 포수였습니다. 올 시즌 들어 로페즈 전담포수로 나서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차일목은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롯데의 강타선을 무력화하며 로페즈에게 승리 투수가 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의 이런 투수리드가 빛났던 것은 로페즈 뒤에 나온 심정섭과의 배터리 호흡에서였습니다.

작년 기아 1순위로 입단한 심정섭은 왼손 투수로 140km 중반을 넘는 빠른 공을 가진 유망한 투수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가능성만 많은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실전에 쉽게 녹아들어갈 수 있는 포수 리드였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차일목은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중요한 철학으로 심정섭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투구를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타자들에 맞춰 리드를 하는 것이 아닌 투구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마음껏 던질 수 있도록 하는 차일목의 리드는 어린 심정섭이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희소성이 높은 빠른 공을 가진 왼손 투수로 몇 년 안에 기아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 심정섭은, 차일목의 리드로 2이닝동안 2안타, 1사사구,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4개의 삼진을 뽑으며 막강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상대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어린 심정섭이 성장하는데 무척이나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불안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며 타자와 맞설 수 있도록 투수 리드를 한 차일목의 활약은 어린 투수에게는 큰 힘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투수 리드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 차일목은 공격에서도 기아의 선취점을 뽑는 안타를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치며 기아의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이범호의 화려한 홈런은 멋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팀에 값진 안타와 득점을 뽑아준 차일목의 활약은 기아의 5연승을 이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올 시즌 들어 주전 포수였던 김상훈보다 출전 횟수가 많아지고 있는 차일목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그가 보여준 투수 리드 때문입니다. 투수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그의 리드는 마운드의 안정을 가져오고 이는 곧 승리로 직결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5월 들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윤석민이 등장하는 토요일 경기. 져서는 안 되는 이 경기에서 누가 포수 마스크를 쓸지 알 수는 없지만 기아의 선두권 도약을 위해서 꼭 필요한 주말 롯데 전에서 자신이 아닌, 팀을 위해 희생하는 플레이가 나와 연승을 이어갈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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