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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선동열 재계약, 기아 선 감독 선택 독이 든 성배일 수밖에 없는 이유

by 스포토리 201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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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새로운 감독 체제를 가져가지 않고 선동열 현 감독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기아는 선 감독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선 감독 부임 후 3년 동안 5위에 이어 2년 연속 8위에 머무는 등 최악의 성적을 들었음에도 기아는 선 감독에게 거액을 안기며 2년이라는 기회를 더 주었습니다.

 

기아 선동열 감독과 2년 간 10억 6천만 원 거액 제시한 이유?

 

 

 

올 시즌에도 최악의 졸전을 이어가며 8위에 머문 기아는 변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더욱 올 시즌 이후 주축 선수들이 해외와 군입대를 결정한 상황에서 기아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FA로 떠나는 선수들과 이름값을 못하는 노장 선수들 역시 대거 퇴출 대상에 오를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기아의 선택은 의외였습니다. 

 

 

최악의 성적을 받고도 거액의 금액을 받고 2년 연장 계약을 한 것은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집니다. 현재의 한국 프로야구 환경을 생각해보면 선 감독이 거둔 성정을 보면 중간에 퇴출을 당할 수도 있는 성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김시진 감독이 계약 기간도 못 채우고 퇴진을 당한 사실만 봐도 선 감독의 연장 계약은 의외입니다.

 

"3년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기아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다. 재신임해 준 구단에 감사하며,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동열 기아타이거즈 감독은 재계약이 끝난 후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아는 선동열 감독과 2년간 총액 10억 6000만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8000만 원)에 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3년 동안 5위 한 차례와 2년 연속 8위를 기록한 감독과 재계약치고는 엄청난 고액 연봉 재계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 감독 스스로도 밝히듯 3년 동안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감독에게 이렇게 후한 대접을 하고 무한 신뢰를 보내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당장 기아로서도 기존 감독들과의 계약 관계를 보면 특혜로 인식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아가 선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것은 분명한 의도가 존재합니다. 선동열을 분명 국보 투수였습니다. 그리고 광주를 기반으로 한 기아 타이거즈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합니다. 그가 야구 인생 2막을 고향팀이 아닌 대구의 삼성을 선택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실망하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을 정도로 선동열은 분명 프랜차이즈 최고 스타임이 분명합니다.

 

기아 감독으로 부임해 선동열 감독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보다 더 못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선 감독이 이렇게 감독직을 그만두게 된다면 상당히 오랜 기간 야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복귀와 명예회복이 결코 쉽지 않았을 선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려는 기아의 포석에는 광주 기반 기업으로서 당연한 선택으로도 다가옵니다.

 

김성근 전 감독이 무수한 하마평에 올려 지기도 했지만, 기아 측에서는 단 한 번도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화 역시도 김성근 전 감독 복귀설에 대해 '노인'이라는 단어로 일단락 시킨 적도 있습니다. 현지 프런트에서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다루기 힘든 감독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현재의 기아 타이거즈를 과거 해태 왕조의 모습으로 되돌릴 유력한 인물이 김성근임은 분명합니다. 철저한 훈련과 강력한 승부근성을 가진 김성근 감독이라면 철저하게 망가진 기아를 되살릴 적임자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구단의 입장에서는 김성근 전 감독을 고용하느니 차라리 선 감독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사실은 의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선 감독이 기아에 부임하는 것에 큰 만족도를 느꼈던 다수 중 하나였습니다. 삼성에서 일군 성과를 고향팀에서 제대로 재현해 해태 왕조에 이은 기아 왕조의 시작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고, 승승장구하는 삼성과 달리 무참하게 무너진 기아의 현실 속에서 선동열이라는 인물에 대한 가치는 신기루같이 남겨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아 측의 의도처럼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지막으로 주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감사한 일입니다. 국보 투수에 한국과 일본 경험을 한 특급 선수, 감독으로 삼성에 부임해 우승 경험도 했던 선동열이 고향팀에서 성공한 감독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준 기아에 감사를 드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과연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3년 동안 기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 3년 동안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줄부상으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 선수들만 가득했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이런 부상 전력이 선 감독이 유임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문제이기도 합니다.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는 것은 감독의 잘못만은 아닐 것입니다. 제대로 된 재활 시스템과 훈련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가시지 않은 채 선동열은 다시 한 번 2년 동안 기아의 선장으로 유임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지난 3년의 기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것입니다.

