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윤석민의 시즌 12승 호투, 기아의 철벽 마무리는 폭우였다

by 스포토리 2011. 7. 22.
반응형
올 시즌 윤석민이라는 존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합니다. 흐트러지지 않고 상대를 압도하는 그의 한결 같은 투구는 절대 질 것 같지 않으니 말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윤석민은 상대의 전략에 고전을 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해줬고 한기주가 어제 기아의 뒷문을 책임졌다면 오늘은 폭우가 대신하며 전반기를 1위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윤석민에 대처하는 야왕의 전략, 하지만 하늘이 변수였다



윤석민이라는 절대 강자를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야왕은 알고 있었습니다. 철저한 제구력에 빠른 공과 다른 투수의 직구와 같은 스피드의 슬라이더, 수많은 유인구로 무장한 윤석민을 상대로 한화는 이길 수도 있는 전략을 꺼내들었습니다.


절대강자 윤석민과 6명의 한화 투수들

윤석민과 김혁민의 선발 맞대결 카드에서 대부분은 윤석민의 완승을 점쳤을 겁니다. 올 시즌 11승을 하면서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7연승을 하고 있는 절대 강자를 상대로 최근 3경기 연패를 하고 있는 김혁민이 압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1회 승부는 의외성이 지배했습니다. 김혁민은 이용규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김원섭을 2루 땅볼로 투아웃을 잡으며 쉽게 가는 듯 했지만 이범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후 최희섭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뒤이어 나온 김상현이 적시타를 때리지 못하고 2루 땅볼로 물러난 상황은 윤석민이 선발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쉽기만 합니다.

1회 내용을 보면 이용규 타격은 다른 때 같았으면 안타가 될 수도 있는 공이었습니다. 이용규 쉬프트라도 한 듯 전진 수비를 했던 강동우가 쉽게 타구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툭 맞추는 이용규의 타격은 대단했습니다. 투아웃 상황에서 나온 이범호를 상대하는 상대 투수들이 얼마나 긴장을 하는지는 김혁민에게서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법 효과적으로 상대를 하던 그가 이범호 타석에 제대로 승부를 하지 못하는 장면에서 올 시즌 이범호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위기를 벗어난 한화는 1회 공격에서 윤석민을 효과적으로 상대하는 방법을 보여주었습니다. 유인구가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낮게 떨어지거나 휘는 공들이 대부분인데 의도적으로 작정을 하지 않는 한 윤석민의 공을 골라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벤치에서 의식적으로 윤석민의 공을 기다리라는 주문이 있었는지 선두 타자인 강동우가 유인구들을 참아내며 볼넷을 얻어냈고 한상훈이 번트 실패로 아웃되기는 했지만 최진행도 볼넷을 얻어내며 의외로 좋은 승부를 벌여갔습니다. 어제 기아가 투 볼 이후에도 벤치의 웨이팅 사인으로 장민제의 공을 치지 않으며 승부에서 상대의 작전에 휩쓸리기도 했었습니다. 적극적인 타격을 하지 않는 기아 타선을 상대로 오히려 빠른 승부를 한 장민제로 인해 초반 3이닝을 완벽하게 당했으니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윤석민의 공이 워낙 좋기에 투 스트라이크를 잡히면 칠 수가 없다는 생각에 초구부터 빠른 승부를 하는 것이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한화는 최대한 공을 많이 보는 웨이팅 전략으로 윤석민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함으로서, 이른 시간 불펜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했고 이는 의외로 잘 맞아 들어갔습니다. 결코 쉬운 작전은 아니었지만 한화 타자들이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커트를 하거나 유인구에 말리지 않는 타격으로 윤석민을 초반 많이 흔들며 기회를 엿보는 과정은 다른 팀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래도 윤석민은 위대한 투수였습니다. 좀처럼 유인구에 배트가 나가지 않는 상대 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제압하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효과적인 투구로 한화 타선들을 무력화시키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2회까지 기아 타선을 잘 막던 김혁민은 3회 시작과 함께 이용규라는 산을 넘지 못하고 무너지며 신주영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초반 4실점을 한 부분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한화는 빠른 투수 교체를 통해 기아 타선을 묶는데 성공했습니다. 신주영, 마일영, 김광수, 박정진, 바티스타로 이어지는 불펜 운영은 상대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3회 이후 추가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한화의 불펜 운영으로 인해 추가점을 뽑지 못하며 8회 위기를 맞았기에 한화 벤치의 전략은 유효하고 효과적이었습니다.

1회 많은 투구로 힘들었던 윤석민은 2, 3, 4회를 삼자범퇴로 간단하게 막아냈습니다. 5회 들어 선두 타자인 김경언에게 2루타를 맞고 전현태의 우익수 플라이로 주자가 3루까지 간 상황에서 신경현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으며 투아웃을 만든 상황에서 이여상의 내야안타로 1실점을 했습니다. 1회에 이어 윤석민에게는 가장 힘든 이닝이었고 중반을 넘어서며 투구 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집중적으로 윤석민 흔들기에 나선 한화로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한화 벤치의 전략에도 윤석민은 6회 연속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로 상대 공격을 간단히 삼자 범퇴시키며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7회 역시 6회와 동일하게 두 타자 연속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는 윤석민은 무적이었습니다. 

