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1안타 완봉승과 이범호의 투런으로 기아가 먼저 웃었다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기아와 삼성의 '한 여름 밤 한국 시리즈' 1차전은 에이스의 위용을 드러내며 기아가 먼저 웃었습니다. 팀의 핵심인 윤석민과 이범호가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며 중요했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순위를 바꾸며 기아가 다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윤석민, 위대한 투수의 가치를 보였다



리그 1위 팀을 상대로 한 윤석민의 투구는 그가 왜 현존 최고의 투수인지를 증명해주었습니다. 9이닝 완봉을 하면서 1안타, 1볼넷을 내주며 11탈삼진을 기록한 그는 막강한 삼성 타선을 농락하며 중요했던 첫 경기를 가져갔습니다.


윤석민, 차우찬에게 한 수 가르치다

기아의 에이스 윤석민과 삼성의 에이스 차우찬의 맞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주말 3연전에서 어느 팀이 앞선 경기를 하느냐는 치열한 선두 다툼에서 우열을 가릴 수 있기에 첫 경기는 중요했습니다. 먼저 이기는 팀이 남은 경기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모두가 주목하고 스스로도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었기에 그들의 경기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진행되어갔습니다. 기아는 지난 경기에서 잦은 실책을 저지르며 그들답지 않은 경기를 보였지만 삼성과의 대결에서는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경기의 중요성을 증명해주었습니다. 

1회부터 두 투수들은 자신의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차우찬은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에서 롯데에 뭇매를 맞으며 대량 실점을 했었기에 1회가 무척 중요했습니다. 1회 무너지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기에 차우찬에게는 리딩 히터 이용규와의 대결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9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차우찬은 몸 쪽 높은 쪽에서 변하는 슬라이더로 이용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오늘 경기를 흥미롭게 가져갔습니다. 이범호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을 쉽게 처리한 차우찬은 롯데와의 대결에서 왜 그렇게 난타를 당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이었습니다. 

윤석민도 차우찬 못지않았지요. 1회 말 배영섭은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박한이를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 박석민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쉽게 이닝을 정리해나갔습니다. 2회 기아에서 첫 안타가 나왔지만 점수로 이어지지 못했고 윤석민은 삼성 공격의 핵인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2회도 삼자 범퇴로 마무리했습니다. 

3회 초 이범호의 희생타로 선취점을 뽑은 기아는 3회 말 류중일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투수 플레이트 밟는 것을 문제 삼아 윤석민 흔들기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선 굵은 야구를 지향하며 이런 식의 모습을 한 번도 보인 적 없었던 류감독이 직접 마운드까지 올라가 윤석민 앞에서 항의를 하는 모습은 오늘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윤석민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마운드를 내려간 뒤 그의 투수는 이영욱을 삼진으로 진갑용은 2루 플라이, 김상수는 유격수 땅볼로 간단하게 정리하며 3회 연속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습니다. 

4회 추가점을 얻어 2-0으로 앞선 윤석민은 4회 말 삼성 공격에서도 배영섭과 박한이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박진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에이스 위용을 드러냈습니다. 5회 이범호의 멋진 투런 홈런으로 4-0까지 달아난 상황에서 윤석민의 5회 투구는 다시 한 번 삼자 범퇴를 가져가며 삼성을 무력화시켰습니다. 5회까지 퍼펙트 경기를 이끈 윤석민은 대기록도 가능해 보일 정도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퍼펙트 경기는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이영욱에게 볼넷을 내주며 깨지고 말았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밝혔듯 갑자기 체력이 떨어진 윤석민은 5회까지의 투구와는 달리, 제구력이 흐트러지며 볼넷을 내주었지만 후속 타자인 진갑용을 삼진으로 잡고, 김상수를 1루 땅볼로 잡아 리버스 병살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윤석민에게 완벽하게 끌려가던 삼성은 7회 시작과 함께 대타로 강봉규를 타석에 올렸고 올 시즌 첫 타석에 들어선 그는 팀의 유일한 안타를 쳐내며 노히트 노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부상으로 재활을 해야 했던 그는 노련함을 무기로 오늘 완벽한 투구를 하던 윤석민에게 안타를 치며 삼성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박한이를 삼진으로 잡고 여유를 찾은 윤석민은 3번 타자인 박석민이 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공을 무릎을 굽히면서까지 쳐낸 공이 중견수를 넘어 펜스 쪽으로 날아가 홈런이 나오는 듯했습니다. 4-0 상황에서 4-2까지 삼성이 추격하게 되면 오늘 경기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용규는 펜스 앞에서 대기하며 철망으로 향하는 공을 힘껏 뛰어 올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쳐냈습니다. 

홈런이 아닌 2루타만 나왔어도 기아에게는 위기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이용규의 이 수비 하나는 윤석민이 9회까지 마무리하는 이유가 되었고 기아에게는 중요한 첫 경기를 이길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8회에도 이범호의 3루 파울 플라이 호수비가 이어지며 윤석민에게 든든함으로 다가서니 그 역시 대타 조동찬을 삼진으로 잡고 이영욱을 3구 3진으로 잡으며 삼성의 기를 완벽하게 제압해 버렸습니다. 

