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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이범호 적시타와 한기주의 마무리, 기아 새로운 승리공식을 만들다

by 스포토리 201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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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걸을 선발로 내세운 기아로서는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었습니다. 전날 말도 안 되는 역전패를 당한 상황에서 선발 공백이 있는 경기는 의외의 변수들이 승리를 좌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한대화 감독의 노림수에 번번이 당하던 기아로서는 오늘 경기는 무조건 잡아야만 했던 경기였습니다.

투타의 핵심이 기아를 살렸다




이범호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기아의 핵심입니다. 비록 올 시즌 처음 기아 유니폼을 입었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폭발한 그의 능력은 위기 상황에서 기아를 구원했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22개월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로 불안했던 기아의 불펜을 강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희걸과 장민제가 아닌 박정진과 한기주의 대결이었다

항상 유망주 타이틀만 따라다니는 김희걸은 오늘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시즌 전에는 유력한 5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김희걸은 정작 실전에서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선발과 불펜 양쪽에서 매력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습니다.

2군에 오랜 시간 머물다 지난 주 합류한 김희걸은 전반기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1회부터 흔들리며 자신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1회 시작과 함께 고동진을 삼진으로 잡으며 오늘 피칭에 기대를 하게 했던 팬들에게는 2, 3번이 연속 안타를 치며 위기를 맞더니 최진행 타선에서 삼진을 잡기는 했지만 더블 스틸로 실점을 하며 불안함을 유지했습니다.

2회 시작과 함께 가르시아에게 홈런을 맞고 다음 타자인 강동우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피칭을 이어갔습니다.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타자인 한상훈에게 볼넷을 내주자 벤치에서는 곧바로 박경태로 교체했습니다. 2이닝을 던지며 11타자를 만나 41개의 투구로 3안타, 3사사구, 2삼진, 2실점을 한 김희걸은 여전히 벤치에 믿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빠른 공과 변화구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효과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는 그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기는 힘들 듯합니다.

기아로서는 다행인 게 3회부터 등판했던 박경태가 의외의 호투를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왼손 불펜 자원이 박경태와 심동섭이 유일한 상황에서 박경태라는 존재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동섭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20살인 그는 주자를 내보내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불안함을 떨 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경태가 오늘 보여준 모습을 꾸준하게 이어간다면 기아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없을 듯합니다.

기아에 유독 강한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박경태는 등판하자마자 볼넷을 내주며 불안감을 주었지만 외야 플라이와 병살로 위기의 3회를 막고 4회는 삼자범퇴를 하는 등 의외의 피칭으로 기아의 숨통을 뚫어주었습니다. 박경태는 4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던져 2안타, 1사사구,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주었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투구를 하던 박경태는 오늘 호투로 2009년 한화를 상대로 개인 첫 승을 따내더니 2011년 한화를 상대로 생애 첫 두 번째 승리 투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기아가 선발 김희걸이 쉽게 무너지며 빠르게 불펜을 가동한 것과 달리, 한화는 기아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장민제가 빠른 투구로 기아 타선을 농락해갔습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며 기아 타자들을 압박하며 빠른 승부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은 효과적이었습니다. 2회 나지완에게 첫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무사히 넘겼고, 5회 안치홍과 이종범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점수를 내주며 흔들리기 전까지 장민제를 기아를 효과적으로 압도했습니다.

4와 1/3이닝 동안 86개의 투구로 4안타, 3사사구, 4삼진, 3실점을 했지만 구원으로 올라온 박정진이 의외로 무너지면 준 점수를 제외한다면 장민제의 투구는 좋았습니다. 3구 삼진과 루킹 삼진이 많을 정도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빠른 승부는 효과적이었습니다.

기아가 의외로 박경태가 호투한 것과는 달리, 한화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박정진을 1-2로 앞선 상황에서 장민제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렸지만 부진한 투구로 경기의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1사 1, 3루의 위기 상황에 등판해 이용규를 1루 땅볼로 잡아 홈에서 아웃시키며 더 이상의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 할 것으로 보였지만 조범현 감독의 승부수가 경기의 흐름을 뒤바꿔버렸습니다. 

