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김원섭 천일야화 9회말 역전 3점 홈런, 1000번째 출장 대미 장식하다

by 스포토리 2015. 7. 29.
반응형

김원섭이 1,000번째 출장 경기에서 팀을 살리는 9회 말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냈다. 5위 싸움에 뛰어들고 있는 SK는 김광현을 내세워 기아와의 경기를 완벽하게 제압하고 싶었다. 그리고 김광현의 마운드에 내려오는 순간까지도 SK는 기아에 앞서 있었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김원섭 1,000경기 자축 9회 말 역전 3점 홈런, 기아 5위 저격할까?

 

 

 

 

기아에게 이번 주 6연전은 중요하다. 기아와 대결을 벌이는 SK와 한화 역시 이번 주 대결에서 승리가 간절하다. 현재 4강이 어느 정도 구축이 된 상황에서 가을 야구의 마지막 한 장인 5위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화가 우위에 있고, SK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 발 멀어져 있던 기아가 이번 주 경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면 단박에 5위에 올라설 수도 있는 기회다.

 

5위 한화와 4.5 경기, 6위인 SK와는 3.5 경기 차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 양 팀의 맞대결 결과는 곧 순위를 요동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세 팀은 사활을 건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다. 상위권 대결이 치열한 만큼 5위 한 장을 두고 벌이는 중하위권의 대결 구도도 흥미롭게 이어지고 있다.

 

SK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메이저 진출 실패 후 복귀한 김광현은 에이스 본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다. 김광현에 맞서 기아는 임준혁을 내세웠다. 지난 롯데와의 경기에서 초반에 무너지며 조기 강판 당했던 임준혁으로서는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보여줘야만 했다.

 

경기는 흥미롭게 2회와 6회 두 팀이 서로 점수를 주고받는 식으로 이어졌다. 1이닝을 가볍게 넘긴 임준혁은 2회 선두 타자인 브라운에게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브라운에게 한 방을 맞기는 했지만 임준혁은 SK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SK가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자 기아 역시 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기 들어 조금씩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한 나지완이 안타로 포문을 열고 2사 상황에서 신인 2루수 황대인이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두 번째 경기에 나선 황대인은 지난 롯데 전에서 프로 첫 안타를 신고하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는 3타수 3안타 맹타를 선보이며 신인으로서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다.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인 김광현을 상대로 동점 타점을 만들어낸 황대인의 발견은 오늘 경기에서 최고였습니다. 올 시즌 들어 다양한 신인들이 가능성을 실험 받고 있다. 그리고 김호령이라는 확실한 외야수를 확보했고, 유격수 강한울 역시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2루수 자원인 황대인까지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이며 기아의 세대교체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반갑다.

 

 

2회 각 1점씩 뽑은 양 팀은 선발 투수의 호투에 밀려 추가점을 내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6회 2사 후 SK는 기회를 잡았다. 6회 마운드에 올라 2사까지 잘 잡은 임준혁은 김강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불안했다. 신인이라는 점에서 5회를 넘기는 투구는 항상 불안하다. 몸에 맞는 볼은 임준혁의 악력이 약해지며 나온 결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SK의 대표선수인 최정은 이미 힘이 떨어진 임준혁을 상대로 승기를 잡는 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타격을 하는 모습만 봐도 홈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스윙이었다. 임준혁은 6이닝 동안 81개의 투구 수로 3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3실점을 하고 물러났다. 선발투수로서 6이닝 3실점이면 자신의 역할은 다 한 셈이다.

 

6회 최정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분위기가 SK로 넘어간 상황에서 말 공격에서 기아는 1사 후 필이 김광현을 상대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다이렉트 좌완 홈런을 만들어냈다. 기교와 힘으로 만들어내는 필의 홈런은 언제나 특별한 느낌을 주고는 한다. 필이 홈런으로 1점 차로 따라갔지만 믿었던 이범호와 나지완이 투수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광현은 6과 2/3이닝 동안 101개의 공으로 6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냈다. 이 상대로 끝나면 김광현의 8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결론적으로 기아는 극적인 상황을 만들며 김광현의 승리를 막아내며 5위 싸움에 뛰어들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김광현과 임준혁이 내려간 상황에서 불펜 싸움은 기아의 승리였다. 후반기 험버를 대신해 들어온 에반은 3번의 등판만에 가장 긴 이닝인 3회를 책임졌다. 임준혁과 에반으로 이어지는 계투는 기아의 승리 공식처럼 다가왔다. 에반은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활용해 SK 타자를 압도했다.

