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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기아 후반기 1위를 위해 꼭 필요한 세 가지

by 스포토리 201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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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를 1위로 마감한 기아가 짧지만 행복한 휴식기를 마치고 2위 삼성과 후반기 첫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빅 매치를 치렀던 두 팀으로서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다시 맞대결을 해야 한다는 점이 힘겨울 수도 있을 듯합니다. 기아가 다시 위닝 시리즈를 올리며 산뜻하게 후반기에도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완벽해 보이는 기아에게 부족한 한 가지들



기아의 전력은 상대적으로 투타 조화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일 듯합니다. 가장 완벽한 선발진과 화끈한 타격을 보이는 타선들은 리그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선발의 무게감이 너무 무겁다보니 상대적으로 불펜의 가벼움이 항상 문제로 거론되고는 합니다.


1. 양현종 선발로 제몫을 할 수 있을까?

완벽한 기아의 선발에도 구멍은 존재합니다. 4선발까지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하고 있는 기아에서 가장 문제는 양현종입니다. 작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그였기에 그의 부진은 더욱 아쉽기만 하지요. 시즌 전 새로운 무기 장착을 위해 연습을 많이 한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처럼 그를 돋보이게 만들었던 강속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며 스스로 함정에 빠져든 상황입니다.

왼손 투수로서 트레비스와 함께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상대 팀들과의 승부에서도 한결 수월한 경기를 할 수 있는 기아이지만 양현종이 올 시즌 내내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입니다. 강속구도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제구력마저 정상이 아닌 양현종으로서는 작년 자신이 던졌던 피칭 스탠스를 다시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할 듯합니다.

강속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압도적이었던 그가 다른 구질 개발을 위해 투구폼이 틀어졌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만 하지요. 초반 강한 근성을 보이며 자신의 몫을 다하기도 했지만 점점 투구 페이스가 흐트러지고 자신감마저 잃어버린 양현종이 어느 시점 정상 컨디션을 찾아 선발로 합류하느냐는 기아로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까지 선발진이 제몫이상을 하면서 기아를 1위로 올려놓았지만, 박빙의 승부가 이어질 후반기에 선발들이 전반기와 같은 꾸준함을 보여줄 거라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체력과의 싸움과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부상은 후반기에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의외의 변수들을 잘 이겨내는 팀은 우승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팀은 자연스럽게 우승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기아 역시 윤석민이 완벽한 투구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이 역시 부담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흐트러짐 없이 잘 해오고는 있지만 부실한 불펜과 매 경기 긴장을 해야만 하는 1위 싸움은 의외의 변수를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로페즈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나섰지만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만 했듯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양현종의 빠른 복귀는 기아에게는 간절합니다.

 

기아가 4선발까지 자신의 몫을 하며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문제는 5, 6선발 감이 없다는 점입니다. 한기주가 선발을 하고 싶어 하지만 아직 선발 페이스를 보이는데 한계가 있고 팀의 사정상 올 시즌 붙박이 마무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보니 더욱 선발 후보들에 대한 아쉬움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경태, 곽경철, 김희걸 등이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한결 같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기아로서는 불안함을 가지고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는 양현종은 그렇기에 빠른 복귀가 절실해집니다.


2. 한기주를 중심으로 불펜을 재편한다

답이 안 보이던 기아의 불펜에 한기주는 희망이었습니다. 2009년 언터처블이었던 유동훈은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올 시즌 한 뼘은 큰 듯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손영민 역시 중요한 경기에서 불 쇼를 저지르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오며 벤치를 힘겹게 하고 있습니다.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활동해줘야만 하는 박경태와 심동섭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박경태의 롤러코스터 피칭과 1이닝 이상을 던지거나 주자가 루상에 많이 나가면 제구력이 흔들리는 심동섭의 경우 박빙의 승부에서 올리기 힘든 존재라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전반기 내내 부진했던 곽경철이 얼마나 자신의 페이스를 끌어 올려 1군에 복귀하는지가 기아 불펜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김진우가 2군에서 볼 스피드와 제구력을 좀 더 가다듬어 후반기에 합류하게 된다면 기아의 불펜은 현재보다는 좀 더 알차게 운영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합류한 한기주의 존재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선발로서는 가능성이 높은 그로서는 올 시즌 선발보다는 붙박이 마무리로 다시 가동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두 차례의 불펜 투구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한기주에 대한 기대와 믿음은 더욱 커져만 가는 상황입니다. 