삼성 마운드가 6회부터 정인욱-권오준-권혁으로 이어지며 철벽 불펜의 위용을 드러내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지만 기아는 120개가 넘는 공을 던지던 윤석민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며 오늘 경기를 마무리해냈습니다. 현재윤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대타로 나온 모상기를 삼진으로, 오늘 유일한 안타를 쳤던 강봉규마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윤석민은 1안타 완봉 승을 거두었습니다.

윤석민은 9이닝 동안 28명의 타자를 상대로 128개의 투구로 1안타, 1사사구, 11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1승 고지에 올라서며 그가 왜 현존 최고의 투수인지를 증명해주었습니다. 윤석민에 맞선 차우찬은 5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져 7안타, 3사사구, 5삼진, 4실점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위대한 투구를 직접 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을 듯합니다. 

불펜이 약한 기아는 고육지책으로 선발투수가 9회까지 마무리할 수밖에 없도록 했고 삼성은 풍부한 불펜으로 인해 안정적인 투구 패턴을 보이며 남은 두 경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범호, 최형우에게 중심타자의 위용을 선보이다

이범호가 왜 대단한 선수인지는 오늘 경기에서 잘 보여 졌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삼성과의 주말 3연전. 그 첫 경기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따라 남은 두 경기 승패가 갈리는 상황에서, 왼손 차우찬으로 인한 타순 변경으로 3번으로 나선 이범호는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습니다. 

장마로 인해 오랜 시간 정상 투구를 하지 못했던 차우찬은 초반 비축된 힘으로 기아 타선을 제압해 나갔지만, 3회 이현곤에게 안타,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종범이 보내기 번트까지 하며 이범호 앞에 주자 2, 3루가 된 상황은 기아에게는 절대적인 상황이고 삼성으로서는 첫 위기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범호에게 삼성 배터리는 절대 좋은 공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정확한 타자와 정면 승부를 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유인구 승부를 하던 삼성을 상대로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 치며 2루 땅볼로 만들어 득점타를 만드는 과정은 이범호가 왜 대단한 타자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장타나 안타를 노리고 배트를 휘둘렀다면 유인구로 인해 범타로 끝날 수밖에 없는 상황. 볼넷을 얻어나가면 자칫 1사 만루로 병살 처리되어 득점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과 선취점을 바꾸며 윤석민이 등판한 경기의 의미를 각인시켰습니다. 후속 타자인 김상현이 유인구에 말려 삼진으로 물러난 것만 봐도 이범호의 선택은 훌륭했습니다. 

4회 1사 후 안치홍이 2루타를 치며 다시 기회를 잡은 기아는 투아웃 상황에서 김주형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점수를 2-0까지 늘려나갔습니다. 그동안 안타를 치지 못해 문제가 되었던 김주형이 중요한 순간 적시타를 치며 추가 득점을 한 상황은 중요했습니다. 이어진 5회 경기에서 1사 후 이종범이 안타를 치고 나가고 이범호가 오늘 경기를 마무리하는 투런 홈런을 치며 차우찬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습니다. 

2회 타격과는 달리, 완벽하게 노려서 때린 이범호의 투런 홈런은 완벽한 투구를 보이던 윤석민에게는 천금 같은 추가점이었습니다. 후속 타자인 김상현이 안타를 치고, 나지완이 볼넷을 얻으며 추가점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 안치홍이 때린 중견수 낮은 플라이는 못 잡았다면 오늘 경기를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견수 이영욱이 다이빙 캐치를 하며 어렵게 잡아내며 이미 홈까지 들어온 김상현을 병살로 처리하며 삼성에게 여전히 추격할 수 있는 의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만약 기아가 4-0에서 안치홍의 타격이 안타가 되어 추가점을 올렸다면 윤석민의 투구는 한결 부담 없이 진행되며 여유롭게 불펜을 활용하는 투구가 되었을 겁니다. 

이런 상황은 7회 이용규가 정인욱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나가자 이종범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는 대목에서 그대로 읽혔습니다. 4-0 상황에서도 불안함을 느낀 벤치에서는 추가점 한 점만 더 따내면 삼성과의 첫 대결을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이범호가 1루 파울 플라이, 김상현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점에 실패했습니다. 추가점을 뽑지 못한 기아로서는 불안한 불펜 가동을 하지 못하고 윤석민을 완투시킬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오늘 경기는 윤석민의 환상적인 1안타 완봉승과 이범호의 투런 홈런 포함한 3타점 경기로 삼성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용규의 신들린 호수비 역시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지난 두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실책들이 사라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이 경기에 임한 기아의 투지 역시 중요한 금요일 경기 승리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서재응과 카도쿠라가 맞붙는 토요일 경기는 삼성으로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입니다. 그만큼 많은 부담을 가지고 나올 수밖에 없고 기아로서는 지난 경기에서 초반 카도쿠라를 집중 공략하며 대량 득점을 해냈던 경기를 복기하며 초반 카도쿠라를 무너트리면 의외로 스윕도 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일요일 경기에 유독 강한 기아가 로페즈를 남겨두고 있기에 서재응의 의외의 호투를 보이고 기아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해 대량 득점 경기로 가져간다면 삼성을 위기에 몰아넣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미리 보는 한국 시리즈라는 말처럼 두 팀 모두 금요일 경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삼성 불펜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었고 기아의 선발이 왜 리그 최강인지도 잘 보여 진 경기였습니다. 남은 두 경기 승부 역시 그들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경기이기에 박빙의 승부가 예상됩니다. 기아와 삼성의 두 번째 경기는 과연 누가 웃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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