 

에반이 2사를 잡아 놓은 이후 주자를 내보내는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효과적으로 SK 타자들을 잡아냈다. 에반은 3이닝 동안 47개의 투구 수로 2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9명의 타자 중 다섯 명을 삼진으로 잡아낼 정도로 에반의 투구는 매력적이었다.

 

 

SK와 기아의 오늘 경기 하이라이트는 9회 말 기아의 공격이었다. 3-2로 앞선 SK는 당연하게도 팀 마무리인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확실한 승리공식을 SK는 사용했지만 올 시즌 역전 끝내기 경기를 잘 만들고 있던 기아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선두 타자로 나선 나지완은 정우람을 상대로 중요한 2루타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나지완을 대신 해 고영우가 대주자로 나서고, 김다원을 대신해 신종길이 대타로 나서 번트를 시도했다.

 

정우람은 곧바로 잡아 3루 승부를 했지만 대주자인 고영우의 발이 좀 빨랐다. 이 선택은 결국 무사 1, 3루 상황을 만들어주며 위기를 더욱 극대화했다. 오늘 안타가 없었던 백용환은 쉽지 않은 외야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백용환의 이 희생플라이 한 방이 결국 기아가 경기를 뒤집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한 방이었다.

 

대타로 나선 이홍구를 걸러내고, 김원섭을 선택한 SK는 최악의 한 수가 되고 말았다. 주자를 두 명을 내준 상황에서 좌완 김원섭을 선택했지만, 정우람과 김원섭의 악연은 이번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과거 김원섭이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정우람을 울게 하더니,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좌완 정우람으로서는 좌완을 상대하는 것이 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B 1S 상황에서 김원섭은 높게 제구된 정우람의 공을 놓치지 않았고 경기를 마무리하는 역전 3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간염 등으로 항상 풀 타임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원섭에게 1,000번째 경기 출장은 특별한 의미였다. 120번째 천 경기 출장이라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항상 체력적인 문제를 안고 경기에 출전하던 김원섭이라는 점에서 그 누구보다 특별한 기록이었다.

 

좌완 김광현 선발로 인해 벤치에서 대기를 해야만 했던 김원섭은 7회 대타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자신의 천 번째 경기의 시작을 알리더니 9회 말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정우람을 상대로 끝내기 3점 홈런을 치며 대미를 장식했다.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하기는 했지만 정교한 타격으로 존재감을 보여주던 김원섭이 자신의 바람처럼 40살까지도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아의 타선이 불안한 것은 언제나 문제다. 지난 주 좋은 타격감을 보이던 선수들은 오늘 경기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더욱 큰 문제는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만 하는 김원섭이 지난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타점을 올리는 안타를 만들지 못하더니, 오늘 경기도 문제였다. 5회에도 중요한 순간 병살타를 치더니, 7회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2루 직선타로 물러나는 등 김주찬은 오늘 경기에서 맥커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기아가 5위에 올라설 가능성은 아직도 낮다. 하지만 기아가 이번주 경기에서 SK와 한화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5위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에반까지 선발로 나서 현재의 투구처럼 잘 던져준다면 기아는 양현종, 스틴슨에 이어 에반과 임준혁으로 이어지는 선발 대결은 5위 싸움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한 여름 밤 천일야화(천 하루가 아닌 김원섭의 천일)를 보여준 김원섭. 극적인 역전 경기를 만들어내는 기아가 극적으로 5위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을지는 이번 주 5위 싸움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결정이 날 수도 있다. 신인들 위주의 경기를 할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 가을 야구에 대비할지는 이번 주에 결정 날 것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을 눌러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