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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장원삼은 삼성을 구하고 한기주는 기아를 울렸다

by 스포토리 2011.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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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스와 장원삼의 마운드 싸움은 결국 기아와 삼성의 불펜 대결로 이어졌습니다. 누구나 이야기하듯 불펜이 강한 삼성은 불 쇼를 한 기아와 달리 완벽하게 2이닝을 막으며 중요했던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선두 기아와 한 경기차 2위를 굳혔습니다.

트레비스 3연속 호투 후 불펜 불 쇼, 더 이상은 안 된다




우려했던 상황은 어김없이 일어납니다. 믿었던 한기주가 절체절명의 순간 마운드를 물려받고 난타를 당하는 상황은 기아 팬들이라면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습니다. 8회 2사까지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막으며 2-1로 앞서던 트레비스는 다시 한 번 믿을 수 없는 기아 불펜으로 인해 승리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트레비스와 장원삼의 투수 전 흥미로웠다

후반기 첫 경기는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경기였습니다. 더욱 선두 싸움이 치열한 두 팀으로서는 첫 경기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3연전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더욱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트레비스로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일요일 경기까지 어지는 승운으로 불운에 울었던 전반기와 다른 행보를 기대했을 겁니다. 

 

배영섭의 부상으로 1번 타자로 나선 김상수는 트레비스를 맞아 첫 안타를 기록하고 박한이의 운 좋은 2루 땅볼로 2루에서 살게 된 상황은 삼성에게 다행이었습니다. 바운드가 크고 김상수의 발이 빨랐기에 더블 플레이를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빠른 발을 이용해 3루 도루를 감행한 김상수로 인해 삼성은 최형우의 희생 플라이로 먼저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실점을 한 상황에서 맞이한 모상기(데뷔 첫 안타이자 홈런이 바로 트레비스 상대로 얻어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빠져나온 트레비스는 이후 삼성 타자들과의 대결에서 더 이상의 실점 없이 막아냈습니다.

2회 볼넷을 두 개를 내주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가볍게 제압했고, 4회에도 2사 후 연속 안타로 위기에 빠지기는 했지만 김상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습니다. 5, 6, 7회를 간단하게 삼자 범퇴로 삼성 타선을 잡아낸 트레비스는 좀처럼 화끈한 공격을 하지 못하는 기아 타선으로 인해 빠른 승부를 하며 이닝을 늘려 가는데 주력했습니다.

기아가 1, 2회 찬스에서 2-1로 역전을 만들기는 했지만 상황으로 보면 최소 4, 5점은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을 봤을 때 아쉬움은 컸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트레비스로서는 불안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후 무력한 공격으로 좀처럼 장원삼을 압도하지 못하는 타자들로 인해 힘겨운 승부를 해야만 했던 트레비스는 8회 2사까지 잘 잡고 최형우에게 높이 제구 된 공을 안타로 맞으며 한기주에게 마운드를 넘겨줘야만 했습니다.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최대한 예의를 갖춰 트레비스에게 설명을 하는 과정은 그동안 교체로 인해 잦은 마찰을 빚었던 그를 생각해보면 잘한 행동이었습니다. 7과 2/3이닝 동안 1실점으로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막은 선발 투수에 대한 예우이기도 했기에 트레비스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전반기 끝나갈 즈음 22개월의 공백기를 넘어 1군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던 한기주는 기아가 기다려왔던 완벽한 마무리 투수였습니다. 빠른 공과 과거 마무리 투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만큼 위급한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기주는 가장 이상적인 존재였습니다. 흔들리던 기아를 잡아 우승으로 향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22개월의 공백을 넘어서기는 아직 완벽하지 못함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원 아웃만 잡으면 되는 상황에서 한기주는 대타 조영훈에게 결정적인 안타를 맞고 강봉규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트레비스의 승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신명철에게 역전 2타점 3루타를 맞고 진갑용에게도 추가점을 내주는 안타를 맞으며 단 하나의 아웃도 잡아내지 못한 채 연속 4안타를 맞으며 4실점을 하고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벤치에서 숨 죽이며 지켜보던 트레비스는 고개를 떨 구어야 만 했고 몸을 풀던 오승환의 더욱 힘을 얻기만 했습니다. 8회 결정적인 찬스에서 이범호의 결정적인 실수는 기아에게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고 9회 마무리로 나선 오승환에게 완벽하게 제압당하며 기아는 삼성에서 2-5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트레비스는 연속 3경기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긴 후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완벽한 투구를 보이고도 좀처럼 도와주지 않는 타선과 불펜의 불 쇼로 인해 승리를 얻지 못하는 트레비스가 과연 이런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입니다.


우천 취소만 없다면 일요일 등판이 유력한 상황에서 트레비스의 불안이 마운드에서 흔들림으로 찾아온다면 우승을 노리는 기아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악재를 만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기대했던 한기주가 완벽하게 무너지며 선수들의 신뢰가 흔들렸다는 점도 패배보다 깊은 상처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좀처럼 연패를 당하지 않기에 분발해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 믿지만 오늘 경기는 아쉽기만 합니다.


