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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정우람 104홀드, 기아 약점이 모두 드러난 패배였다

by 스포토리 2011.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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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가 나온 경기에서 기아가 패배하면 1패 이상의 충격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너무 잘 던져서 문제가 되었던 로페즈와 답이 없는 불펜의 한계는 1패보다 더 한 부담을 남겨주었습니다. 초반기선 제압에도 불구하고 후반 공략에 나선 SK의 공세를 막아내기에는 기아의 불펜은 형편없었습니다.

정우람의 104홀드와 박경태, 심동섭의 4볼넷




기아의 문제는 야구팬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마무리 부재입니다. 삼성과의 마지막 날 경기도 그랬지만 SK와의 첫 경기에서의 결정적인 한계도 불펜의 문제였습니다. 역전에 성공한 7회 SK는 최강 셋업 맨 정우람을 올리며 기아의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이와 달리, 기아는 유이한 왼손 불펜인 박경태와 심동섭이 등판해 볼넷 4개만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오는 장면은 기아에게는 큰 고민으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로페즈의 초반과 글로버의 후반, 홈런이 그들을 갈랐다 

로페즈의 페이스는 오늘도 좋았습니다. 강한 직구와 변화구를 무기로 SK 타자들을 공략했고 글로버는 지난 경기에서도 기아에게 당했던 것처럼 초반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회 2사후 박정권에게 2루타를 맞은 로페즈는 후속 타자들을 잘 마무리했지만 타격감이 좋은 박정권은 로페즈를 절망으로 이끌었습니다.

 

시작은 기아였습니다. 1회 말 이용규가 중전 안타로 나서고 김선빈이 보내기 번트, 이범호와 나지완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김상현이 등장해 삼진으로 물러나며 오늘 경기의 아쉬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예고라도 하는 듯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백전노장 이종범이 무산될 수도 있었던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해주었습니다. 2타점 적시타로 2-0으로 앞서가며 기회는 김주형에게 넘어갔지만 허망한 삼진으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기회는 만들 수 없었습니다. 기아의 공격은 3회 이범호가 글로버를 상대로 통쾌한 장외 홈런으로 3-0까지 달아나며 로페즈의 시즌 4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5회까지 안타 3개만 내주며 완벽하게 SK의 타선을 틀어막았던 로페즈는 6회 초 선두타자인 조동화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는 시작되었습니다. 박재상이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든 상황에서 정근우를 몸 쪽 빠른 공으로 삼진으로 제압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로페즈에 강했던 박정권이 남아있었습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로페즈를 상대로 2안타를 치고 있었기에 좀 더 신중한 투구가 필요했었지만 로페즈가 던진 스플리터는 밋밋하게 들어가며 홈런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스플리터가 잘 꺾이면 환상적인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을 때 던진 공처럼 밋밋해지면 치기 좋은 장타로 연결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동점 상황에서 6회 말 기아의 공격은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팀이 3-0으로 앞서가는 상황에서 동점이 된 상황에서 맞이한 공격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상현의 허망한 삼진과 그나마 많은 공을 던지게 했던 이종범마저 삼진을 당하며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김주형 역시 김상현과 비슷한 삼진을 당하며 속절없는 공격력은 이 상황에서 마무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흐름은 SK로 급격하게 넘어갔습니다. 

기아가 허망한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자 7회 SK는 다시 기회를 잡았습니다. 박진만 안타에 고동화가 적시타를 쳐서 3-4 역전을 시키며 완벽한 기선 제압에 들어섰습니다. 역전에 성공하자마자 SK는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선두 타자인 차일목을 볼넷으로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박기남의 보내기 번트에 이용규가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2사까지 몰린 기아는 그대로 마무리 되는 듯했습니다. 김선빈이 안타로 기회를 잡아가고 위기에 몰린 SK는 이범호를 거르고 나지완과 대결을 선택했습니다. 2사 만루 기회에서 나지완은 우익수 플라이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니 SK는 기회를 잡았고 8회 2사 후 이호준이 안타를 치고 최정이 투런 홈런을 치며 3-6까지 달아나며 경기는 완벽하게 SK쪽으로 기울고 말았습니다. 박정권에게 맞은 스리런은 실투였지만 최정에게 맞은 투런은 잘 던진 공을 잘 받아친 홈런이었습니다. 이미 100개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 구속이 느려진 로페즈의 공은 복수를 꿈꿔왔던 SK 타자를 넘어서기는 힘들었습니다. 

