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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4R]인삼공사 현대건설 2-3패, 거대한 벽 또 못 넘었다

by 스포토리 202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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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인삼공사는 놓쳤다. 4세트 20점에 먼저 올라간 후에도 세트를 내주며 무너진 장면은 아쉬웠다. 현대건설이 왜 강팀 인지도 이번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나고 승리로 만들어가는지 잘 보여주었다.

 

3번의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모두 허무하게 내줬던 인삼공사는 이번에는 달랐다.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다는 의미다. 양효진을 잡기 위해 정호영을 선발로 내세웠고, 지난 경기에서도 잘한 이선우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내세우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1세트부터 두 팀의 경기력은 흥미롭게 이어졌다. 정호영과 이선우 선발은 잘한 선택이었다. 어리지만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보다 활발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기회를 이들은 잘 잡아나갔다. 이선우는 전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이더니 현대건설 전에도 통했다.

 

이선우는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이다. 경기수가 적었다는 점에서 말들이 많았지만 높은 신장에 탄력까지 좋은 이선우는 충분히 성공할 수밖에 없는 공격 자원이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다시 한번 자신의 잠재력을 표출했다.

 

공격에 거침이 없다. 높은 타점을 가지고 있는 이선우는 파괴력도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상대가 대응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이선우는 초반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상대 블로커들을 보고 길게 치며 터치아웃을 시키는 모습도 노련했다.

 

양효진은 오늘도 양효진이었다. 초반 그를 잡기 위해 노력을 해봐도 노련하게 다양한 코스로 공을 찔러 넣으며 공격을 성공시키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양효진을 방어하는 정호영을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공격을 하는 그는 정말 배구 잘하는 선수였다.

 

1세트는 현대건설이 25-23으로 인삼공사를 잡았다. 하지만 2세트는 달랐다. 인삼공사가 현대건설의 예봉을 꺾으며 25-20으로 승리를 이끌었으니 말이다. 정호영이 양효진을 잡고, 이선우의 공격이 터지며 상대를 압박했다. 여기에 엘레나와 이소영의 공격도 효과적으로 이어지며 세트를 잡았다.

 

1세트 역시 인삼공사가 현대건설을 잡을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지만 한끝이 부족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양 팀이 모두 비슷한 분위기와 집중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경기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높이 배구를 하는 현대건설 못지않게 인삼공사 역시 높이를 갖췄기 때문이다.

1-1 상황에서 3세트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정지윤의 공격을 정호영이 막아내는 장면도 압권이었다.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정지윤을 단독으로 잡아내는 정호영의 블로킹 실력은 탁월했다. 190cm라는 좋은 신장에 점프력까지 좋은 정호영은 상대 흐름을 읽는 방법만 더 터득한다면 최고의 미들 브로커가 될 가능성이 충분했다.

 

3세트는 이소영의 서브가 중요하게 다가왔다. 20점 이후 이소영의 서브가 시작되며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22-24 상황에서 이소영의 서브에이스가 나오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노란의 호수비에 이은 이다현의 공격 실패로 역전이 되자 야스민의 공격이 터지며 듀스로 이어지는 상황은 흥미로웠다.

 

엘레나가 토스로 공격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최고였다. 엘레나 공격을 막기 위해 블로커들이 뜨고 이런 상황에서 엘레나는 공격이 여의치 않자 토스하듯 밀어서 빈 곳에 넣어 득점을 만드는 과정은 최고였다. 토스가 잘못되어 공격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렇다는 점에서 엘레나가 순간적으로 밀어 빈 곳에 공격을 성공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 상황에 이선우의 공격이 터지며 28-26으로 3세트를 잡은 것은 최고였다. 이 분우기를 4세트까지 끌고 가며 마무리해야 했는데 인삼공사의 한계는 4세트에서 모두 드러났다. 20점에 먼저 올라서며 현대건설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였고 점수차도 존재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플레이만 하면 현대건설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점에 올라간 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삼공사 선수들이 스스로 현대건설과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경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현대건설은 황연주 투입이 반전의 열쇠가 되었다. 황연주가 들어가며 연속 점수를 얻으며 인삼공사의 흐름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통하던 공격이 블로킹당하고 실책성 상황들로 점수를 내줬다. 여기에 어이없는 실책까지 이어지며 다 잡은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4세트에서 선수들 스스로 현대건설을 비로소 잡을 수 있다 확신하며 조바심이 세트를 망치더니, 5세트 초반 극단적인 점수차로 이를 증명했다. 그 흐름이 5세트에도 그대로 이어졌으니 말이다. 15점 승부인 5세트에서 초반 3-8까지 점수차가 나면 따라잡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아 호통을 쳤다. 경기 벌써 포기했냐며 힘들고 어려운 것 알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독려는 경기를 변화시켰다. 인삼공사 선수들의 집중력이 늘었고 그렇게 다시 따라붙기 시작하더니 13-13 상황까지 만들었다.

13-13 동점을 만드는 과정은 양효진의 공격을 정호영이 블로킹으로 잡는 장면이었다. 신구 미들 브로커의 승부라는 점에서 경기 내내 흥미롭게 이어진 이 대결은 정호영이 승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양효진은 여러 공격 루트를 통해 24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다했지만 다른 경기와 달랐다.

 

오직 양효진만 보며 블로킹을 한 정호영에 완전히 막히는 상황들이 자주 등장했으니 말이다. 정호영이 탁월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프로 입단 동기이자 같은 포지션인 이다현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이다현이 어린 선수 중 미들 브로커 최고라고 언급되어도 좋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맞대결을 하니 정호영이 더욱 돋보였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인삼공사의 한계는 딱 여기까지였다. 많은 준비를 하고 분석해 현대건설을 괴롭혔지만 이기지 못했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인삼공사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이 드러났다. 

 

이선우는 21점을 올리며 이소영의 22점, 엘레나의 26점에 이은 세 번째 득점자가 되었다. 전 경기에서도 놀라운 득점을 보인 이선우는 경기수가 늘며 성장폭도 커지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노리는 박혜민, 고의정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인삼공사를 더욱 강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인삼공사가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지난 경기들에서 허무하게 경기를 내준 것과 많이 달라졌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경기 과정에서 이소영이 선수들을 단합시키고 다그치며 경기를 이끄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화를 내다가 격려하고 함께 웃는 등 보다 선수단과 하나가 되어가는 이소영이 본격적으로 활약할 다음 경기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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