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한화 기아에 16-15 대역전극, 18명 투수가 나선 최악의 경기 프로가 아니다

by 스포토리 2014. 6. 11.
반응형

기아와 한화가 무려 18명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며 16-15라는 말도 안 되는 경기 기록을 남겼습니다. 한심하다 못해 보는 사람들마저 손발이 오글거리게 만든 두 팀의 모습은 프로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팀들이 프로야구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프로라고 믿을 수 없는 최악의 졸전, 기아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과거 거대한 해태 왕조를 세웠던 대단한 존재들이 코칭스태프로 있는 기아와 한화가 이런 터무니없는 결과로 전락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기아나 한화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마다 쌓였고, 이런 상황이 결국에는 올해 최악으로 드러난 것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반 8-1로 앞서던 기아는 선발로 나선 김병현이 3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무너지며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최소한 선발로 나서 5이닝까지 버텨주기를 바랐던 많은 이들은 터무니없이 무너져 내리는 김병현을 보면서 현재의 기아를 엿보게 합니다. 1년 동안 팀이 운영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망가진 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팬으로서 부끄러울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선발 김병현은 1회부터 흔들렸고, 그나마 2회 3자 범퇴를 막아내며 안정을 찾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3회 마운드에 올라서자마자 엉망인 제구력으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등판보다 구속은 올라섰지만 여전히 마운드에 설 수 없는 투수를 선발로 내세운 기아의 선택이 얼마나 한심한지는 김병현 스스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발이 느린 조인성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준 김병현은 좀처럼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팀이 8-1까지 앞선 상황에서 그 큰 점수차도 막아내지 못하는 투수의 모습은 아쉬움 그 이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아는 한화에게만은 뒤져서는 안 된다는 확신은 최영필을 김병현의 뒤에 올린 것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비록 많은 나이이지만 그나마 기아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가 고참 최영필이라는 사실도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한화 선발인 클레이는 1과 1/3이닝 동안 50개의 투구수로 7안타, 1사사구, 1홈런, 6실점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그나마 김병현이 클레이에 앞선 것은 2와 2/3이닝을 책임졌다는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김병현은 2와 2/3이닝 동안 51개의 공으로 5안타, 3사사구, 1삼진, 7실점, 6자책점으로 무너졌습니다.

 

클레이와 김병현 양 측 선발투수들이 초반 대량 실점을 하고 무너진 상황에서 양 팀은 각각 무려 8명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며 인해전술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빈약한 마운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제대로 상대를 제압하는 투수들이 없는 상황에서 난타전은 재미보다는 답답함으로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잦은 실책과 무기력한 마운드는 결국 경기시간만 길게 만들었고, 이런 현실은 야구에 대한 재미마저 반감시키고 말았습니다. 초반 대량 득점을 한 양 팀은 잦은 투수 교체를 감행했습니다. 롱 릴리프 하나 제대로 된 선수가 없는 양 팀으로서는 자주 선수를 교체하는 것만이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막는 최선이라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양 팀 투수들 중 가장 긴 이닝을 던진 선수는 한화의 송창식이었습니다. 한화의 4번째 투수로 3회 마운드에 올라 3과 2/3이닝 동안 1실점만 한 송창식이 18명이나 등판한 오늘 경기에서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는 사실은 처량함으로 다가옵니다. 양 팀이 올 시즌 얼마나 마운드 상태가 엉망인지는 오늘 경기가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11-9로 앞서던 기아로서는 8회 다시 한 번 초강수를 뒀습니다. 짧은 이닝 소화로 위기를 넘기려고 애쓰던 기아는 팀의 마무리인 어센시오를 내세워 2이닝을 틀어막겠다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8회에 오른 어센시오였지만, 벤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어센시오는 안정적인 피칭 대신 불안한 제구와 함께 피에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초라하게 내려와야 했습니다. 임준섭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고 볼넷을 내주자 기아 벤치는 남은 다섯 타자를 책임지라며 마무리 어센시오를 올렸습니다. 첫 상대인 4번 타자 김태균을 유인구로 삼진을 잡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피에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당하며 동점 홈런을 내주며 모든 것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어센시오가 난타를 당하자 8회 2사 후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역전 2루타를 내주며 무너졌습니다. 한 차례 깜짝 피칭 후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잡는 모습을 보는 것도 힘겨운 한승혁의 부진은 그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이어지고 있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1순위로 뽑히고 1년 동안 수술과 재활에 힘썼던 그에게 기아가 거는 기대는 크지만, 그런 큰 기대만큼 실망감도 큰 한승혁. 과연 그가 제대로 된 투수로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이제는 그게 우려가 될 정도입니다. 

 

기아의 타선은 오늘도 대단했습니다. 홀튼이 나와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일요일 경기 2득점에 그친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항상 기아 타자들은 대량 득점을 해주었습니다.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돕는 타자들과 달리, 마운드에 올라가기만 하면 배팅 볼 투수로 전락하는 기아의 현실은 절망적입니다. 

 

일요일 경기에서 20점이나 내준 기아 마운드는 오늘 경기에서도 16실점이나 하고 말았습니다. 팀 타선이 8회 곧바로 역전을 해줄 정도로 대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팀 마운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기아 벤치는 오늘 경기 승리가 기 싸움을 위해서도 절실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선발을 앞둔 김진우를 한 타자를 잡기 위해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까지 뒀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아 벤치의 바람과 달리, 김진우는 연속 안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기아 타자들은 오늘도 20안타에 15득점이나 해주었습니다. 홈런 3개에 3루타까지 4개나 터트리는 등 마음껏 장타력을 보여준 타선의 힘도 9명이나 마운드에 오르면서도 상대팀을 막지 못한 투수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일요일 경기에서 무리하게 홀튼을 올린 기아는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김병현을 마운드에 올린 기아는 다시 한 번 처참한 패배를 당했습니다. 

 

양현종을 제외하고는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는 기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기아 불펜에 과부하를 안기며 최악의 상황으로 밀어 넣고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기아가 정말 두려운 것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당장 없다는 사실입니다. 부상병동에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들마저 제몫을 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그 어떤 방법도 제대로 통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감독인 선동열이 선수로 등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정도입니다.  

 

프로야구 경기라고 하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졸전을 펼친 기아와 한화. 그나마 8, 9회 7득점을 하며 역전에 성공한 한화는 기분이라도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9명의 투수 그것도 팀의 마무리와 이번 주 선발을 앞둔 김진우까지 마운드에 올리고도 허망하게 역전패를 당한 기아는 앞날이 까마득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기아가 제대로 반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개혁만이 필요할 듯합니다. 올 시즌 어떤 결과로 마무리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기아의 대대적인 변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