기아 불펜이 강력했다면 로페즈가 100개를 넘긴 상황에서 8회 마운드에 올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에서 믿을 수 있는 건 선발 투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기아의 한계이자 아픔이었습니다. 초반 3실점으로 힘들게 갔던 글로버는 이후 기아 타선을 잘 잡아내며 승리 투수가 되었고 5회까지 완벽하게 SK를 제압했지만 후반 힘이 빠지기 시작하며 SK 타자들에게 무너지며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6월 15일 경기에서도 비록 승리 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만루 홈런을 포함해 5실점을 했던 로페즈는 SK와의 경기에서도 홈런 두 방을 포함해 6실점을 하며 '이닝 이터 피로감'이 몰려오는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불펜 진들의 힘일 수밖에 없는데 과연 기아 불펜이 어느 정도 자신의 역할을 해줄지 궁금해집니다.


왼손 구원 박경태와 심동섭의 볼넷 4개 기아를 울렸다

경기가 SK로 완벽하게 기운 9회 등판한 박경태는 기아 벤치를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3점 차이기는 하지만 마지막 한 번의 반격이 남은 기아로서는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8번부터 시작되는 공격에서 역전도 노려볼 만 했습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서자마자 박진만을 볼넷으로 내주고 이런 상황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한 SK의 선택도 대단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고동화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벤치의 바람대로 마무리가 될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박재상과 정근우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하나 던지지 못하고 연속으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박경태는 2사 만루를 만들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습니다. 기아 불펜에 있는 왼손 투수 심동섭을 올렸지만 그 역시 제대로 공략도 하지 못한 채 박정권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경기는 3-7까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현재 기아 불펜에는 박경태와 심동섭만이 왼손 투수입니다. 왼손 타자들을 상대로 나서야 할 이 두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하나 던지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8연승을 달리던 시점에서는 누구나 잘하는 상황이었지만 이후 승과 패가 나뉘는 상황에서 이들은 형편없는 투구로 벤치를 힘겹게 했습니다. 불펜에 믿고 맡길만한 선수가 없는 상황은 자연스럽게 선발투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고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점수를 뽑아내면 자연스럽게 승리로 이어져야만 하는데, 점수를 뽑아도 경기 후반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로 인해 언제 역전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은 타자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8이닝 동안 로페즈가 기록한 볼넷은 2개였는데, 9회 1이닝 그것도 2/3이닝을 던지며 볼넷만 4개가 나왔다는 것은 기아의 불펜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보여준 사례일 것입니다. 

최희섭이 빠진 상황에서 그 공백을 어떻게 매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첫 경기에서 보여준 기아의 모습은 우려만 가득하게 했습니다. 예상대로 나지완이 4번 자리에 배치되었지만 4번이라는 무게감이 문제인지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전해주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김상현과 최희섭을 대신해 1루에 들어선 김주형이 모두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는 점입니다. 김상현이 삼진 3개, 김주형이 2개를 당하며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한 그들의 당황스러운 타격은 팀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기에 충분했습니다. 

막강 1번 타자인 이용규도 서서히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중심에서 타점을 올려줘야만 하는 김상현과 김주형이 이렇듯 무력하게 물러나는 경기를 한다면 기아로서는 지속적으로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간결하게 맞추는 타격을 하지 못하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그대로 보내고 유인구에 헛스윙을 하는 그들은 실력 없는 타자들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최희섭이 1군 말소되고 내야수 홍재호가 올라오기는 했지만 즉시 전력 감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두 타자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기아로서는 매 번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지완 역시 4번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며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게 삼성과의 마지막 경기부터 안타를 치지 못하고 두 경기 6타수 무안타라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여전히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이범호가 있어 다행이기는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분발하지 않는 한 기아로서는 매번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음을 SK와의 광주 첫 경기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믿을만한 불펜 투수들이 없고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타자들이 드문 기아로서는 이길 수 있는 방법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 화요일 경기 패배보다 더욱 무겁게 다가옵니다.   

대체 선수가 없어 엔트리에서 제외 시킬 수도 없다는 사실이 기아를 더욱 힘들게 하는 상황입니다. 과연 그들은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요? 중요한 것은 정신력입니다. 경기에 나서 자신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고민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멘탈 경기인 야구에서 정신력이 경기를 지배할 수밖에 없음을 SK는 승리로 잘 보여주었고, 기아는 패배를 함으로서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비 예보로 이번 주 경기가 언제 치러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기아는 우천 지연을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고, 문제점들을 수정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저력을 갖춘 기아의 상승세는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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