 

당장 내년 시즌부터 기아가 달라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처참하게 추락한 기아가 과연 상승세를 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3년 동안 선 감독이 과연 팀을 어느 정도 가능성 있는 팀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만 가득합니다.

 

팀이 무너지는 과정을 노골적으로 경험하기는 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가 선동열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은 무엇을 위함인지 모호하기만 합니다. 더욱 내년 시즌에는 팀의 핵심 자원들이 모두 빠져나가게 됩니다.

 

양현종은 이미 해외진출을 선언했고, 김선빈과 안치홍이 동반 입대를 하는 현실 속에서 기아가 과연 반등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합니다. 여기에 기존 멤버들 중에도 이탈 등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아는 말 그대로 자발적인 방법이 아닌 환경의 변화에 이어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실종된 최희섭과 일본에서 기아에 복귀한 첫 시즌 6개월 성적을 제외하고는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이범호가 과연 내년 시즌에도 기아와 함께 할지 의문이기도 합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이들에게라도 손을 내밀어야 할 정도로 궁색한 상황이 되었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아가 선 감독에게 장기 계약이 아니라 단기라고 볼 수 있는 2년이라는 계약 기간은 장기적인 리빌딩이 아닌 우승 청부사로서의 가치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장기 계약으로 팀을 완전하게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게 아니라 단기 승부를 요구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기아의 리빌딩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2년 동안 선동열 감독의 명예회복을 해야 하고, 기아는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기아가 명가로 재건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기아가 선 감독에게 2년을 제안한 것은 내년 시즌 빈자리를 외부 인력으로 충원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양현종의 해외 진출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를 붙잡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이스를 놓친 후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이 나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센시오 퇴출이 명확한 상황에서 선발 외국인 투수를 영입할 예정인 기아가 역대급 외국인 선수를 얻을 수 있을지도 여전히 의문이지만 배팅 한도가 사라진 현실에서 기아의 과감한 배팅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큰 구멍이 나버린 내야와 정체된 선수들의 한계를 단기간에 바꿀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기아는 그 빈자리를 모두 넘치는 자금으로 해결하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선 감독이 원하는 모든 지원을 했던 기아로서는 자신들이 다시 선택한 선동열 감독을 위해 우승을 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아로서는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선동열 감독이 우승이 가능한 전력을 만들어줘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 감독이 긴 시간이 필요한 내부적 리빌딩은 불가능합니다. 외부 인자를 통해 기아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 이어진다면 선 감독은 외부에서 데려온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그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3년간의 실패가 2년 동안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가 실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체질 변화와 팀워크 구축과 2군 선수층 강화 등 수많은 가치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우승 청부사 역할을 부여받은 선 감독이 어떤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낼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선동열 감독이 기아에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과연 지난 3년 동안 선동열 감독이 어떤 가치들을 만들었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기아의 선동열 감독에 대한 재신임은 선 감독에게는 독이 든 성배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명예회복을 하기에는 적기가 아니고 2년이라는 기간도 짧을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선 감독과 달리, 기아 구단으로서는 선 감독을 한 번 더 품으며 얻은 것이 더 많습니다.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기아가 프랜차이즈 스타를 다시 한 번 품으며 오히려 잃은 것보다는 많은 것을 얻었다는 점에서 모든 공은 이제 선동열 감독에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2015년을 장식할지 모르겠지만, 선 감독 인생의 모든 것을 좌우할 수도 있을 중요한 한 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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