무기력했던 기아 타선, 휴식이 독이 되었다

기아는 1, 2회 장원삼이 흔들리던 상황에서 단 2득점 밖에 올리지 못했던 것이 패인이었습니다. 이용규가 장원삼의 초구를 노려 쳐 2루타를 만들자 장원삼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원섭이 진루타를 치며 주자를 3루까지 보낸 상황에서 이범호를 볼넷을 내보내 1사 1, 3루에 최희섭이라는 절호의 기회에서 그마저 볼넷을 얻으며 만루 찬스를 맞이한 기아로서는 대량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김상현마저 볼넷을 얻으며 밀어내기 득점으로 1-1 동점을 얻은 상황에서 나지완의 공격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최소한 외야 플라이를 통해 추가 득점으로 역전을 하기만 했어도 기아가 승리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지완은 무력하게 내야 땅볼을 쳤고 홈에서 아웃을 당하며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안치홍이 3구 3진을 당하며 기아의 공격은 끝나고 말았습니다.

최소한 2, 3점은 뽑았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 한 점을 제외하고는 무기력하게 물러난 기아의 타선은 2회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선두 타자인 차일목이 안타를 치고 이현곤이 번트를 대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기아는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1사 1, 3루의 득점 기회를 다시 만들어냈습니다.

외야 플라이나 내야 깊숙한 땅볼로 점수를 내주기를 바란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김원섭은 투수 앞 땅볼로 차일목이 홈에서 아웃을 당하며 다시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이범호가 적시타를 날려 2-1로 역전을 시키기는 했지만 4번 타자인 최희섭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기아의 공격은 아쉽기만 했습니다.

초반 제구력 난조에 볼 배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위기를 맞았던 장원삼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도 많은 잔루만 남긴 채 겨우 2득점을 하는데 그쳤다는 것은 절망에 가까웠습니다. 김원섭이 3타수 무안타, 최희섭이 3타수 1안타, 김상현이 4타수 무안타, 안치홍마저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며 중심 타선이 이범호를 제외하고는 완벽하게 무너지며 장원삼 공략에 실패했던 것이 오늘 경기에서 삼성에게 질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패인이었습니다.

볼넷과 사구를 포함해 2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자신의 몫을 충실하게 해준 것과는 달리, 중심타선이 무력하게 물러나며 잔루만 많은 기아의 특징을 다시 한 번 보인 경기였습니다. 이용규가 볼넷 하나와 함께 2안타 경기를 했음에도 2번 타자가 중심 타선으로 연결해주지 못하면서 공격의 맥이 끊기고 중심 타자에서는 이범호가 다음 타자에게 기회를 넘기면 4, 5, 6번이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점수를 뽑지 못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며 질 수밖에 없는 경기를 했습니다.

경기가 워낙 무기력하게 이끌려가며 8회 역전까지 당하자 좀처럼 흥분하지 않던 이범호가 왼쪽 어깨에 볼을 맞아 사구로 나가는 상황에서 화를 내는 장면은 이례적이었습니다. 이런 흥분 때문인지 최희섭의 중견수 앞 낮은 안타에 무리하게 시도한 3루는 질주는 이영욱의 환상적인 송구로 인해 아웃되며 기아의 마지막 공격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만약이지만 이범호가 2루에 멈추며 무사 1, 2루 찬스를 계속 이어갔다면 경기는 또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범호에게 사구를 던지고 곧바로 최희섭에게 안타를 맞고 흔들린 정현욱이었기에 상황에 따라서는 동점이나 역전까지도 나아갈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후속타자들인 김상현과 나지완이 무력하게 물러나며 추격의 의지마저 꺾여버린 기아는 오승환이 마무리로 나선 9회 삼자범퇴를 물러서며 삼성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습니다. 도무지 해결해주지 못하는 기아 타선으로 인해 이범호의 도발은 악재로 다가왔고 이용규가 아무리 살아나가도 점수로 이어내지 못하는 기아의 타선은 마치 시즌 초반을 보는 듯 답답했습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득보다는 독이 되었는지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져 있던 기아 타자들이 수요일 경기에서 어떤 모습으로 복수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오늘 보여준 그들의 경기력은 최악이었습니다. 더욱 수요일 경기가 윤성환과 김희걸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기아로서는 화끈한 타격 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삼성에게 연패를 당하며 1위 자리도 빼앗길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꼭 잡았어야만 하는 경기를 무기력한 타선과 불펜의 불 쇼로 인해 놓친 기아. 정상 로테이션을 가져가며 막판 타격감까지 터져버린 삼성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후반기 경기는 어떤 경기든 우승을 위해 절실한 경기들입니다. 이렇게 아쉽게 역전패 하는 경기가 자주 나온다면 기아의 우승은 점점 힘들어질 수밖에는 없겠지요. 전반기 마지막 삼성과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 SK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롯데와 대승을 거두며 1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기아는 좀 더 긴장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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