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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연패 무덤에 빠진 기아에게 가장 절실한 것

by 스포토리 201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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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상황이 기아에게 닥쳤습니다. 연승다음 무섭게 몰아치는 연패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란 의구심이 들 정도로 기아는 LG에게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이틀 동안 한 번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쫓아가기에 급급했던 기아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8연승하기 전 1승을 하던 모습입니다.

기아,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도플갱어라도 하듯 어제 경기와 시작이 비슷했던 기아와 LG전은 선발투수들의 부실함으로 타격전이 이어졌습니다. 1회 2번 타자인 서동욱은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온 차정민을 상대로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뒤이어 등장한 이병규마저 밋밋한 높은 공을 홈런으로 연결하며 1회부터 백투백 홈런으로 연승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이런 LG와는 달리, 1회 말 기아는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분위기를 만들어갔지만 김선빈은 병살타를 치고 이범호가 안타를 치니 최희섭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엇박자 공격에 소득 없는 1회를 마쳐야만 했습니다. 이런 기아의 답답한 공격은 2회 절정을 이루었지요.

1사후 김상훈과 신종길이 볼넷을 얻고 김상현은 안타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임한용이 3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2사 만루를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이용규가 끈질긴 승부를 벌이며 밀어내기 볼넷을 만들어 1-2로 쫓아간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김선빈은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아가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선발로 나선 심수창이 제구력이 안되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타자가 이범호라면 이용규처럼 공을 끝가지 보며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았던 김선빈은 자신이 해결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서둘러 공격을 해서 기회만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1회 역시 병살로 분위기를 다운시켰던 김선빈은 최근 잘 맞은 타격이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기아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던 2회 아쉽게 역전을 하지 못하자 LG는 3회 박용택이 투런 홈런을 날리며 점수 차를 다시 1-4로 넓혔습니다. 배팅 볼을 하듯 차정민의 볼을 쳐내는 LG의 타격은 장타가 남발되며 타격감을 올리는데 최적의 경기가 되어주었습니다.

3회 이범호의 솔로 홈런으로 2-4까지 추격을 했지만 4회 박용택의 2타점 2루타와 정성호의 투런 홈런으로 2-8까지 도망가며 오늘 경기도 LG의 승리로 가져갔습니다. 차정민과 김희걸이 마운드에 올라 4와 2/3이닝 동안 12안타, 3사사구, 4홈런, 9실점하며 완벽하게 무너져버렸습니다. 어설프게 제구 된 높은 공은 힘 있는 LG 타자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준 홈런들은 LG 타자들의 타격감만 올려주었습니다.

그렇다고 기아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선발로 나선 심수창이 LG가 화끈한 타격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구가 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기아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주어진 기회를 스스로 잡지 못하고 밀어내기 볼넷으로 점수를 뽑았다는 사실은 기아의 부진한 타격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기아 공격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 5회 공격이었습니다. 이용규와 이현곤이 연속 볼넷으로 진루하고 이범호가 삼진을 당하곤 최희섭이 다시 볼넷으로 진루해 1사 만루라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기아의 타선은 김주형과 신종길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두 점을 보태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두 번의 만루 찬스에서 두 번 모두 밀어내기 볼넷만으로 점수를 내는 공격력으로는 절대 승리할 수 없음을 기아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완벽한 투수진으로 인해 한 점도 실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는 볼넷만 얻어내서 얻은 1점도 승리 타점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식의 경기가 한 해 몇 번 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요.

기아와 LG의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승부처는 6회였습니다. 6회 초 이범호가 호수비로 2루타성 안타를 아웃시키며 분위기를 잡더니 말 공경에서 이용규가 안타로 한 점을 뽑아내고 최희섭이 인정 2루타를 쳐서 6-9까지 쫓아가는 장면은 이후 공격에서 충분히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를 심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7회 말 기아 공격에서 차일목이 선두 타자 안타로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김상현이 병살로 무산시키며 8회 초 LG 공격에서 승부를 결정지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볼넷 3개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 조인성의 뜬공을 유격수 이현곤이 어이없는 실수를 하면서 2실점을 하며 사실상 승부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나마 9회 말 어제 경기처럼 김주형과 차일목이 백투백 홈런을 날리며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했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무너진 선발 투수로 인해 기아는 8연승 이후 2연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LG가 기아를 상대로 14-8이라는 엄청난 점수를 내며 승리를 했지만 두 팀의 경기는 졸전이었습니다.

LG가 5개 기아가 3개나 터트린 홈런은 그나마 양호하다고 할 수 있지만 기아의 10안타, LG의 16안타, 기아의 7사사구와 LG의 8 사사구는 경기를 재미없게 만들었습니다. 볼넷이 남발되며 경기의 흐름을 끊어놓고 중요한 순간 실책으로 마무리되는 상황들은 양 팀 모두에게 상처만을 안겨주었습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 기아가 어떻게 8연승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선발 투수는 등판과 함께 뭇매를 맞고 구원한 투수는 선발보다 더한 점수로 초반 승부를 갈라놓는 상황은 절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 팀의 모습은 아닙니다. 전형적인 연패 팀의 모습을 보인 기아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늘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10개의 안타를 치고 8개의 볼넷을 얻어내고도 효과적인 득점을 하지 못한 기아의 타선은 답답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 홀로 부진한 김상현은 심각한 수준이었고 너무 잘되서 망가진 김선빈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낮은 공을 승부를 해야 했음에도 높게 형성된 볼들로 인해 초반 홈런을 무한 양산하게 한 김상훈의 투수 리드는 다시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연패를 끊기 위해서는 확실한 스토퍼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기아는 예정된 윤석민이 아닌, 올 시즌 첫 선발로 나서는 차정민으로 패배를 부추겼습니다.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등판을 하루 미뤘다고는 하지만 차정민 외에는 카드가 없었는지가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왼손 강타자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밋밋한 사이드 암 투수는 장타의 표적이 되었고, 더욱 높게 제구 되는 공은 배팅볼보다 좋은 상태로 LG 타자들에게 홈런을 헌납해주었습니다. 점수는 쉽게 내주고 득점은 어렵게 하는 기아의 모습은 절대 승리할 수 없는 전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기아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8연승의 기분을 모두 버리고 연승을 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8연승을 하면서 한껏 올라갔던 기분도 진정시켜야 하고, 오버 페이스 되었던 타격들도 재정비를 하지 않는다면 의외로 심각한 연패에 빠질 수도 있는 게 현재의 기아입니다.

연승과 연패는 항상 함께 다니고는 합니다. 그렇기에 연승보다 중요한 것은 연패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아는 토요일 경기는 무조건 잡았어야만 했습니다. 윤석민이 출전을 했다면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은 당연한 아쉬움이었습니다.

LG와 기아의 군산 마지막 날 경기는 에이스들이 주키치와 윤석민의 대결입니다. 어느 하나는 패배를 당할 수밖에는 없는데 윤석민이 강력한 스토퍼로 나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지 기대됩니다. 최악의 존재감을 보이는 김상현이 8번 타선에서도 타격감을 찾지 못한다면 스타팅에서 제외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아는 타격에서도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합니다. 중요한 상황에서 흐름을 보지 못하고 무리한 공격으로 맥을 끊거나, 어설픈 타격으로 경기를 망치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8연승 뒤에 2연패를 당한 기아는 일요일 경기가 무척이나 중요해졌습니다.

팀의 에이스가 등판하는 경기마저 내주고 LG에 스윕을 당한다면, 삼성에도 밀려 4위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기아의 연패는 상당기간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상황에서 연패만큼 큰 적은 없으니 말이지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악착같은 야구를 하는 기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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