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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손흥민 골 스스로 증명한 기적의 백힐킥, 토트넘 3위로 끌어올렸다

by 스포토리 201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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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후 자리를 잡지 못하고 후반에 적은 시간 교체 선수로 기용되던 손흥민이 마침내 스스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젊은 선수들로 체질 개선을 하면서 강력한 팀으로 변모하고 있는 토트넘에는 손흥민과 비슷한 또래의 강력한 존재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무한경쟁에서 다시 스스로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90분 기적과 같은 백힐킥, 손흥민의 감각이 토트넘을 3위로 올려놓았다

 

 

 

오늘 경기에서도 선발에 나서지 못한 손흥민은 후반 들어서야 겨우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A매치와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자리를 잃은 듯한 손흥민에 대해서는 흉흉한 소문들만 가득했다. 그런 점에서 과연 손흥민이 이 위기를 어떻게 잡아갈지 궁금해 한 이들도 많다. 그리고 그 해법을 다른 이가 아닌 손흥민 스스로 해결했다.  

 

 

영국 프리미어를 상징하는 가장 치열한 박싱데이에서 빅매치는 전통의 강호였던 맨유와 첼시 전이었다. 물론 올 시즌 두 팀들의 성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지만 그래도 관심이 많았다. 더 추락할 곳이 없는 두 팀의 벼랑 끝 승부였기 때문이다.

 

한국 팬들로서는 스완지시티와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였다. 두 팀에는 기성용과 이청용이 속한 팀이고 전 경기에서 모두 시즌 첫 골을 넣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다. 박싱데이의 특성상 두 선수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선발 맞대결이 기대되었지만 아쉽게도 두 선수 모두 교체 출전을 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교체되는 이유가 팀 승리를 위한 변화의 한 수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맨유vs첼시의 대결은 경질 위기에 처한 판 할과 첼시의 구원투수로 다시 등장한 히딩크의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전반은 맨유가 지배하고 후반 초반 첼시의 반격이 흥미롭기는 했지만 결정력 떨어지는 두 팀은 결국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판 할은 다시 승리를 이끌지 못하며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고, 최소한 첼시는 이제는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보인다. 하지만 두 팀의 경기력이 영국 축구를 좋아하던 이들에게는 실망감으로 다가올 정도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다음 경기가 더욱 우울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만큼 이름값 못하는 거액을 받는 선수들의 굼뜬 경기는 전형적인 EPL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로 중무장한 토트넘의 존재감은 올 시즌 EPL을 대표하는 하나의 새로운 상징이 될 듯하다.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레스터시티(현시점 1위 아스날 19경기, 2위 레스터시티 18경기)도 그렇고, 크리스탈 펠리스와 왓포드 등 새롭게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팀들이 대중적인 큰 인지도를 가진 값비싼 선수들이 아닌 팀워크를 앞세운 패기 넘치는 경기를 펼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토트넘은 90분 내내 뛴다. 멈추지 않는 그들은 전원 수비 전원 공격으로 세계 축구 판도를 새롭게 썼던 네덜란드 축구 전성기를 다시 보는 듯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박한다. 20대 초반의 뛰어난 잠재력과 실력을 갖춘 선수들로 체질 개선을 한 토트넘은 그 어떤 팀도 두렵지 않는 진정 무서운 팀으로 변모했다.  

 

 

초반 터지지 않는 골로 힘겨워 하던 해리 케인은 어느새 11골로 리그 득점 5위에 올라서 있다. 골 결정력에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케인의 존재감은 곧 토트넘 성장의 발판이라는 점에서 부동적이다. 올 시즌 새롭게 가세한 손흥민이 케인의 역할을 일정부분 받아주기를 바랐지만 최전방 원톱보다는 쉐도우나 윙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알리, 라멜라, 에릭센, 뎀벨레, 은지 등 미드필더 자원은 강력하다. 젊으면서도 기교를 갖춘 이들은 손흥민의 경쟁자다. 최전방 공격수인 케인과 함께 투톱이 되기를 원했던 팀과 달리 손흥민의 위치는 케인과 같지 않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중론이다. 그런 점에서 토트넘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쓸 만한 공격수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이는 이유다.

 

손흥민으로서는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가치를 보여주었다면 토트넘은 변화를 꾀하며 투톱 라인 등 다양한 형태의 손흥민-케인 조합을 우리는 자주 봤을 것이다. 부상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출전 시간이 줄어들며 자연스럽게 골 감각과 골 맛을 보지 못한 손흥민에 대해서는 위기설이 파다하게 흐른 것도 사실이다. 언제나 언론은 성급하게 앞서나간다. 그리고 이를 이겨내는 것은 모두 선수들의 몫이다.

 

손흥민은 다섯 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다. 최전방이 아니라면 미드필더로서 출전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손흥민 없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데 변화를 주기도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손흥민에게는 골이 중요했다. 골을 넣어야만 명분이 생기고 이를 통해 다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는 지난 경기보다 몸 움직임이 좋았다. 앞선 교체에서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 자신으 존재감을 보여주기 어렵기도 했었고, 제대로 상황을 만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손흥민에게 오늘 경기는 중요했다. 박싱데이에서 현재의 선수들이 계속해서 선발로 나설 수는 없다. 변화를 줘야만 하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골은 스스로 선발 라인업을 확보하게 했다는 점에서도 반갑다.

 

무미건조하기만 했던 스완지시티가 후반 기성용이 들어서는 순간 숨통이 트이는 모습을 보이듯, 손흥민의 투입은 1-1 상황에서 변화추를 토트넘으로 옮기는 이유가 되었다. 치열한 경기는 많은 파울에서 증명되었고, 왓포드는 퇴장까지 당한 상황에서도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90분이 가까워진 상황에서 왓포드 박스에서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하던 손흥민은 키에런 트리피어의 패스를 감각적인 백힐킥으로 골로 만들었다. 골키퍼를 등진 채 돌아보지도 않고 패스를 그대로 힐킥으로 넣어버린 손흥민의 감각은 상상이상의 성취였다.

 

탁월한 골 감각이 없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이골은 손흥민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상황에 맞춘 감각적인 슛으로 팀을 단숨에 리그 3위까지 끌어올린 손흥민은 이제 다시 선발로 나설 준비를 마쳤다고 모든 이들에게 보여주었다.

 

기성용이 보여준 강력한 집중력이 만든 결승골. 상상을 초월하는 중거리 슛으로 자신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한 이청용의 결승골에 이어 이번에는 손흥민이 감각적인 백힐킥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흥미롭게도 EPL에 진출한 한국 프리미어 선수 셋이 모두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확실하게 살아났다. A 매치 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교체 선수로 전락한 듯한 모습을 보이던 손흥민은 이번 골로 자신이 왜 토트넘으로 왔는지를 다시 일깨웠다. 그라운드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손흥민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감각적 슛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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