8회 손영민이 왼손 대타 고동진과의 승부에서 1루 깊은 타구 수비를 허술하게 한 최희섭으로 인해 무사 2루 상황을 만든 것은 화근이었습니다. 한화와의 승부에서 7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손영민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었고 이여상을 어렵게 삼진으로 잡기는 했지만 왼손 강동우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4-2까지 쫓기는 상황은 기아에게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습니다. 기아는 곧바로 심동섭으로 교체했지만 정작 철벽 마무리를 한 것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였습니다. 

마치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한화가 추가점을 뽑으며 공격에 불이 붙은 상황 쏟아지며 오늘 경기를 끝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속절없이 쏟아지는 비로 인해 한화 벤치는 한숨을 내쉬어야 했고 기아로서는 역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완벽한 마무리로 변신한 폭우로 인해 숙적 한화를 상대로 2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윤석민은 7이닝 동안 114개의 투구로 4안타, 2사사구, 5삼진, 1실점을 하며 시즌 12승을 전반기에만 올리며 20승 투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부상이나 슬럼프가 오지 않는 한 윤석민의 20승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윤석민을 상대로 한화가 펼친 여섯 명의 불펜 투구는 효과적이었습니다. 윤석민에게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후반 결정적 기회를 잡는다는 한화 벤치의 전략은 폭우만 내리지 않았다면 완벽하게 맞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전날 한기주가 너무 많은 이닝을 던져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기아의 불펜은 한화의 타선을 넘을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윤석민의 호투를 돕는 폭우는 오늘 경기 기아의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이용규의 3안타, 3도루 한화 마운드를 흔들었다

공격에서 기아 이용규의 활약은 두드러졌습니다. 1회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이후 타석에서 그는 이용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신비로운 안타들을 양산하고 주자로서 매번 도루를 성공시키며 팀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전날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그는 만회라도 하듯 좀 더 정교해진 방망이로 좌익수 쪽으로 가는 밀어치는 안타 3개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내야 수비를 살짝 넘는 절묘한 안타는 이용규가 아니라면 절대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안타였기 때문입니다.

윤석민이 나온 경기에서 높은 득점력을 보이던 기아는 3회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나가 도루까지 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김원섭이 2루타를 치며 첫 득점을 하고 이범호가 다시 적시타로 2점차로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최희섭 타석에서 폭투가 두 개나 나오며 1루 이범호가 3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안타로 쉽게 3-0까지 달아난 기아는 신주영이 마운드에 올라온 후 김상현이 병살타를 치고 나지완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뽑지 못한 상황이 아쉬웠습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힘으로 하는 타격이 아닌 흐름을 읽는 타격을 보여주던 김상현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다시 힘으로 하는 타격으로 일관하며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과정은 좋지 않았습니다. 4타석 모두 어이없는 타격으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물러났기 때문이지요.

3회에 이어 4회 기아의 공격은 여전했습니다. 선두 타자 안치홍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차일목이 볼넷을 얻어내고 이현곤이 안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잡자 한화는 이용규를 막기 위해 왼손 마일영으로 교체했지만 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용규는 안타를 치고 김원섭이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4-0까지 앞서나가자 김광수로 투수 교체를 하며 위기를 막아냈습니다. 

6회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한화는 곧바로 박정진을 마운드로 올려 기아 타선을 막아냈고 8회 초 나지완이 2루타를 치고 나가자 1사 후 바티스타로 교체하며 차일목과 이현곤을 빠른 공을 이용해 삼진으로 잡아내는 과정에서 한화 마운드 운영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아가 기회를 잡는 순간 어김없이 마운드 변화가 이어졌고 그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은 위기를 모면하며 기아에게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한화가 왜 기아와 라이벌 관계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1위와 7위 싸움이지만 순위와 상관없이 올 시즌 호각세인 그들의 관계는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통해서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8회 폭우가 쏟아져 강우 콜드 게임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한화가 역전에 성공했을지도 모릅니다. 윤석민이 마운드에서 내려서자마자 기회를 잡고 점수를 뽑아내던 한화로서는 기아 불펜 공략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기아로서는 윤석민의 호투와 폭우가 한화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주었지만 불안한 불펜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기아는 마지막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며 SK와의 경기에서 2연패한 삼성을 두 경기차로 앞서가며 전반기를 1위를 마무리했습니다. 현재의 기아 전력으로 보자면 패넌트 레이스 1위는 물론이고 한국 시리즈 우승도 유력해 보입니다. 완벽에 가까워진 타순과 철벽이라 부를 수 있는 선발이 버티고 있기에 기아의 전력은 그 어느 팀과 견줘도 우월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기주가 불펜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2군으로 내려간 김진우가 하반기 다시 불펜에 합류하게 된다면 전반기 내내 힘겨웠던 불펜이 강력해질 수 있을 듯합니다. 선발을 원하는 한기주가 팀의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올 시즌 마무리를 맡는다면 기아로서는 마지막 퍼즐을 맞춰 승리 방정식을 세울 수 있을 듯합니다.

후반기 첫 경기가 1, 2위인 기아와 삼성인 만큼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뜨거운 여름 어떤 팀이 좀 더 좋은 집중력으로 상대와 승부하느냐가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전반기 아쉬움도 있었지만 1위로 마친 기아로서는 여전히 불안한 불펜과 양현종이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아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