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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Soccer/유럽리그

토트넘 세필드 2-1 역전승, 히샬리송 부활과 손흥민 주장의 품격 그리고 엔제 감독 전술의 승리

by 스포토리 2023.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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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세필드와 경기에서도 원톱으로 출전했지만 상대 전술은 토트넘을 힘들게 했습니다. 전원 수비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은 너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중동의 침대 축구를 항상 경험하는 한국 대표팀은 매번 상대하면서도 힘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침대 축구 경험치가 많은 손흥민에게도 세필드의 극단적 수비 전술은 쉽게 뚫을 수는 없었습니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맥을 끊어버리면 경기는 풀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치 게임처럼 혼자 10명의 선수를 휘젓고 다니며 골을 넣는 일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토트넘 손흥민 리더의 품격 드러난 장면

엔제 감독 체제의 토트넘은 중앙을 강하게 연결시키며 공간을 만들어내는 전술을 사용합니다. 윙백들까지 중앙으로 들어와 강화시키는 전술은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앙이 단단해지며 패스길도 다양해질 수 있게 되며 다득점 경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세필드는 토트넘의 이 전술을 파악하고 중앙을 두텁게 강화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토트넘이 중앙을 통해 경기를 풀어간다면 그걸 막으면 되는 것이죠. 촘촘하게 연결되어 토트넘의 전술을 파괴하는 세필드의 대응은 효과적이었습니다.

 

절대적 열세인 팀이 강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전술은 많지 않습니다. 분데스리가에서 뮌헨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이 전원 수비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동등한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면 대량 실점으로 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세필드 전략은 너무 당연했습니다.

 

올 시즌 들어 엔제 감독이 강화한 중앙이 막히며 토트넘이 힘들게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토트넘의 유일한 플레이 메이커가 된 메디슨은 세필드 수비수가 대인 마크를 했습니다. 메디슨이 토트넘 수비 라인까지 내려가도 세필드 수비수는 공간이 아닌 선수를 막기 위해 그림자 수비를 하는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공간은 촘촘해지고, 게임을 풀어가야 할 메디슨을 대인마크하는 상황은 토트넘의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세필드의 분명한 전략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엔제 감독이 극찬을 받는 것은 뻥 축구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이런 식으로 전술이 먹히지 않고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면 전방으로 공을 쳐내고 뛰어가 골을 넣으려는 조급한 경기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런 앤 러시가 초창기 축구의 전형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죠. 엔제 감독은 이렇게 막히는 상황에서도 기존 전술을 활용해 공간을 만드는 축구를 구사했습니다. 메디슨이 수비수를 끌고 내려와 공간을 만들어내면, 우도기가 그 자리로 올라가 메디슨 역할을 하는 형식입니다.

A매치 후유증이 컸던 토트넘 선수들

이 과정에서 메디슨과 자리를 바꾼 우도기가 손흥민에 공을 내주며 결정적 순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오프 사이드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이런 방식으로 기존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선수들을 활용해 공간을 창출해 내는 엔제 감독의 스타일이 토트넘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엔제 감독 스타일이 완벽하게 자리 잡히지 않았다는 것은 선수들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공간을 만들고 결정적 순간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답답한 상황들이 만들어지자 선수들이 패스보다는 슛을 하려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 손흥민은 선수들을 질타하기도 했죠. 보다 좋은 상황을 만들어야 함에도 이보다는 슛에 급급해하는 선수들의 행동은 자칫 팀이 무너지게 만드는 이유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필드의 감독인 주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입니다.

 

손흥민은 전반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그의 상징이기도 한 감아차기를 했으나, 세필드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토트넘이 세필드를 완전히 지배하기는 했지만 경기 결과는 쉽지 않았습니다. 의도적인 시간 끌기와 이런 경기를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심판의 한심한 진행까지 경기는 힘들 수밖에 없었죠.

 

토트넘 선수들 대부분이 A매치를 마치고 며칠 쉬지도 못하고 경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체력적인 문제도 크게 다가왔습니다. 전반 상대를 압박하며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에는 그런 공간 창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A매치 여파로 체력적인 문제가 선수들에게 존재했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후반 감독의 교체는 좋았습니다. 더욱 후반 29분 세필드 하머의 한방으로 인해 균형은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원더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골대를 맞고 들어간 이 골은 하나의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히샬리송 추가시간 터진 헤더 동점골

80분 엔제 감독은 세 명의 선수들을 한꺼번에 교체했습니다. 손흥민, 솔로몬, 사르를 히샬리송, 페리시치, 존슨으로 교체하며 변화를 줬습니다. 사르 대신 존슨을 교체해 그를 클루셉스키 자리로 올리고, 클루셉스키가 히샬리송과 투톱으로 나서는 전술 변화는 주효했습니다.