김원섭 자리에 오늘 경기 스타팅에서 제외되었던 김상현을 대타로 내보냈고, 박정진이 의외로 제구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이범호와 상대하는 것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범호가 대단한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하며 대 역전극을 만들어낸 기아는 6회 박정진을 상대로 나지완이 홈런까지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한화로서는 7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바티스타가 압도적인 강속구를 내세워 기아 타선을 막아주었다는 점이 위로가 될 듯합니다. 

2m 가까운 키에서 내뿜는 강속구는 위력적으로 다가왔고 타격감이 좋았던 기아 타자들이 추풍낙엽 떨어지듯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모습에서 바티스타의 위력은 더욱 배가되는 듯했습니다. 물론 첫 상대이기에 정보가 부족해 당한 측면들이 많았기에 다음 대결에서는 타자들이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합니다.  

한화로서는 믿었던 박정진이 6월 이후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초반 너무 혹사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며 무더위에 체력이 고갈된 듯 제구력이 안 되는 그의 모습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기아는 7회 말 박경태에 이어 나온 손영민이 다시 부진하자 바로 한기주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2와 2/3이닝 동안 38개의 투구로 1안타, 1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으며 시즌 두 번째 세이브를 올리며 기아에게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본인은 여전히 선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불안한 불펜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한기주는 기아가 그토록 찾았던 마지막 퍼즐이 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집니다. 그가 붙박이 마무리를 맡게 된다면 기아의 선발과 불펜의 막강해질 수밖에 없기에 한기주의 불펜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듯합니다.


이범호의 싹쓸이 역전 2루타, 그가 살아나니 기아도 웃었다

최근 경기에서 체력적인 한계로 인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던 이범호가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트려주며 기아를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어제 경기의 패인이 잔루가 많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이범호의 부진이 아쉬웠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안타 하나만 터트려주었다면 승부는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0-2로 뒤진 상황에서 3회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이범호는 5회 결정적인 순간 그가 왜 기아의 중심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에서 가장 믿을만한 박정진을 상대로 초구를 쳐 싹쓸이 2루타로 4-2로 역전을 시키는 상황은 그가 왜 위대한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박정진의 투구를 면밀하게 분석해 스트레이트 볼넷 이후 첫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상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러 나올 것을 염두에 두고 초구를 노린 이범호의 노림수는 이번에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가운데 조금 낮게 형성되었지만 이를 놓치지 않고 안타로 만들어낸 이범호로 인해 2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던 기아는 기사회생할 수 있었습니다.

5회 말 한화 한상훈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본 헤드 플레이를 보인 점은 아쉬웠습니다. 2루타가 될 수 없는 타구를 욕심내 2루까지 내달린 한상훈은 아웃이 되며 기회가 무산되는 상황은 아쉽기만 했을 듯합니다. 4-2라는 박빙의 승부에서 한화의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상훈의 과도한 오버런은 중요한 승부처를 놓쳐버린 아쉬움이었습니다.

상대의 오버런 아웃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6회 나지완이 선두 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으로 점수 차를 5-2까지 벌이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1사 1, 2루의 추가 득점 상황에서 이현곤이 병살로 물러나 추가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지만 2점차에서 3점차 리드를 만드는 나지완의 홈런은 기아가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숫자가 되었습니다.

바티스타가 마운드에 올라 2와 2/3이닝 동안 1안타, 4삼진으로 제압하는 상황은 나지완의 솔로 홈런을 더욱 값지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어제 폭발했던 최희섭이 오늘 경기에서 침묵했던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범호의 부활은 천군만마처럼 다가왔습니다. 2011년 기아는 이범호가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질 가능성이 높기에 그가 살아난다는 것은 곧 승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이용규가 오늘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한다면 기아를 이길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 어느 팀보다 안정된 선발에 한기주가 나선 불펜의 힘은 균형을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우승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불펜의 힘을 한기주가 든든하게 받쳐주면 선발진들에게는 큰 힘으로 다가올 듯합니다. 

12승을 노리는 윤석민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지난 삼성과의 경기에서 1안타 완봉 승을 거두며 시즌 11승을 올렸던 윤석민이 한화와의 경기에서도 여전한 투구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전 경기가 워낙 좋았기에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윤석민이 이를 잘 이겨내 승리로 이끈다면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듯 20승 투수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합니다.   

한화에 유독 약했던 기아로서는 팀의 에이스를 내세워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려 합니다. 삼성과 매 경기 1위 바꾸기를 하며 피 말리는 승부를 하는 기아가 한화를 누르며 전반기를 1위로 마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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