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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오넬리 퇴출로 바라본 2011 시즌 외국인 선수 흥망성쇠

by 스포토리 201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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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오넬리를 27자로 웨이버 공시했습니다. 이는 퇴출을 의미하고 한화는 올 시즌 들어서며 뽑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내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작년에도 뛰었던 데폴라를 내보내고 가르시아를 데려온 그들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대단한 기아와 속수무책 구단들



외국인 선수 선발은 무척 힘든 과정입니다. 단순히 기록만을 보고 뽑아오면 망할 수밖에는 없고 직접 보고 뽑아도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며 이 역시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기아 프런트에서 뽑아온 외국인 선수들은 타구단의 부러움을 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매년 영입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뽐내며 외국인 농사 망치는 다른 구단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올 해 역시 기아는 기존의 로페즈에 이어 외국인 투수인 트레비스를 데려와 막강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게하며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성격으로 인해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아 시즌 6승을 올린 트레비스는 안정적인 투구로 기아의 우승을 위해 중요한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SK. 글로버와 매그레인

이런 기아와는 달리,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들은 벤치와 팬들, 그리고 프런트를 답답하게 만들고만 있습니다. SK부터 살펴보면 국내무대 3년 차인 글로버는 올 시즌에도 SK 마운드를 지키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가 퇴출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요. 7승 2패와 2. 93의 방어율로 자신의 몫을 다하는 글로버와는 달리, 카도쿠라를 내보내고 영입한 매그레인은 2승 5패, 5. 07로 퇴출 대상입니다.  

대만리그에서 활약했던 매그레인이 국내 리그에 영입되면서 말도 많았지만 SK가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기대했던 팬들은 매그레인의 한계가 드러나며 통타당하는 모습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미 선발에서 제외된 그는 현재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고 조만간 새로운 선수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두산. 니퍼트와 라미레즈, 그리고 페르난도

감독마저 그만 둔 두산은 외국인 선수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그나마 니퍼트가 6승 4패, 2. 87로 준수한 실력을 뽐내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제구력 난조로 난타를 당하기 시작해 두산 벤치를 답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라미레즈가 퇴출당하고 새롭게 들어온 뉴욕 메츠에서도 뛰었던 페르난도 니에베 역시 제몫을 다하지 못하며 다시 퇴출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논란이 심한 게 두산의 현실입니다. 

감독의 시즌 중 교체와 몇몇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에 외국인 선수까지 겹겹이 쌓인 논란으로 하위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두산이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삼성. 카도쿠라와 가코

타자와 투수 각 한 명씩을 선택했던 삼성의 고민도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SK에서 뛰었던 카도쿠라를 부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영입해 최근까지 방어율 1위까지 차지하며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로 인식되는 듯했지만 기아와 넥센 전에서 초반부터 무너지며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졌던 부상이 실제 있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하는 이들의 걱정을 덜어주려면 카도쿠라는 다음 등판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피칭을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카도쿠라 역시 퇴출 대상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듯합니다.

강력한 한 방을 위해 영입한 가코는 이미 2군으로 내려가 퇴출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홈런 1에 2할 4푼의 타격으로 삼성의 4번 타자를 할 수는 없는 법이기에 그의 퇴출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더욱 그를 대신해 올라온 모상기가 연일 엄청난 장타력을 발휘하며 가코 공백 자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 그의 퇴출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롯데. 사도스키와 코리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첫 해는 엄청난 성공을 하거나 하위권에 자리를 잡는 것이 현실입니다. 강력한 파괴력을 가졌음에도 중위권에서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롯데는 작년부터 뛰었던 사도스키가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피칭을 하고 있지만 새롭게 영입해 1선발로도 뛰었던 코리가 부진으로 2군으로 밀리며 퇴출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습니다.

양승호 감독이 이미 롱 릴리프를 할 수 있는 투수를 영입할 것이라고 밝히며 코리의 퇴출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롯데로서는 구멍이 뚫린 불펜을 든든하게 채워줄 선수가 필요한데 과연 코리 이후에 이 역할을 충실하게 해줄 선수가 영입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넥센. 나이트와 알드리지

넥센 역시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를 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실력으로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에서 2년을 활동하고 올 해부터 넥센에서 활동 중인 나이트는 2승 8패, 4.07로 꼴찌에 머문 팀에서 그나마 고군분투를 하고 있습니다. 삼성에서도 압도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던 그로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문제는 빈약한 타선을 위해 데려온 알드리지입니다. 시즌 초반 홈런을 쳐내며 강력함을 드러내더니 이내 타격이 잠잠해지며 2할 5푼의 타격에 9홈런, 39타점으로 넥센이 기대했던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퇴출에 대한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불안한 상황인 것만큼은 당연해 보이지요.


