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관계자들이 역도협회장이기도 했던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중 금메달리스트이자 대한민국 역도의 상징이기도 했던 장미란 선수 역시 이 탄원서에 함께 했다는 사실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탄원서와 맞바꾼 한심한 작태, 무고한 여대생 살인마를 위해 버린 명예
장미란이 포함된 역도인들이 쓴 탄원서의 주인공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입니다. 류원기 회장보다 그의 부인이 저지른 끔찍한 사고는 우리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런 죄도 없는 여대생을 자신의 사위와 사귄다는 망상에 빠져 잔인하게 살해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잔혹한 범죄였습니다.
영남제분 사모님의 악행과 관련된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살인청부 사건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지독하고 악랄한 범죄는 이후에도 여전히 지속되었기 때문입니다. 감옥에 있어야 하는 사모님은 병원 특실에서 호위호식을 하고 있었고, 이는 곧 공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이혼한 남편이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남제분 사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한 사건이었습니다.
취재를 하는 기자들에게 사건을 파해치지 말라고 강요를 하는 회장님의 모습이나,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한심한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당연했습니다. 돈이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이들의 행동은 결국 무고한 여대생이 처참한 시체가 되어야 했고, 법의 심판마저 우습게 만들어내는 돈의 힘은 모두를 경악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에서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도 제대로 하지 않는 이들은 돈이면 그 모든 것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자를 위해 역도인들이 나서서 탄원서를 제출하는 상황은 난센스일 수밖에 없습니다. 역도 회장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파렴치한 범죄자를 구해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하는 그들 역시 범죄자와 다름 없는 존재들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장미란은 대한민국 여자 역도의 산증인이자 전설입니다. 어려운 역경속에서도 대한민국 역도를 세계 최정상을 올린 일등 공신이라는 점에서 그녀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항상 뜨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자임에도 역도를 위해 일부로 몸을 키워야 했던 모습이나, 부상에서 무너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실패 속에서도 진정한 땀의 가치를 보여준 장미란은 진정한 스타였습니다.
모두가 존경하던 스포츠 스타가 잔인한 살인마를 돕겠다고 나섰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황당해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자신 만의 오해로 무고한 여대생을 잔인하게 청부살인한 부인. 그리고 그런 부인을 돕기 위해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려 했던 전 역도연맹 회장을 풀어달라고 탄원서를 쓴 인물들 중 하나가 장미란이라는 사실은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올림픽 스타가 잔인하고 반성도 모르는 몰염치한 범죄자에게 탄원서를 제출하는 현실은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 할 수 없는 모습일 뿐입니다. 과연 이 탄원서가 자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협회 차원에서 작성해 이름만 올려진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협회 측에서는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이 강제적으로 동원한 내용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장미란은 이번 탄원서와 관련해 그 어떤 발언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역도 협회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믿게 합니다. 만약 자발적으로 장미란이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게 사실이라면 그녀는 더는 스포츠 스타로 존경받을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그녀가 그동안 쌓아올렸던 수많은 가치들은 이 탄원서 한 장과 맞바꾼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죄를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분명 그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지만, 반성하지도 않고 반성할 이유도 찾지 못하는 범죄자를 용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을 하고, 용서를 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들이 치유의 길로 가는 것이지, 일방적인 용서가 모든 문제의 해법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2002년 자신의 사위의 이종사촌인 여대생을 의심해 수개월 동안 미행을 통해 감시하고, 그것도 모자라 잔인한 청부살인까지 한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사건은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혀 반성을 하지 않는 윤 씨와 남편인 류 회장의 모습은 방송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호화 병실에서 편안하게 살아가던 그의 모습과 그런 자신의 부인을 옹호하기만 하던 류 회장의 모습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존재들로 인식될 뿐이었습니다.
그런 자들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 무리들은 같은 생각들을 공유하는 존재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류 회장이 역도 협회를 위해 많은 돈을 써왔기 때문에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잔인한 살인마를 감싸고 비호한 자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에 반성을 해야 할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류 회장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모습은 역도 협회 자체도 정상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지난 20일 대한역도연맹 소속 300여명은 '여대생 청부살인'의 주범으로 밝혀진 윤길자 씨의 남편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에 대한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300명 중 한 명이 장미란이라는 사실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집단으로 탄원서를 제출한 것은 자발적인 의지보다는 협회 차원의 강압이 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많은 이들은 장미란이 자발적으로 탄원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장미란이 그랬을 이유가 없다고 믿는 것은 그녀가 보여준 스포츠 정신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칙이 아닌 정정당당함으로 승부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그녀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아직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번 탄원서 사태는 아무리 정상을 참작한다고 해도 말도 안 되는 행동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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