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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손흥민 골 레스터시티전 1골 1도움, FA 재경기에서 살아난 감각이 반갑다

by 스포토리 2016.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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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부진을 이어가던 손흥민이 간만에 잡은 선발 기회를 살렸다. FA 재경기로 치러진 주중 경기에서 선수 안배를 위해 손흥민이 선발로 나선 레스티시티와의 경기는 그에게는 무척 중요했다. 소속팀 토트넘이 워낙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손흥민의 설자리가 사라져가고 있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위기의 남자 손흥민, 스스로 입증한 자신의 존재감

 

 

손흥민은 위기의 남자였다. 엄청난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으로 옮긴 손흥민은 초반 계속 골을 넣으며 새로운 존재감을 보여주었었다. 하지만 부상 이후 주춤한 그는 이후 제대로 된 출전 기회도 잡지 못할 정도였다. 팀이 어려우면 다양한 변화를 선택해 출전 기회가 많아질 수도 있지만, 팀이 워낙 좋은 경기력을 보이니 출전 기회는 자연스럽게 막힐 수밖에 없었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녁 4시 45분에 개최된 FA컵 경기에서 빛난 것은 손흥민이었다.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 2015-16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 재경기에서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토트넘은 레스터시티를 2-0으로 제압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되었다.

 

레스터시티는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스널에 골득실로 뒤져 2위를 달리고 있다. 토트넘 역시 맨시티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팀의 경기는 흥미로웠다. 전 경기에서 승패를 내지 못한 두 팀은 다시 한 번 대결을 벌여야 했다. 두 팀으로서는 재경기가 달갑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풍성한 상위권 팀들과 달리, 선수층이 두터울 수 없다는 점에서 약점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후반 5분이나 10여 분을 남긴 상황에서 교체 출전을 하던 손흥민에게 오늘 경기는 무척 중요했다. 그동안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손흥민은 재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며 가능성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어렵게 잡았다. 손흥민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그를 거액을 들여 영입했던 포체티노 감독에게도 오늘 경기는 중요했다.

 

FA컵 64강전이 리그전보다 중요할 수는 없지만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운 만큼 그가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점점 치열해지는 상위권 대결 구도를 생각해 봤을 때 중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도 공격수 영입을 준비하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이 다시 살아나야만 했다.  

 

케인이 초반 부진을 씻고 다시 화려한 골 쇼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홀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손흥민의 잠자고 있는 골 감각이 살아나야만 하는 시점이었다. 부상 이후 아쉬운 움직임을 보여주던 손흥민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었다.

 

포지션이 겹치는 델리 알리가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며 토트넘의 선발 자리를 굳건하게 하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부진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동안 손흥민이 출전한 경기를 보면 공간 창출 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음이 자주 지적되었다. 너무 짧은 시간을 소화하다보니 마음이 앞선 것인지 볼을 쫓아가는 모습은 많지만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공격 루트를 이끄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창의적인 방식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손흥민으로서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원톱 스트라이커의 역할보다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더 효용가치가 높았던 손흥민은 그 역할마저 해내지 못하는 듯했다. 윙어로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골 사냥도 해왔던 손흥민으로서는 자신의 장점을 부상 이후 모두 잃은 듯한 느낌이었다.

 

좀처럼 선발 기회를 잡기 어려웠던 손흥민은 절치부심 했을 듯하다. FA컵 재경기에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시작부터 몸놀림이 좋았다. 지적 받았던 공간 창출 능력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스로 공간을 만들고 빠르게 전환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모든 것이 손흥민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게 해주는 모습들이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털어버리듯 가벼운 몸놀림으로 선발로서 가치를 보여주던 손흥민은 마침내 간만에 골 맛을 보게 되었다. 전반 39분 그토록 고대했던 손흥민의 골이 터졌다. 우측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던 손흥민은 수비수를 제치며 강하게 찬 슛이 멋진 모습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슛을 하는 특징이 있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레스터시티 수비진은 그런 손흥민의 특성을 인지하지 못한 듯 했다. 손흥민을 넉넉하게 떨어트린 후 수비를 하는 수비수 정도는 쉽게 제칠 수 있는 손흥민이었고, 그렇게 스스로 만든 공간을 통해 완벽한 골을 넣은 손흥민은 기회를 잡았다.

 

간만에 선발 출장해 골까지 넣었지만 손흥민은 담담했다. 마침내 지독한 터널에서 나왔다는 후련함이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첼시 전 이후 8경기 연속 교체 출전으로 전락했던 자신을 생각해보면 오늘 골이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손흥민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이골이 중요했던 이유는 원톱인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손흥민이 출전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승리를 이끌 선수가 케인 혼자라는 점에서 토트넘의 고민은 컸다. 여전히 특급 공격수를 영입하려 노력하는 이유 역시 케인을 위함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케인을 대신해 출전한 손흥민이 골을 넣었다는 사실은 특별한 의미를 담을 수밖에 없다.

 

전반 멋진 골을 넣은 손흥민은 후반에도 거침이 없었다. 시야가 좁은 라멜라의 엉뚱한 패스가 아닌 제대로 된 연결이 되었다면 추가골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쉽기는 했다. 그런 아쉬움을 스스로 풀어내듯 손흥민은 이타적인 모습으로 토트넘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후반 21분 손흥민은 중앙에서 샤들리의 추가골을 가능하게 한 멋진 패스로 오늘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반전 골이 완벽했듯, 후반전 어시스트 역시 골을 못 넣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완벽했다. 오늘 손흥민이 보인 움직임과 센스라면 그가 더는 벤치에 앉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리그 2위인 레스터시티가 FA컵에 전력을 기울일 수 없었다는 점이 반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손흥민의 움직임과 결정력은 토트넘 초반 강력했던 그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반갑다. 슈팅 타이밍과 공격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 등은 우리가 열광하던 손흥민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새로운 존재감이 절실했던 토트넘으로서는 침묵하던 손흥민의 포효가 반가웠을 듯하다. 강행군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토트넘으로서는 다양한 옵션을 통해 보다 강력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으로서도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는 활약을 보였다는 점이 반가웠을 듯하다.

 

8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던 손흥민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다섯 번째 골로 손흥민은 다시 '손세이셔널'이라는 별명을 되찾게 되었다. 팀의 골게터인 케인을 대신해 출전한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확실한 공격수로서 임무를 완수한 손흥민은 다시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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