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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오승환의 환상 투, 삼성의 막강 필승 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by 스포토리 2011.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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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한국 시리즈는 역시 흥미롭습니다. 각 팀의 장점들이 그대로 드러난 대결은 1승1패로 균형을 잡으며 마지막 일요일 경기를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선발과 불펜의 힘을 보여준 기아와 삼성의 대결은 올 시즌 전적 5승 5패를 기록하며 일요일 로페즈vs배영수의 대결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 불펜의 힘이 기아의 타선을 압도했다




삼성 불펜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습니다. 타격 전 부분 1위에 올라있는 기아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승리를 가져가는 과정은 삼성이 왜 강력한 우승 후보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역설적으로 기아가 올 시즌 우승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명확하게 보인 경기였습니다.

초반 앞서갔던 기아, 류중일 감독의 과감한 투수 교체에 당했다

서재응과 카도쿠라의 대결은 이미 예고하는 순간 불펜 싸움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시기가 어느 시점이 되느냐가 중요했을 뿐 그들의 대결은 불펜의 힘이 강한 팀이 유리한 싸움이었습니다. 기아와의 경기에서 최악의 성적을 남겼던 카도쿠라로서는 기아에 대한 트라우마를 제거하고 호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지만 그는 기아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에게 안타를 맞고 김원섭이 적시 2루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는 장면은 그저 시작이었습니다. 이범호가 다시 안타를 쳐서 추가 득점을 올리고 김상현의 안타와, 안치홍의 볼넷에 이은 폭투까지 이어지며 1회 3-0으로 격차가 벌어진 경기는 기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돋보였던 것은 류중일 감독의 선택이었습니다. 선발 투수인 카도쿠라가 1회 4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을 했지만 쉽게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곧바로 정인욱을 2회 마운드에 올려 기아 타선을 제압해나갔습니다.

기아로서는 삼성이 승부수를 던진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추가점을 뽑아내 완승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서재응은 3회 선두타자 볼넷과 안타 등으로 1실점을 하기 전까지는 완벽한 투구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습니다. 어제 완투를 했던 윤석민에 비해 공략하기 쉬운 서재응이었지만 핀 포인트 제구력이라는 별명답게 서재응만의 투구도 삼성에게는 힘겨웠습니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3회 삼성 첫 타자인 김상수를 볼넷으로 내준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발 빠른 주자를 내보낸 상황에서 3회 수비에서 김상수와 충돌해 병원으로 실려 간 배영섭을 대신해 투입된 강봉규는 어제는 유일한 안타를 쳐내더니 오늘 경기에서도 안타를 쳐내며 그의 부활을 알렸습니다.

절대적인 위기 상황에서 박한이의 깨끗한 안타는 삼성에게는 첫 득점이 되었습니다. 박석민 타석에서 폭투까지 이어지며 주자 2, 3루 상황에서 그를 파울 플라이로 잡는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4번 타자인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작전을 펼친 기아는 조영훈을 2루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아에게는 운이 없는 경기였습니다.

몸 쪽으로 붙인 공이 신명철 몸에 맞고 밀어내기 득점이 되어 3-2까지 쫓기는 경기를 하게 된 상황은 기아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정인욱이 나와 초반 페이스를 잡아내며 필승 조에게 임무를 넘기게 되면 기아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연속된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기아 타선 아쉽다

이런 기아의 모습을 안타깝게 만든 것은 공격이었습니다. 4회부터 7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가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삼성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과정은 아쉽기만 합니다. 물론 그만큼 삼성의 불펜진이 강하다는 반증도 되지만 기아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만 하는 산이 되었습니다.

4회 이현곤이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가자 타격 1위인 이용규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상황은 기아가 얼마나 이 경기에 집중하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현곤이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간 상황에서 김원섭은 2루 땅볼 타구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내며 추가 득점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범호가 주자 3루에 두고 등장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다시 투수 교체를 감행했습니다. 필승조의 시작이라 볼 수 있는 정현욱의 교체되어 이범호와의 승부에서 삼진을 뽑아내는 장면은 오늘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최고들의 대결에서 승리한 쪽이 기아가 아닌, 삼성이었다는 사실이 오늘 경기를 예측하게 해주었지요.

5회에도 기아는 기회를 만들어나갔습니다. 김상현이 2루수 신명철의 실책으로 단숨에 2루까지 나간 상황은 기아에게는 기회였습니다. 나지완이 번트에 능숙하지 못한 상황에서 2루 땅볼로 김상현을 1사에 3루까지 진루시킨 상황은 4회에 이어 기아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인 안치홍이 투수 앞 땅볼로 신종길이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며 2이닝 연속 3루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득점을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기아는 6회 공격에서도 차일목이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가며 다시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이현곤이 번트를 대고 스코어링 포지션에 내보내며 1번부터 이어지는 타격에서 추가 득점을 노린 기아의 공격은 아쉽게도 삼성의 막강 불펜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이용규 타석에서 왼손 권혁을 마운드에 올린 삼성은 권력의 폭투로 인해 다시 한 번 1사 3루의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용규는 자신의 최대 약점은 몸 쪽 높은 공에 배트가 나가며 낮은 우익수 플라이를 치며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좀만 더 멀리 갔다면 혹은 2루 쪽 땅볼만 쳤어도 가능했던 득점이었지만 기아에게는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김원섭이 볼넷으로 나가며 이범호에게 기회가 다시 주어지자 삼성 벤치는 과감한 투수 교체를 감행했습니다. 안지만을 내보낸 삼성은 초구를 노리고 나온 이범호를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세 번째 위기를 넘겼습니다.