한기주로서도 선발로 나서기에는 현재 기아의 상황이 좋지 않기에 무조건 선발만 우길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더욱 우승을 위해서 모두가 한 발씩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기주의 마무리 보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 집니다.

한기주가 마무리를 맡아 현재 같은 투구를 보여준다면 기아의 불펜은 한결 든든해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붙박이 마무리가 존재하면 필승조 운영이 더욱 원활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아의 필승조로 불릴 수 있는 심동섭, 손영민, 유동훈 등을 6, 7회 부터 가동하게 된다면 선발진들의 부담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선발진들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는다면 더욱 막강한 팀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곽경철과 김진우가 예전의 모습을 회복해서 돌아온다면 기아의 불펜은 선발 못지않은 힘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그런 불펜 운영의 중심에는 한기주가 존재합니다.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기아 우승 향방에 결정될 정도로 기아에게 한기주는 절대적인 존재감으로 다가옵니다. 


3. 김상현의 어게인 2009는 가증할까?

김선빈이 불의의 사고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이현곤이 수비와 타격에서 완벽하게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하듯 부상 선수들이 많고 잦은 상황에서도 팀 전력 누수가 적은 이유는 후보 선수들의 실력 차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가 빠지더라도 그 자리를 채운 이들의 활약이 주전 못지 않다보니 큰 위기 없이 기아가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팀의 중심인 최희섭과 김상현이 부상과 부진으로 헤매던 상황에서도 그 자리를 효과적으로 채워준 선수들로 인해 기아는 큰 위기를 겪지는 않았습니다.

두산이나 SK 등 우승후보들이 예상외로 부진이 깊어지는 이유도 선수들 간의 실력 차가 크다보니 전력누수가 크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다시 우승 후보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주전들의 부상 탈출과 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비주전 선수들의 실력입니다.

 

김선빈이 전력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지만 기아의 라인업은 리그 최강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김선빈이 빠진 테이블 세터에 이용규는 여전히 자신의 몫을 잘 해주고 있고 김원섭 역시 한 동안 2군에서 체력 충전을 한 탓에 좋은 공격으로 기아의 중심 타선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범호와 최근 복귀한 최희섭, 김상현과 나지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정교함과 힘이 모인 최강의 중심타선입니다. 물론 이범호를 제외하고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최근 최희섭이 장타를 늘려가고 있고 한때 흔들렸던 나지완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타고난 힘을 가진 타자들이 힘으로만 타격을 하려 해서는 결코 상대 투수들을 이길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나지완이 부상에서 올라와 4할이 넘는 타격을 보였던 이유 역시 힘을 빼고 부드럽게 스윙을 했기 때문입니다. 끌어당기는 무리한 스윙을 버리고 결대로 밀어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장타를 양산해내는 나지완의 모습은 힘이 좋은 타자들에게는 중요한 타격입니다.
나지완이 가볍게 치면서 홈런과 장타를 양산해내며 자신감을 얻자 무리한 타격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타격이 흐트러지며 타율마저 하락하는 상황은 안타까웠습니다. 흐트러진 타격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 무리한 스윙을 가져가고 이게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은 나지완을 힘겹게 만들었지요. 다행히 최근 다시 가볍게 타격을 하고 밀어치는 타구들이 많이 나오며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입니다.  

최희섭은 4번 타자로서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려 노력하고 타격감도 꾸준하게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알아서 잘 하겠지 라는 믿음을 가지게 합니다. 여전히 기아 타선의 핵이자 문제는 김상현입니다. 그가 만약 2009년도 모드를 보여준다면 기아의 타선은 매 경기 10점을 넘나드는 득점을 했을 듯합니다. 그 정도까지 바라지는 않지만 김상현이 후반기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느냐는 기아 우승을 위해서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범호가 합류하며 기아에게 부족했던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워주고 있지만 부족한 나머지를 채우는 역할을 김상현이 이제는 해줘야만 합니다. 전반기 개인 100호 홈런을 쳐내며 스스로도 새로운 마음가짐을 하게 되었다고 하듯 그가 자신을 위한 타격이 아니라 팀을 위한 타격을 해준다면 기아는 더욱 무서운 팀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아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잘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잘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있어야 하고 그런 힘은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한국 시리즈에서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작은 틈 하나가 승리와 패배를 가르는 중요한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있는 팀은 좀처럼 지지 않기에 기아로서는 잘하고는 있지만 부족한 틈들을 어떻게 채워내느냐가 어게인 2009를 가능하게 하는 마지막 퍼즐 맞추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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