한화. 오넬리와 데폴라, 그리고 가르시아

야왕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지며 하위 팀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는 한화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더니,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해 새로운 반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뛰었던 데폴라와 새롭게 영입된 마무리 오넬리로 시즌을 시작한 한화는 4월의 부진 속에서 데폴라와 오넬리는 퇴출 대상이 되었습니다.

착하고 한국 야구에 대한 애정도 많았다는 데폴라는 순둥이 기질로 마운드에서 제몫을 다하지 못하며 작년까지 롯데에서 뛰었던 가르시아를 영입했습니다. 가르시아 효과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즌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최근까지 극적인 홈런들을 양산하며 외국인 선수 교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 벤치는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하고 부진한 오넬리를 웨이버 공시를 해 사실상의 퇴출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어떤 선수가 영입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한화로서는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 가장 막강하고 절실한 카드가 될 외국인 선수 영인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 되었습니다.


엘지. 주키치와 리즈

다른 팀들에 비하면 엘지의 외국인 선수 선발은 그나마 안정적이라 부를 수 있을 듯합니다. 에이스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주키치가 5승 3패, 3.39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리즈가 5승 6패, 4.46을 기록하며 선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엘지로서도 기대했던 리즈가 의외로 부진한 상황이 고민이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공을 들여 영입한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공을 제외하고 변화구와 유인구들이 한국 타자들에 제대로 먹히지 않으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메이저 리그에서도 뛰었던 그리고 보호선수로 지정되기도 했던 그가 이 정도로 부진할 줄은 리즈 스스로도 상상하지 못했을 듯합니다.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하고 널뛰기 투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좀 더 두고 볼 수밖에는 없겠지만 마냥 행복하지 못한 엘지로서는 올 해 외국인 선수도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한 게 현실입니다.


기아. 로페즈와 트레비스

다른 팀들과는 달리, 외국인 선수 선발에 남다른 재주를 가진 기아 프런트는 올 해에도 트레비스라는 왼손 선발 투수 영입으로 계속해서 외국인 선수 성공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최근 두 경기에서 장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로페즈이기는 하지만 프로야구 대표적인 이닝이터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아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불펜이 약한 기아에게 로페즈는 7이닝 이상 투구와 완투 경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순항 중입니다. 7승 3패, 3.15의 기록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후반 통타를 당하며 대량 실점을 하는 문제는 불펜 안정화가 우선되어야 풀어낼 수 있는 문제로 보여 집니다. 그만큼 선발 투수로서 로페즈는 자신의 몫 이상을 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 새롭게 영입된 트레비스 역시 왼손 투수로서 6승 4패, 3.30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기아 마운드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보크 판정과 벤치와의 트러블로 인해 한 동안 2군 행을 통보받기도 했지만 돌아온 트레비스는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기아 마운드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볼이 많고 로페즈처럼 긴 이닝을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 1점대의 방어율로 2연승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활약을 기대하게 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들에 비해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는 기아만이 올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에서 승전가를 울릴 수 있는 유일한 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가 있는 선수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오는 작업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는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새롭게 대체된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한국 야구에 적응할지와 기대하는 실력만큼의 성적을 올려 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은 오랜 시간 프런트에서 관심을 가지며 지켜봤던 선수들입니다. 그럼에도 이렇듯 적응하지 못하고 퇴출의 길을 걷듯 외국인 선수 선발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적응하지 못하거나 실력이 기록과는 달리 좋지 않은 선수에 대해 퇴출을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쉽게 결단하지 못하는 것은 대체 외국인 선수가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3년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가 1명 더 늘어 3명까지 영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강력한 외국인 선수가 더 많이 영입된다면 경기의 질이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진다는 단점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9구단 창립에 대한 대응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흥망에서도 알 수 있듯 외국인 선수 쿼터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요소인 외국인 선수 운용. 그 선택에 따라 팀의 성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장 강력한 외국인 선수로서 자신들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기아가 과연 올 시즌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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