세 번 연속 주자를 3루에 두고도 득점을 올리지 못한 기아는 6회 삼성의 공격에서 동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6회 들어 선두 타자인 신명철에게 안타를 맞고 이영욱에게 보내기 번트를 내준 서재응을 대신 해 마운드에 오른 손영민은 연속된 도루를 허용하며 차일목의 송구 실책까지 이어지며 어이없게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여러 번 송구 실책과 바운드 실수를 했던 차일목으로서는 오늘 경기가 무척이나 아쉽고 미안했을 듯합니다.

기아는 동점을 내준 다음 회인 7회 김상현이 다시 안타를 치고 도루까지 하며 기회를 잡았습니다. 번트에 능하지 못한 나지완은 전 타석에서 보여주었던 진루타를 치지 못하고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의 안타 하나면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 안치홍이 볼넷을 얻어내며 기대를 더욱 키우게 했습니다.

삼성의 불펜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1사 1, 2루 상황에서 보여준 후속 타자 승부였습니다. 신종길과 차일목을 상대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과정은 삼성의 필승조가 얼마나 대단한 위력을 가진 존재들인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파워 피칭에 완벽한 제구까지 되는 상황에서 그들을 넘어서기 힘든 기아로서는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고민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삼성의 필승조는 역시 최강이었다

8회까지 기아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은 삼성은 기다리던 기회가 8회 말 주어졌습니다. 1사 후 이영욱과 진갑용이 연속 볼넷으로 나가며 기회를 잡았고 위기를 느낀 기아는 손영민을 내리고 유동훈을 올렸습니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주기를 바랐지만 9번 김상수의 깨끗한 중견수 앞 안타는 기대를 무너트리고 말았습니다.

삼성이 기아의 숱한 기회들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은 것과 달리, 위기 상황에서 쉽게 점수를 내주는 기아의 불펜은 비교되었습니다. 삼성의 필승조가 막강한 기아 타선을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기아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손영민과 유동훈이 위기를 막지 못한 상황은 아쉽기만 하지요.

물론 두 투수가 올라와 단 1실점만 했다는 사실은 높게 평가해야만 하겠지만 져서는 안 되는 경기에서 나온 1실점은 크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누구나 예상했듯 삼성은 9회 오승환이 등장했습니다. 기아로서는 3, 4, 5번이 타선에 들어서는 만큼 역전도 노려볼 수 있는 이 상황은 극적인 재미를 기대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돌부처 오승환은 상상이상으로 강력했습니다. 이범호를 상대로 불꽃같은 강속구로 삼진을 잡는 장면에서 이미 기아 타선을 주눅 들게 만들었습니다. 뒤이어 나온 김상현마저 1루 파울 플라이로 잡더니, 나지완을 가볍게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에 처한 삼성을 구원했습니다.

위력적인 강속구와 변화구로 막강한 기아 타선을 가볍게 제압한 오승환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단기전이 펼쳐지면 그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에 삼성을 이기기 위해서는 초반 대량 득점으로 오승환이 등판할 수 없도록 만드는 방법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기아는 김상현이 오늘 3안타 경기를 하며 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해주었지만 다른 타자들이 삼성의 불펜 진들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며 역전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가장 아쉬운 존재는 역시 이범호였습니다.1회 적시타를 치며 타점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후 중요한 순간 등장해 삼진과 플라이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하는 모습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경기 초반 안타를 치고 이후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쉽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중심 타자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범호가 결정을 해주지 못하면 기아로서는 힘든 승부를 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경기는 삼성 필승조의 위력을 확인한 경기였습니다. 다시 한 번 삼성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과 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확인하게 한 토요일 경기는 과감한 투수교체가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기아로서는 믿을 만한 불펜 투수들이 적은 상황이 역전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사이드 암 투수들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왼손 상대를 위해 왼손 투수를 쉽게 올리지 못하는 상황은 기아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 여름 밤의 한국 시리즈답게 1승1패를 나눠가진 기아와 삼성은 일요일 경기에서 승부를 가리게 되었습니다. 선발에서는 로페즈가 배영수를 압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언제나 불펜 싸움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아가 대처하느냐는 점입니다. 로페즈가 윤석민처럼 완벽한 투구로 완투를 한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불펜 투수들이 삼성 타자들을 막아줘야 하는데 과연 그 역할을 잘 수행해낼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올 시즌 일요일 경기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기아가 삼성과의 맞대결에서도 그 전통을 이어가며 다시 선두 탈환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중심타자들이 제 역할을 하며 완벽한 승리로 미리 보는 한국 시리즈를 승리로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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