 

추가 시간이 되자 엔제 감독은 다시 한번 흥미로운 교체를 하죠. 센터백인 미키 판더 펜을 호이비에르로 교체하며 4백을 3백으로 바꾸며 보다 공격적인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포로 자리에 에메르송까지 교체하며 우도지와 함께 윙백이 아닌 윙어처럼 공격에 가담하게 하며 로메로 홀로 수비를 하는 강력한 공격 전술을 보여줬습니다.

 

늘어진 경기였기에 추가 시간이 많이 주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엔제 감독 역시 이를 감안한 교체를 했던 것이었죠. 이 교체는 바로 효과를 봤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하며 지독한 부진에 시달려야 했던 히샬리송이 페리시치의 낮은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하며 동점을 만들어냈습니다.

 

극적인 순간은 2분 뒤 한번 더 만들어집니다. 전방 압박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상황에서 기회는 찾아왔고, 이번에도 교체된 페리시치가 공간을 파고 드는 히샬리송에게 패스를 했고, 세필드 수비수들이 히샬리송을 막기 위해 나서자 중앙에 공간이 비기 시작했습니다.

 

투톱으로 자리를 옮긴 클루셉스키에게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 상황에서 히샬리송은 욕심을 내지 않고 공간이 열린 클루셉스키에게 패스를 건넸고, 약발은 오른발로 차분하게 골로 연결시키며 토트넘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역전에 성공한 후에도 토트넘 선수들은 수비 위주가 아닌 전방 압박으로 강하게 이어가며 세필드가 공격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에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며 리그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추가시간 10분에 터진 클루셉스키의 역전골

손흥민은 두 경기 연속으로 치르며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손흥민을 교체한 엔제 감독은 확신이 있었습니다. 히샬리송의 실력이 문제가 아님을 그들은 알고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교체에도 히샬리송 골에 누구보다 환호하고, 대 역전극이 이뤄지자 필드로 달려나가 선수들과 환호하는 손흥민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어쩌면 포지션 경쟁자일 수도 있는 선수가 골을 넣고 부활하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팀을 생각하고, 동료가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기뻐하며 행복해하는 손흥민은 진짜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팬들에게 달려나가는 과정에서 손흥민은 쭈뼛거리는 히샬리송의 등을 떠밀며 그가 오늘 경기의 주인공이라고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팬들에게 히샬리송에게 응원을 보내달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손흥민의 주장의 품격이 현재의 토트넘을 만들었습니다.

 

"(히샬리송 득점 때) 내가 골 넣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얘기해서 마음이 더 쓰였다. 이 친구가 참 능력이 많은데 어떠한 불운 등으로 스스로 자책했다. 오늘 경기로 더 단단한 모습, 성장한 모습 보였으면 한다"

 

"(히샬리송 활약이) 팀에 정말 필요한 순간이었다. 앞으로 더 좋아진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하며 히샬리송의 골이 자신이 넣는 것보다 더 기뻤다고 밝혔습니다.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낸 히샬리송이 오늘 경기를 통해 더 단단한 모습, 성장한 모습으로 나아가기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대 역전극 이끌어낸 토트넘

히샬리송은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었습니다. 토트넘 이적 후 부상으로 힘들어했을 당시에도 가장 먼저 자신에게 다가와 용기를 준 것도 손흥민이라고 했습니다. 주장이 되기 전인 지난 시즌 최악의 경기력으로 힘들었던 히샬리송을 응원한 존재가 바로 손흥민이라는 의미입니다.

 

지난 경기에서 손흥민이 헤트트릭을 작성한 후에도 가장 먼저 다가간 것은 히샬리송이었습니다. 착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다가온 손흥민과 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히샬리송이 아닌 손흥민이 원톱이어야 한다는 주장들 속에서도 손흥민은 자신은 어디에서나 뛸 수 있다며, 히샬리송의 부활을 언급했었습니다.

 

토트넘은 이제 아스날과 리버풀과 경기를 가져야 합니다. 런던 더비로 이어지는 이들 경기는 올 시즌 토트넘의 순위표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강력한 팀들인 아스날과 리버풀과 경기에서 토트넘이 최소한 지지만 않는다면 올 시즌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 겁니다.

 

토트넘은 58년 만에 시즌 초반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5경기 연속 멀티골을 만든 것도 처음입니다. 여기에 토트넘은 100번째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올 시즌 토트넘의 변화를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토트넘 승리 멘탈리티가 살아났다

히샬리송까지 부활한 상황에서 토트넘의 경기력은 더욱 좋아졌습니다. 다른 강팀들과 달리, 오직 시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도 토트넘에게는 오히려 득이 되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오직 리그 경기에만 최선을 다해도 된다는 것은 중요하니 말입니다. 토트넘의 신나는 축국가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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